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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한 경찰로 다가설 테니 기대하세요” - 성주파출소 이달향 소장

이성훈 기자 입력 2010.04.07 08:39 수정 2010.04.07 08:39

각종 편견 깨기 위해 노력… 노력한 만큼 결과 돌아와

ⓒ 이성훈 기자

소위 말하는 ‘남성의 직업’으로만 고착돼 온 분야에서 예전과 비교했을 때 많은 여성들이 활동을 하고 있다. 누구나 공감하듯이 ‘경찰’이라는 직업은 항상 범죄와 범인 등 다소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기에 여성이 그 일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뿌리 깊이 박혀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수십 년간 이어져온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이제는 여경들이 대한민국 경찰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잠복근무와 범인 검거 등을 비롯해 위험하고 힘든 일들을 과연 ‘사회적 약자’로 치부되는 여성들이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보란 듯이 역량과 재능을 발휘하며,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특히 성주에도 남다른 열정으로 치안을 책임지는 ‘열혈여경’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성주파출소의 이달향 소장(29). 지난 2월 1일자로 부임했으며, 앞으로 좀 더 친근한 경찰이 되고 싶다는 이 소장을 파출소로 찾아가 직접 만나봤다.

▲성주 최초의 여성 파출소장으로서 소감은?
-우선 믿음을 갖고 (파출소장 발령의)큰 결단을 내리신 서장님께 감사 드린다. 전국 최초는 아니지만 경북 내에서는 거의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고 다닌 것 같다. 성주에 오기 전 구미에 있을 때도 최초의 강력팀장, 순찰팀장, 지능팀장 등… 아무튼 이젠 최초라는 말이 그다지 낯설지가 않다. 그렇지만 또 최초이기에 잘 해야겠다는 부담은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 아무튼 고향으로 부임을 한 것은 감회가 새롭다.

▲원래 경찰이 되고 싶었나??
-그렇다. 중학교 3학년 때 경찰대에서 입시설명회를 나온 적이 있었다. 그때 그 모습들이 멋져 보여서 본격적으로 경찰의 꿈을 키웠다. 그리고 운동도 좋아했던 터라 뭔가 나랑 잘 맞을 것 같았다. 특히 주위에서 권유하는 교사나 의사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만큼 경찰만을 바라본 것이다.

▲기억에 남는 일은?
-구미의 한 회사 기숙사에서 영아가 살해된 후 그 시체가 유기된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를 1명으로 압축해 검거만 남은 상태에서 직원들과 어디서 행방을 찾을지 고민하고 있는데, 같은 여성의 입장으로 생각한 결과 어머니에게 갔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다른 직원들은 말도 안 된다고 했지만 실제 찾아가 보니 어머니와 함께 있었다. 결국 내가 직접 조사 후에 구속처리했는데 한참 후 남에겐 얘기하기 힘든 본인의 성장과정과 함께 나중에 꼭 만나고 싶다는 말을 담은 편지가 왔다. 그때 같은 여성으로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으며,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여성이라서 힘든 점은?
-강력팀에 있을 때 일주일 동안 잠복해서 범인을 잡고, 팀원들과 피로를 풀기 위해 목욕탕에 갔다. 하지만 나만 여탕으로 들어갈 때 왠지 모를 씁쓸함이 느껴졌다. 이런 것과 함께 남성들만의 세계에 끼지 못하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그리고 여성이라서 특혜를 받는다는 편견이 많은데 그런 건 전혀 없다. 오히려 주목받고, 인정받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 또한 노력한 만큼의 결과는 반드시 돌아온다.

▲후배 여경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공무원만 되면 끝이라 생각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오히려 더욱 노력해야 한다. 특히 앞서 얘기했듯이 여성이라 특혜를 받으려고만 하지 말고 능력으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들어올 후배들의 입지가 다져지고, 각종 편견들이 사라질 것이다.

▲직원들과의 유대관계는?
-파출소에서 내가 제일 어리다. 하지만 계급은 가장 높다. 처음에 직원들이 나를 보고 좀 어리둥절해 한 것 같다. 이젠 서로 적응이 좀 됐다. 가족적인 분위기로 이끌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직원들 또한 내가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잘 가르쳐준다. 술이 있는 회식도 좋지만 가끔씩 야간근무자들을 위해 야식을 들고 찾아가기도 하는데 이런 것도 유대관계를 위해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시간이 갈수록 더욱 가족 같은 분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

▲앞으로의 계획은?
-아직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주민들을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아직도 경찰이라 하면 각종 제재를 가하는 사람이란 생각에 거리를 두고 바라본다. 우리도 시민들과 같은 사람일 뿐이다. 할 일은 해야겠지만 좀 더 인간적으로 친근하게 다가갈 생각이다. 그래서 누구나 부담 없이 다가오도록 하는 것이 지금의 내 숙제인 것 같다. 그리고 고향에 온 만큼 더욱 열심히 노력할 테니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프로필 △1981년 벽진면 출생 △대구 송일초, 효성여중·고, 경찰대학 행정학과 졸업 △구미경찰서 경제팀, 지능팀장, 강력팀장 등 △경찰청장·경북지방청장·경찰대학장 표창 외 다수 △부모님과 남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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