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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부락을 찾아서-수륜면 수성1리

정미정 기자 입력 2009.10.13 15:34 수정 2009.10.13 03:36

어르신이 살기 좋은 ‘가람 마을’

ⓒ 성주신문
 
ⓒ 성주신문 



■마을 형성을 돌아보다

ⓒ 성주신문
농촌의 경쟁력은 ‘농촌다움’에서 나온다고 볼 때, 경쟁력이 더욱 기대되는 마을이 바로 수륜면 수성1리다.

수륜면과 가천면 경계의 국도와 접하고 있는 수성1리는 마을 전체가 유유히 흐르는 대가천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에 물로 이뤄진 마을이란 의미에서 물 ‘수’(水)자와 이룰 ‘성’(成)자를 써서 ‘수성리’(水成里)라 불린다.

서쪽으로는 연감산(466m)이 솟아 있으며, 가람·노루미기·수국·새뜸 마을의 4개 자연부락으로 구분해 천혜의 자연환경 아래 평화로운 농촌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마을회관이 자리한 ‘가람 마을’에 대해 성주군지에서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조선조 선조 때 송씨라는 사람이 이곳에 입향했다. 당시에 마을의 중앙에 큰 바위가 있고 이 바위의 주위에 칡넝쿨이 무성한 마을이라고 해 칡 ‘갈’(葛) 자와 바위 ‘암’(巖)자를 딴 ‘갈암’(葛岩)이라고 불렀단다. 그 후 발음이 변해 현재의 가람으로 부르게 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마을유지들의 주장은 이와 조금 다르다. 대가천변의 요람지라 하여 대가천의 ‘가’자와 요람의 ‘람’자를 따서 ‘가람 마을’이라고 부르고 있다고 한다. 아마도 바위에 칡이 무성하게 감겨있다는 설에 대해서는 뜻이 좋지 않다 하여 받아들이지 않는 듯 하다. 후대에 물려주어야 할 역사에 자부심을 심어주려는 의도라니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 성주신문 
그런데 이 바위에 대해 한 풍수지리학자는 “거북이가 앞으로 기어 나오는 형상”이라며 “산에서 거북이가 나오니 장수마을이 아닐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니 나쁜 뜻으로만 받아들이지 않아도 좋을 듯하다.

또는 옛날에 한 스님이 대가천을 지나다 마을을 보니 산 중턱에 구름이 보기 좋게 걸쳐 있는 모습에 ‘운산’(雲山)이라고 명명했다는 얘기도 있다. 이밖에 마을 앞 개천물이 비단같이 흐른다하여 ‘운라’(雲羅)라고 불리기도 했다니 마을 하나에 이름은 여럿이다.

백용기 노인회장은 “이 마을서 송계동으로 시집을 간 분이 운산댁으로 불렸던 것을 보면 가람 마을 외에도 많은 이름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또한 대가천변에 자리한 ‘노루미기 마을’은 마을 북쪽 산의 생김새가 노루가 앉아 있는 모양과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역시나 대가천변의 ‘수국 마을’은 조선 선조 때 조성된 마을로 앞산의 형상이 배와 같다 해 수국(水國)이라 했으나 조정에서 지명에 나라 국(國) 자를 쓰지 못하게 해 수국(水局)으로 불리고 있다. 1936년 병자년 대홍수로 마을이 유실되며 주민의 반 이상이 화를 입었고, 경황이 없어 한 묘지에 2∼3명씩 쓰인 곳이 아직도 남아 있단다.

역사는 깊으나 제방을 쌓은 후 대천(대가) 등지에서 건너온 사람들과 함께 일부 주민들이 남아 마을을 꾸려가게 됐다. 수국의 주민 중 일부가 이주하며 터를 닦아 새로이 형성된 마을이 있는데 이 곳이 ‘새뜸 마을’(혹은 신창, 新昌)이다.

■도대체 무엇을 해서 먹고살지

 
ⓒ 성주신문 
수성1리에는 9월 말 현재 105세대, 233명(남 114명, 여 119명)이 생활하고 있다.
천혜의 풍요로운 환경 아래 주민 모두가 ‘친환경농업만이 살 길’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친환경 채소·참외·쌀·버섯 등 다양한 작목으로 ‘친환경 농업’을 선도하고 있다.

좋은 인심과 뛰어난 경치, 수려한 경관이 조화를 이룬 수성1리는 제1회 건강노인대회 으뜸상의 주인공이기도 한 백용기 씨가 노인회장으로 있는 등 예로부터 장수마을로 소문나 있기도 하다.

郡에서는 3번째로 건강장수마을로 선정돼 3년간 1억5천만원이 지원되며 마을회관 내 물리치료실 등이 구비됐으며, 농협중앙회에서 황토방(찜질방)을 신축하고 있어 어르신들이 살기에 더없이 훌륭한 환경이다.

마을 앞 2천 미터가 넘는 제방이 만나는 곳에는 근래 건립된 수성리 축구장과 해외 대표팀의 전지훈련 장소로도 이용되는 성주국제하키장, 그리고 야구장 건립계획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단다.

주민들은 이 곳에서 마을까지 산책로를 만들고, 한 쪽에는 마을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농산물 직판장을 개설하는 등 어떻게 하면 자원을 주민 소득 창출로 연결시킬 수 있을 것인 지에 고민이다.

이를 위해 기존의 경관에 과실수 등을 식재하여 볼거리를 늘여야 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자체적으로는 마을에 메밀·유채 등 특색 있는 경관작물을 재배하는 등 농촌경관 꾸미기에도 한창이다. 특색 있는 마을 자원의 잠재력을 최대한 살려 실질적인 주민 소득 창출로 이어나갈 수 있도록 행정당국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희망하고 있다.




↑↑ 右부터 정규보 이장, 노인회 백용기 회장과 김정환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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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용기(82) 노인회장, 정규보(56) 이장, 김정환(81) 노인회 이사, 이규현(49) 씨 그리고 신위선(76) 할머니를 비롯해 이름을 밝히기 꺼려하시는 어르신들까지 마을 이야기를 위해 시간을 내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 드립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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