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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에 만난 시는 친구이자 동반자입니다"

홍하은 기자 입력 2016.04.19 09:44 수정 2016.04.19 09:44

ⓒ 성주신문
괜스레 마음이 울적하거나 혼자라고 느낄 때 마음에 와닿는 시 한 구절이 큰 위안이 될 때가 있다. 공감가는 글귀나 시 한 편이 우리에게 주는 위로는 크다. 자신의 마음을 몇 줄의 문장으로 표현하고 마음을 담은 시 한편이 나를 포함한 다른 이들을 위로해준다. 이것이 시의 매력이다. 올 봄에 성주문단에 늦깎이 시인이 탄생했다. 바로 이명은 시인이다. 지난 15일 이명은 시인을 만나 등단소감과 함께 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 시인으로 등단한 소감은?

등단하게 될 줄은 전혀 예상 못했다. 이번에 등단된 시 중 하나는 독서회 특강 중 갑작스럽게 쓴 시인데 등단돼 더 놀랍고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처음 등단 소식을 들었을 때 어안이 벙벙했다.
 
내가 쓴 시가 책에 실린 것을 보고 어린아이처럼 뛸 정도로 기뻤다. 늦은 나이에 글을 쓰게 돼 등단은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저 시를 쓰는 것이 좋아 시작했는데 이런 큰 영광을 얻게 돼 감사하다. 특히 성주 별고을독서회와 대구시사랑 회원들 덕분에 이런 기쁨을 느낄 수 있게 된 것 같아 그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
 
■ 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남편이 정년퇴임하고 얼마 되지 않아 느닷없이 하늘나라로 가버렸다. 그 후 혼자 마음 둘 곳도 없고 살아갈 의욕도 사라져 1년 정도를 우울함 속에 지냈다. 그러다 게이트볼로 겨우 다시 삶의 활력을 찾아 살아가던 중 내게 다시 한 번 고비가 찾아왔다.

눈이 안 좋아져 망막수술을 하게 됐다. 눈이 안 좋아진 후 지금까지 내가 읽지 못했던 책에 대한 아쉬움이 커 무작정 성주도서관으로 향했다. 그 곳에서 별고을독서회를 알게 됐고 나이 많은 나도 시를 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 시의 매력과 시를 잘 쓸 수 있는 비결은?
 
시는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글이다. 또한 다른 이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고, 내 생애를 시를 통해 말할 수 있다. 남편을 보내고 달리 마음을 털어놓을 곳 없던 나에게 시는 친구이자 동반자이다.
 
나는 이전에 문학을 제대로 공부한 적도 없는 그저 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이런 내가 지금까지 시를 쓸 수 있었던 것은 중학생 때부터 습관으로 가지고 있는 일기쓰기 덕분인 것 같다. 중학생 시절 특별한 계기 없이 시작했던 일기쓰기를 80세가 다 돼 가는 지금도 이어가고 있다. 예전에 썼던 일기를 꺼내보면 이 일기가 내겐 시이자 추억이며 지금의 밑거름이란 걸 느낀다. 또한 시를 쓰며 내 마음 표현하기를 좋아하는 것이 시를 잘 쓸 수 있는 비결이라면 비결이라 할 수 있다. 지금도 구름, 꽃 등 자연과 사물을 보며 느낀 그대로를 표현하는 것이 즐겁다.
 
 
■ 별고을독서회를 소개해준다면?
 
별고을독서회는 군민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곳이다. 참여할 마음만 있다면 남녀노소 구분 없이 책을 읽고 토론하며 시 등 문학 관련 강의를 듣을 수 있다. 독서회는 내게 특별한 곳이다. 나이 많은 나를 받아준 곳이자 함께 문학을 논할 수 있는 소중한 곳이다. 독서회에서 함께 책을 읽고 시를 공부하지 않았다면 등단할 수 없었을 것이다.
 
 
■ 작품활동 외 사회활동은 어떤 것을 하는가?
 
성주군여성단체, 학교 새마을 연합회, 새마음 단체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했었다. 특히 몸이 아프기 전까지는 봉사활동에 주력했다. 30여년 전 혼자 계시는 이웃집 할머니를 도운 것이 계기가 돼 지금까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독거노인과 다문화가정, 소년·소녀가장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돕는 것이 몸은 고되고 힘들지만 보람된다.
 
 
■ 평소 여가생활은 어떻게 보내며, 취미와 특기는?
 
노래 부르는 것을 즐겨한다. 혼자서든 여러 사람 앞에서든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내 노래를 통해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 행복하다. 늘 힘든 일 있거나 할 때 18번곡인 찔레꽃을 부른다. 그리고 체력을 위해 게이트볼과 등산을 꾸준하게 하고 있다. 취미로 시작한 게이트볼은 일본, 호주, 뉴질랜드, 중국 등 국제 경기에도 참가했다.
 
■ 인생철학이나 좌우명은 무엇인지?
 
우리 아이들한테도 늘 강조하는 말이 있다. '바르게·정직하게·성실하게' 이 단어를 늘 강조한다. 이 단어는 가장 기본적인 말이지만 실제로 삶에서 실천하기 어려운 말이다. 이 기본적인 것을 실천하려고 노력할 때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이 단어들을 생각하며 어렵더라도 실천하려고 늘 노력 중이다.

 
■ 등단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과 군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짧은 글이든 일단 쓰면 글이 된다고 생각한다. 예쁘게, 멋있게 글을 쓰려 하지 말고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글에 담으면 된다. 그저 자신의 마음을 글에 표현하면 그것이 작품이 되고 진정한 글이 된다. 처음에 나도 글 쓰는 것이 무섭고 시가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무작정 덤볐던 무모함이 지금의 나를 만든 것 같다. 나이 많은 나도 시작했는데 모두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무엇이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혼자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마음을 먹고 시작하니 도움 주는 이들이 나타나고 함께 길을 가게 된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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