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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생들은 어딜 가도 칭찬 받아요” - 성주여중·고 강선태 교장

이성훈 기자 입력 2010.05.26 08:51 수정 2010.05.26 08:51

훌륭한 교사 대신 받아 죄송스러워/지금까지 해 왔던 대로 해 나갈 것

ⓒ 이성훈 기자

성주여중·고의 교육 및 인성수준을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는 호평을 받고 있는 강선태 교장이 지난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정부청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근정포장(勤政褒章)’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근정포장은 공무원 및 사립학교의 교원과 국·공영기업체, 공공단체 또는 사회단체의 직원으로서 직무에 최선을 다해 국리민복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된다. 이렇듯 큰 상을 받은 강 교장을 축하하기 위해 재학생들은 물론 졸업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기자가 성주여고를 방문한 날(17일)도 도현미씨(49회 졸업생, 부산대 간호학 4)가 스승의 날을 맞아 학교를 방문했다. 이에 강 교장의 수상 소감 및 향후 계획과 함께 졸업생이 느낀 강 교장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수상 소감은?
-상을 받게 됐으니 기분은 좋다. 하지만 나보다 더 훌륭한 교사들이 많고, 그 분들이 받아야 마땅한데 내가 받게 돼 죄송스럽다. 그리고 내가 잘 해서 받은 게 아니라 우리 학교의 교직원들 덕분에 받은 상이라고 말하고 싶다.

▲교사 권위가 하락했다는 견해가 많은데 그에 대한 입장은?
-난 교사들의 권위가 하락했다는 점은 못 느낀다. 왜냐하면 우리 학교 학생들은 마치 80∼90년대 학생들처럼 순수하고 착하다. 교내에서 인사성도 바르고, 외부인들에게도 항상 친절하게 인사를 건넨다. 물론 이런 점을 나도 너무 잘 알고 있지만 안에서는 잔소리도 하고 야단도 치는 편이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우리 학생들 칭찬 밖에 할 줄 모른다.
특히 우리 학생들은 외부에 나가면 항상 칭찬을 듣는다. 수학여행이나 봉사활동, 야영 등을 나가면 인사성과 행동이 발라서 외지인들이 어느 학교 학생이냐고 물어볼 때가 많다. 성주여중·고 학생들은 어딜 가도 칭찬을 들을 것이라 확신한다.

▲기억에 남는 제자는?
-지금은 서울의 한 대학교를 다니는 학생인데, 그 학생이 중학생 때 우리 학교로 데려오기 위해 학생의 집을 5번이나 방문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그 부모들은 나를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그 부모들의 말인즉 점괘를 봤는데 우리 학교가 아닌 타 학교를 가야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결국 우리 학교로 그 학생이 입학을 하게 됐다. 부모들은 끝내 우리 학교에 입학시킨 게 마음에 안 들었는지 나를 찾아와 이사를 간다는 말을 했고, 결국 그 학생은 전학을 갔다.
그 후로 며칠 뒤 그 학생의 어머니가 나를 찾아왔다. 보내고 싶어하던 학교로 전학을 시켰는데 막상 가보니 우리 학교의 교육수준보다 낮았기 때문에 다시 아이를 받아달라고 찾아온 것이다. 우리 학교 싫다고 간 사람인데 나도 자존심이 있어 처음에는 거절했다. 그렇게 한 달이 넘게 매일같이 나를 찾아와 빌다시피 했고, 결국 그 학생을 받아들였다.
이 학생 외에도 입학시키기 위해 내가 직접 찾아간 학생들이 많은데 유독 기억에 남는 편이다.

▲본인만의 교육관은?
-분명히 노력한 만큼 결과는 돌아온다. 그 자리에 머물고 싶지 않다면, 발전하고 싶다면 어릴 때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가끔 왜 좋은 대학을 가야 되냐고 묻는 학생들이 있다. 물론 좋은 대학 나왔다고 성공한 삶을 사는 건 아니지만 지금 우리나라를 이끌어 가는 주류들은 대다수가 명문대 출신이다. 그만큼 본인이 하고 싶어 하는 일에 더욱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싶나?
-학생들이 부르는 내 별명을 알고 있다. ‘이사도라’, ‘레간자’ 이사도라의 뜻은 24시간 동안 계속 교내를 돌아다닌다고 붙은 별명이고, 레간자는 과거 자동차 광고에 나왔던 ‘소리 없이 강하다’란 문구를 말하는 것이다. 조용히 움직이는 나를 일컫는 말인 것 같다. 중요한 것은 내가 한 만큼 학생들의 기억에 남을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내가 해 왔던 대로 앞으로도 변함 없이 그렇게 해 나갈 것이다. 이번에 하키협회가 창립했는데, 우리 하키부 학생들은 엄청 어렵고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 이런 학생들에게 예전에는 무조건 ‘이기자’만 강조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우승보다는 이 학생들이 반듯하게 자라도록 하는 것이 내 목표이다.

▲어떤 선생님이었나?(도현미 졸업생)
-공부를 너무 많이 시켰다. 그 당시 너무 힘들어서 원망도 많이 했었다. 하지만 졸업을 하고 그때서야 고맙다는 것을 느꼈다. 학생들에게 관심이 많으셨고, 공부하는 데 부족함이 없는 환경을 만들어 주셨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작은 시골학교에서 큰 꿈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 주신 너무나 고마운 선생님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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