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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사회종합

친환경농법에 쓰던 왕우렁이가 危害(위해)종?

임호동 기자 입력 2015.08.25 09:07 수정 2015.08.25 09:07

식성과 번식력 좋은 왕우렁이
잡풀, 수초 외 농작물도 먹어

친환경 농법에 쓰였던 왕우렁이가 오히려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용의 목적으로 국내에 유입된 왕우렁이는 맛이 없어 시장화에 실패했으나, 2000년대에 들면서 친환경 농법에 쓰이며 널리 보급되기 시작했다.

왕우렁이는 토종 우렁이보다 큰 평균 44mm의 크기이며, 갈색 껍질에 진한 줄무늬가 특징이다. 땅속 유기물을 주로 먹는 토종 우렁이와 달리 수초를 잘라먹는 식습성 때문에 친환경 농법에 쓰였다.

특히 왕우렁이는 값이 싸다는 이유로 다른 친환경 농법보다 인기가 높았다. 이에 성주군도 친환경 쌀을 경작하기 위해 우렁이 농법을 도입한 바 있다.

당시에는 남미에서 유입된 왕우렁이가 추위에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 예상했으나, 예상과 달리 월동을 해내며 개체 수를 계속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왕우렁이 한 마리는 연간 약 2천여개의 알을 낳아 번식하며, 하천과 늪 등으로 유입돼 현재 전국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왕우렁이는 수초와 농작물, 곤충, 물고기 사체까지 먹는다고 알려져 있어 관리가 시급해 보인다.

군 농정과의 관계자는 "지난해 관내 일부 친환경 농가가 농약을 사용하면서 친환경 농업에 대한 지원이 중단된 상황"이라며 "그로 인해 친환경 농법인 왕우렁을 이용하고 있는 농가를 정확히 파악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정병완 성주군친환경쌀전업농회장은 "아직도 일부 농가가 우렁이 농법을 시행하고 있다"며 "벼가 자라고 난 뒤 왕우렁이를 풀면 벼를 먹지 못해 농가에 피해를 주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또한 "논에서 왕우렁이가 하천으로 유입되기도 하지만 먹이가 없어 살아남지 못한다"며 "왕우렁이 유해종으로 지정되면 우렁이 농법을 금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과 필리핀 등에서는 왕우렁이를 생태계 교란종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세계 최악의 100대 외래종'에 왕우렁이를 포함하고 있다.

환경부는 왕우렁이를 생태계 위해 외래종으로 지정하려 했으나, 왕우렁이 양식업자들과 친환경 쌀 제배 농가의 반발로 이뤄지지 않았고 현재까지 왕우렁이는 생태계 위해 외래종으로 등록되지 않고 있다.

군 환경보호과 관계자는 "아직 왕우렁이가 생태계 위해 외래종으로 분류되지 않아 어떠한 조치도 할 수 없다"라며 "왕우렁이가 생태계 위해 외래종으로 분류될 경우를 대비해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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