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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場) 풍경

성주신문 기자 입력 2002.01.26 10:23 수정 2002.01.26 10:23

장철문 (시인)

이거 천원에 다 디레 가소

파장 무렵 비릿한 생선냄새 속에
아들의 얼굴이 선해서

덜컥 가슴이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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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장 무렵엔 해가 짧다. 해가 넘어가면 보따리를 챙겨 10리, 20리 어둠 속으로 떠나야 할 장꾼들이 넘어가는 해를 더욱 재촉한다.
국솥에서 닳아 끓는 장국 내음이 장꾼들의 바쁜 발걸음을 묶어 문득 허기진 배를 기억하게 하는 파장 무렵에, 전혀 새삼스럴 것도 없는 풍경이 시인을 불러 세운다.
" 이거 천원에 다 디레 가소" .......떨이 해 가란 말이다. 할머니의 생선좌판엔 팔다 남은 생선들이 수북히 놓여져 있을 것이고 그 내음 때문에, 떠오르는 얼굴이 크게 다가온다. 가슴 아픈 것이 어디 이뿐이랴만, 이 짧은 시 속에 오래오래 이어온 이 땅의 가난이 새로 눈물겹다.

(배창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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