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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사회종합

봄비, 밉다 미워

이성훈 기자 입력 2010.03.10 13:06 수정 2010.03.10 01:28

작년보다 비 오고 흐린 날 많아... 참외농민들 농사 망칠까 ‘울상’

 
↑↑ 연이은 비와 흐린 날씨로 인해 발생한 덩굴마름병(월항면 박 모씨의 시설하우스 모습)
ⓒ 이성훈 기자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성주참외’재배에 비상이 걸렸다.

작년과 비교했을 때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이 많아 ‘노균병’이나 ‘덩굴마름병’등이 성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외는 특히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는 식물로서 요즘같이 일조량이 부족하고 습도가 높을 때에는 생육장애를 일으키기 쉬울 뿐만 아니라 이른바 ‘물찬 참외’로 변해버리기 쉽다.

지난 2월에만 10일(대구·경북 평균) 정도 비가 오고 흐린 날씨를 보였으며, 3월 들어서도 흐린 날이 많은 데다가 계속해서 비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날씨가 이렇다보니 일조량이 줄고, 습도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고 그에 따라 정성 들여 재배한 참외가 생육 자체가 되지 않기도 하고, 기형품이나 불량과일로 전락해버리는 실정이다.

월항면에서 참외 농사를 짓는 박 모씨가 봄비로 인한 피해를 입은 대표적인 경우다. 박씨의 시설하우스 20동 중 10동에서 열매가 난 후 나무 전체가 죽어버리는 현상이 나타나 피해가 극심한 상황이다. 다시 파종을 해놓은 상태이지만 계속해서 이런 날씨가 지속된다면 이 역시 정상 제품을 기대하기 어렵다. 박씨는 “참외농사를 짓던 중 이런 악조건을 만난 것은 처음이다”라고 볼멘소리를 내며 “이제부터라도 날씨가 좋아지길 바랄 뿐이며, 타 농가들도 대비를 잘해 한 해 농사를 망치지 말길 바란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성주지역의 평균 일조시간(10년 누계, 3월 4일 기준)은 199시간으로, 2008년은 239시간의 일조 시간을 보여 평균보다 훨씬 많았던 반면 올해는 146시간으로 평균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한 ‘유통근절지원사업’인 물찬 참외 수매량을 비교해 보면 2008년 3월(4일 기준)의 경우 풍부한 일조시간만큼 그 양이 거의 없었던 반면 올해는 작년(23톤)보다 140% 정도 증가한 55.2톤을 이미 군이 사들인 상태다.

한편 기상청은 올해 봄과 여름에는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뿐만 아니라 고온다습한 남동기류의 유입으로 많은 비가 내릴 때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함에 따라 계속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농업기술센터 참외기술과 담당자는 “참외재배에 있어 봄의 날씨가 매우 중요한데 이렇게 비가 오고, 흐린 날씨가 지속된다면 농가들의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아울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적은 양의 물을 자주 주는 방식이 좋고, 수확 10일 전부터 터널(속)비닐을 2∼3m 간격을 두고 20㎝ 정도 크기의 십자구멍을 내는 것이 높은 습도에 그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을 했다. 그리고“기상 조건으로 인한 근본적인 피해는 어쩔 수 없겠지만, 각 농가들이 할 수 있는 한 대비를 하고, 주의를 기울여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이도록 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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