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보통 사람들의 특별한 삶은 충분히 귀감이 된다.
이에 본사는 나만의 개성과 활기찬 메시지를 주변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다양한 이웃 사람들의 삶을 소개함으로써 지역민들에게 삶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희망을 전달하고자 한다.
이번호에는 스리랑카에서 온 결혼이주여성 가우살리아씨의 삶을 통해 이들이 성주지역에 뿌리내리기 위해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살펴보고 지역민으로 포용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한 배려와 관심을 생각해본다.
【편집자 주】
▷ 1회 : 태권도 국가대표 자매
▷ 2회 : 참외명인
▷ 3회 : 최고령 헬스동호인
▷ 4회 : 최고령 장수 어르신
▷ 5회 : 최고령 자원봉사자
▷ 6회 : 다둥이 가정
▷ 7회 : 청년농부
▶ 8회 : 다문화 결혼이주 여성
▷ 9회 : 3대가 함께 사는 행복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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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휴일이라 회사를 쉬는 날 벽진면사무소에서 만난 가우살리아씨 |
ⓒ 성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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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살리아(45)씨는 긍정적이고 밝은 스리랑카에서 온 결혼이주여성이다. 7년전 남편이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 남편의 고향인 벽진면에서 홀로 아이들을 키우며 살아가고 있다.
"제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은 될수록 스스로 해결하려고 해요. 도움을 요청하면 오히려 미안해요"라고 말하는 가우살리아씨가 성주에 온지는 12년 됐다.
아들과 딸 남매를 둔 가우살리아씨는 성주읍에 있는 건축용 플라스틱 조립제품 제조업체 (주)미래산업에서 5년째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 생산직에 근무하는 몇 명의 스리랑카 근로자들은 그녀를 누나처럼 의지하고 있다.
가우살리아씨는 1996년 즈음 스리랑카에 있던 갑을방적에서 같은 회사에 근무하던 남편을 처음 만났다. 그녀와는 12살이나 나이차가 났다.
남편은 가우살리아씨가 마음에 들었고, 부모님의 허락을 받으면 결혼을 생각해보겠다는 그녀의 농담 섞인 말에 회사 사장님까지 모시고 그녀의 집을 방문했단다.
남편을 만나본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만 좋다면 결혼해도 좋다고 허락했고 어머니는 처음엔 반대했지만 결국 사내커플로 결혼했다.
스리랑카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한 두 사람 사이에서 아이들이 태어났다. 그러나 8년후 회사가 부도나면서 회사를 그만둬야했다.
그후 남편은 스리랑카에서 야채장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2년 정도 하다가 그만뒀다. 그곳에선 야채에 묻은 흙을 털지 않고 그대로 파는데 비해 남편은 한국에서처럼 깨끗하게 손질해서 팔다보니 시간도 많이 걸리고, 지출에 비해 수입이 형편없었다.
더 이상 먹고살 방법이 없어 장사를 그만두고 2006년 한국으로 가족과 다 함께 돌아온 남편은 회사에 취직했다. 그렇지만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그만뒀다.
형님과 누님, 동생이 있는 고향인 성주로 돌아와 참외농사에 도전했지만 이 역시 쉽지 않았다.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던 남편에겐 크나큰 부담이었다.
시부모님은 남편이 스리랑카에 있을 때 돌아가시고 친척들과도 거리가 멀어졌다.
실의에 빠진 남편 대신 가우살리아씨가 취직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워야 했다. 수소문 끝에 2007년부터 4년간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다니며 한국어를 배웠다. 그후 회사에 취직해 여러 회사를 거쳐 현재 다니는 회사에 들어갔고 그동안 남편은 세상을 떠났다.
"의지할 사람 하나없는 성주에서 민영희(前자유총연맹 여성회장) 대모님은 친정엄마처럼 시간 날 때마다 찾아와 이야기해주고, 김치며 밑반찬도 만들어 주는 등 많은 도움을 줬어요"라며 고마워했다.
어느덧 큰아들은 취직해서 대구까지 출퇴근하고 딸아이가 내년이면 중학교에 들어간다.
"집안일은 딸아이가 많이 도와줘요. 학교 공부도 잘하고 친구들과도 잘 지내요"
가우살리아씨는 시아주버니에게 무료로 임대한 오래된 한옥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이젠 시아주버니마저 세상을 떠나 친척간에 왕래가 끊기고 집에 대한 소유권이 그 자녀에게 넘어간 상태다. 제2권역 주민복지회에서 살던 집을 보수해줬지만 소유자의 허락을 받아야하므로 집을 고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아이들이 자라 집을 성주읍내로 옮기고 싶어도 월세에 대한 부담이 커서 한부모·다문화가정에 대한 임대주택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가우살리아씨는 한부모가정에 대한 지원도 받지 못했다. 가우살리아씨의 월급이 한부모가정 지원범위보다 높고 아들이 받는 월급을 합치면 지원대상에서 제외돼 경제적 도움은 벽진면 주민복지과의 양곡지원과 주택보수 등에 한정돼 있다.
가우살리아씨가 다니는 회사도 곧 김천으로 이주할 계획이라 통근거리가 멀어 계속 다닐지 결정하기 쉽지 않단다.
그녀는 경찰서에서 동시통역이 필요할 때 가끔 돕기도 한다. 성주에는 스리랑카에서 이주한 노동자들이 많지만 결혼이주여성은 없다면서 고향사람을 만나면 반갑고 편안하단다.
그녀와 같은 결혼이주여성에게 한부모·다문화가정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확대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취재3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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