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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사회종합

얄궂은 2010년의 ‘봄’

이성훈 기자 입력 2010.05.05 12:22 수정 2010.05.05 12:22

100년만의 한파, 40년만의 최악의 날씨/일조량·판매량 ↓, 발효과·참외가격 ↑

4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봄 날씨, 100년 만에 찾아온 4월의 한파.

‘내일이면 빛이 나겠지, 다음달이면 날씨가 좋아지겠지’라고 작게나마 기대를 가지고 있던 농민들에게 2010년의 봄은 너무나 잔인한 봄으로 기억될 것이다.

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유래 없는 최악의 기상조건은 5월이 코앞으로 다가왔음에도 크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4월 한 달 동안의 일조시간을 비교해 볼 때 작년에는 245.7(30일 기준)시간을 보인 반면 올해는 149.9시간에 그쳤다. 지난 2월과 3월 역시 평년과 비교했을 때 턱없이 부족한 일조시간을 나타낸 바 있다.

이렇다보니 질 좋은 참외가 한창 출하돼야 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노균병, 덩굴마름병, 흑성병 등에 시달린 병든 참외와 발효과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참외판매에 있어서도 성주 관내 총 7곳의 경매장 및 공판장의 물량을 합쳤을 때 전년의 절반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 올해 4월 28일(15㎏ 기준) 당일 판매량을 보면 1만4천864상자로 전년의 2만9천375상자에 비해 1만4천511상자나 모자란다. 누계 판매량도 올해는 40만4천536상자로 전년의 79만1천659상자와 비교했을 때 51%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부족한 물량이 시장에 출하되다 보니 참외의 단가 역시 높은 편이다. 4월 28일에 집계된 상자당 평균단가는 6만9천원으로 전년의 5만원보다 2만원 가량 더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도 성주참외를 맛보기 위해 선뜻 주머니를 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되고 만 것.

발효과 역시 4월 28일을 기준으로 누계량이 전년(152,954㎏)보다 542%나 증가한 828,252㎏이 수매됐으며, 이날 기준으로 남은 수매예산은 약 3억원 정도라고 농업기술센터 관계자가 밝혔다.

이런 상황에 설상가상으로 기상청은 봄철 이상기후가 5월 상순까지는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농업기술센터도 우량암꽃 발생 저조 및 수정불량으로 생산량이 전년보다 감소함으로써 5월 중·하순까지는 홍수 출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4월 농업기술센터를 방문한 월항면의 한 농민은 “결코 짧은 참외농사 경력이 아닌데도 이런 날씨는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다”며 “올해는 그렇다 치고 내년, 그리고 앞으로 또 날씨가 어떻게 바뀔지 너무 걱정이 된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농업기술센터 참외기술담당 관계자는 “하우스 내부 온도 및 환기관리를 철저히 하고, 광합성 촉진 비료 등의 과도한 사용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며, 아울러 “발효과 다발생 농가들을 대상으로 발효과 방지대책 특별지도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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