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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로 남북을 하나로"

이성원 기자 입력 2007.06.07 13:52 수정 2007.06.07 01:52

북한 협동농장에서 '통일모내기' 실시

남북 철도가 개통된 지난 17일 북한의 강원도 고성군 삼일포 협동농장(남북 공동영농) 현지에서 통일 모내기가 실시됐다.

↑↑ 북한의 강원도 고성군 삼일포 협동농장에서 남-북한 주민 등 200여명이 함께 모내기를 하고 있다.
ⓒ 이동진
이날 통일모내기에는 이길재 전 국회의원, 허상만 전 농림부장관, 이재용 전 환경부장관, 황민영 대통령 직속 농특위 위원장, 평화 통일자문위원 탈랜트 신충식-신신애 씨, 한여농, 농협, 한국농촌공사,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 농림부 통일부 농업경영인 및 통일농수산사업단, 개인사업자, 북한 주민 등 200여명이 함께했다

민간사업자인 통일농수산사업단은 농사로 남북을 하나로 통일시킨다는 목표로 협동농장 단위의 종합적인 영농협력 사업을 처음 시작했다. 지난 2002년 북쪽 고성 지역에서 남새재배 기술지원을 시작으로 2004년 60㏊ 규모의 고성군 삼일포 국영협동농장 시범사업을 거쳐, 2005년에는 협력사업을 삼일포 협동농장 500㏊로 확대했다. 추가로 인근 10개 협동농장(각각 20㏊)을 시범사업 대상으로 선정해 모두 700㏊로 늘렸다.

<통일모내기를 다녀와서>

퍼주기식 정책보다 자급자족할 수 있는
영농기술 보급이 가장 시급

통일모내기를 하고 돌아오니 정말로 북한을 도와주어야 겠다는 마음이 절실했다. 우선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의 쌀과 식량 공급은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영농기술과 농자재 등을 보급, 이들이 넓은 땅에서 농사를 제대로 지어 자급자족이 가능한 식량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근본적 대책마련이 중요하다.
그리고 산에는 땔감으로 나무를 마구 베어낸 결과 산불이 난 민둥산 같이 숲을 볼 수 없었다.
남북철도가 개통된 이날 모내기를 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모내기 논을 보니 물이 너무 많아 손으로 모를 심기가 힘들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북한에는 기름과 농사용 전기 등이 턱없이 부족해 양수기로 물을 공급하기가 어려우므로 천수답처럼 비가 오면 물을 충분히 가둬 두었다가 물이 마를 때를 대비한다는 것이다.
가축사육 부족으로 거름과 비료가 부족하고 경지정리가 안된 논에서 영농기술 및 트랙터를 비롯한 농기계 없이 짓는 농사가 잘 될 수 없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같이 여러가지 악조건으로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서 남-북한 주민이 함께 농사를 지어 수확하는 기쁨은 값지디 값진 행위다. 돈을 주고 쉽게 산 식량이 아니라 남북한 주민이 함께 땀흘리며 노동력을 모은 결실이기에 말이다.
똑같은 소망은 영농기술과 농기계, 농자재의 원활한 보급 등으로 북한 주민들도 넓은 평야를 곡창지대를 만들어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 배불리 먹고 함께 잘사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통일모내기 일부 참석자들은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할 쌀 한 포대 이상씩을 통일농수산사업단에 보냈다. /이동진 전 한농연 칠곡군연합회장 nakdo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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