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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부락을 찾아서-가천면 화죽1리

정미정 기자 입력 2009.11.04 10:19 수정 2009.11.04 10:21

가야산 정기 아래 수려하게 자리잡다

↑↑ 화죽1리 전경
ⓒ 성주신문


■마을 형성을 돌아보다

가야산의 맑은 정기 아래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마을이 ‘가천면 화죽1리’다. 1402년 이덕혼(李德混)에 의해 생성된 이 마을은 가야산 아래 넓은 경지와 북쪽으로 낙동강이 흐르고 있다.

마을 형성 당시에는 이 지역에 대나무가 많다하여 ‘죽실’(竹實)이라고 했던 것을 1596년 ‘죽곡’(竹谷)이라 고쳐 불렀으며, 1914년의 행정구역 개편 시 ‘화죽’(花竹)이라 개칭했다.
화죽1리의 자연 마을로는 상죽, 하죽, 음죽, 노루목의 4개 부락이 있다.

마을 이름의 유래는 대다수 대나무와 관련됐는데, 당시 대나무가 있는 마을 즉 죽곡의 위쪽에 있는 마을이라 하여 ‘상죽(上竹) 마을’, 죽곡의 아래쪽에 있는 마을이라 하여 ‘하죽(下竹) 마을’, 대나무가 있는 음지쪽에 위치한 마을이라 하여 ‘음죽(陰竹) 마을’이라고 각각 불려졌다.

다만 수륜면과 가천면의 경계에 있는 ‘노루목 마을’은 그 형세가 노루의 목과 같이 가늘고 길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한편 일부 어르신 사이에는 대나무 하나로 마을을 구분한 현재의 마을 이름을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의미를 물려주기 위해 개명하자는 주장도 있다.

이 마을 이장 겸 노인회장인 송구선씨(71)는 “개인적으로는 마을 옆 청룡산이 펼쳐져 있는 하죽은 ‘청룡 마을’로, 그 오른쪽으로 드높은 산이 펼쳐져 있는 음죽 마을은 ‘백호 마을’로, 역시나 수려한 산이 자리한 상죽은 황룡 마을로 불렀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우리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화죽1리에는 10월 말 현재 55세대, 121명(남 57명, 여 64명)이 생활하고 있으며, 주 작목은 벼와 상추 등이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맑은 물·쾌적한 공기 아래 유난히 성공한 출향인이 많은데, 특히 그들의 고향애가 남다르단다. 대표적 인물로는 송종철 한국품질보증원장과 이선호 (주)연화상사 회장(재경가천중 동문회장)을 꼽는다. 송 원장은 3천만원을 들여 상수도 설치를 도왔으며 경로당에 냉장고와 TV 등을 쾌척하는 한편 매년 봄가을 관광 등을 후원해 오고 있다. 이 회장 역시 고향마을을 자주 찾고 있으며 어르신들에게 희사하는 내용이 적지 않단다.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화죽1리 어르신들에게도 불편은 있단다. 마을이 도로변에 위치해 있다보니 빠르게 지나는 차들로 위험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라고 한다.

↑↑ 도로변 특성상 안전을 위해 과속방지턱 설치가 필요하다.
ⓒ 성주신문
‘차량과 보행자의 시야 확보를 위해서 일부 지점은 반사경이 설치돼야 한다’, ‘경로당 바로 앞을 비롯해 과속방지턱을 설치해 과속하는 차량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 등 주민 90% 이상이 60세 이상 노인이기에 교통안전문제를 지적했다.

마을의 자랑거리인 문화유적으로 성주군지에서는 우덕암(友德庵)을, 마을지에서는 우덕재(友德齋)를 각각 꼽고 있다. 그런데 이 곳이 지금은 폐허처럼 방치돼 있어 문제다.

우덕재(友德齋)는 조선시대 노론의 영수(領首)인 문충공(文忠公) 단암(丹岩) 민진원(閔鎭遠)(1664∼1736)이 1971년 피화를 입어 이 마을에서 귀향살이를 할 때 손수 지은 우덕암의 재실이다. 숙종의 계비 인현왕후(仁顯王后) 오빠이기도 한 그는 1725년 우상(右相)으로 복직됐다.

↑↑ 방치된 폐허에 가까운 우덕재의 관리, 보존노력이 시급하다.
ⓒ 성주신문
우덕재는 당시 민진원과 4년 간 함께 기거하며 우정과 학문을 닦은 성주인 연파(蓮坡) 이성준(李聖準)의 9대 종손인 이규갑씨(전 노인회장, 79)가 사라져 가는 문화유적을 안타깝게 여겨 개인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쓰러져 가는 내부는 물론 전반적으로 방치된 폐허에 가까워 제대로 된 보존 노력이 시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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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쉼터 아래 여유를 즐기는 어르신들.
ⓒ 성주신문
송구선(71) 이장 겸 노인회장, 이규갑(79) 전 노인회장을 비롯, 마을 이야기를 위해 시간을 내어 주신 원로 어르신 모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 송구선 노인회장
ⓒ 성주신문
 
↑↑ 이규갑 전 노인회장
ⓒ 성주신문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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