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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삘강, 노랑 알록달록한 나만의 토끼를 그리면 정말 행복합니다"/경북장애인예술제 수상자 이석호씨·권해영 학생

김지인 기자 입력 2019.06.17 17:54 수정 2019.06.17 05:54

↑↑ 지난 12일 성주군장애인협회 사무실에서 이석호씨(사진 오른쪽)와 권해영 학생(사진 왼쪽)
△이 석 호 △성주읍(59세) △경북 장애인예술제 휴대폰사진부문 가작(2019)
△권 해 영 △성주여고(3학년) △경북 장애인예술제 그림부문 특별상(2019)
ⓒ 성주신문

불편한 신체조건 속에서도 확고한 의지와 노력으로 목표를 달성하고 있는 장애예술인이 있다. 바로 이석호씨와 권해영 학생이다. 이들은 지난 ‘2019 경북 장애인예술제’에 작품을 출품해 상을 수상했다. 어려움을 딛고 입상한 그들을 만나 수상소감과 지역장애인들의 예술활동, 애로사항, 꿈과 희망을 들어보았다.


▣ ‘2019 경북 장애인예술제’에서 각각 휴대폰사진부문 가작, 그림부문 특별상을 수상했다. 소감을 말해본다면?

이석호(이) : 직접 찍은 휴대폰 사진으로 상을 받은 것이라 더 뜻깊다. 안동까지 가서 상을 받았는데 기분이 새로웠다. 이재근 성주군장애인협회장님이 옆에서 관심 갖고 성원해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권해영(권) : 좋아하는 토끼를 그려 상을 받았는데 하늘을 나는 기분이다. 가족과 친구, 선생님들이 축하의 말을 많이 해줘서 더 기뻤다. 앞으로도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맘껏 그리고 싶다.


▣ 장애인예술제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이 : 하고 싶은 것은 다하는 성격이다. 예전에는 시(詩)를 몇 번 출품한 적 있다. 얘기하다가도 시상이 떠오르면 휴대폰 메모장에 시를 쓰곤 했다. 이번에는 특별하게 휴대폰으로 촬영한 사진을 예술제에 내고 싶어서 지난 3월 성주참외마라톤 행사 당시 참가자들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을 출품했다.

권 : 성주여고 방과후 교육시간에 그림 그리는 활동을 한다. 연필로 스케치하고 사인펜, 물감으로 색칠한 토끼그림을 주로 그리는데 선생님이 완성된 작품을 보고 너무 잘 그렸다며 예술제에 한번 내보라고 하셔서 참가하게 됐다.


▣ 언제부터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주로 어떤 주제를 표현하고 있는지?

이 :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한 것은 약 2~3년 전부터이다. 제일 처음 찍은 사진은 강가에 있던 큰 두루미를 찍은 것이다. 주로 꽃, 나무, 새, 노을, 구름 등 자연환경을 촬영한다. 길을 다니면서 예쁜 풍경이 있으면 바로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는다.

권 : 고등학교를 입학하고 8교시 방과후 수업에 참여하면서부터다. 그 시간에 내가 그리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그린다. 옛날에 집에서 토끼 한 마리를 키웠었는데 집을 나가버렸다. 그때 키웠던 토끼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토끼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 예술활동을 하면서 보람된 일이나 힘든 점이 있다면?

이 : 결혼한 딸과 서로 찍은 사진을 공유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 내가 메시지로 풍경사진을 보내면 딸은 2살 된 손녀의 사진을 보내준다. 힘든 점은 따로 없다. 하고 싶은 일 하고 살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즐겁고 감사하다.

권 : 내가 좋아하는 토끼그림을 맘껏 그릴 수 있다는 그 자체가 매우 즐겁다.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빨강, 노랑 등 알록달록한 색으로 토끼그림을 칠한다. 흰색은 평범한 느낌이라 선호하지 않는다. 매일 행복하지만 굳이 힘든 것을 꼽자면 아무래도 학생이다 보니 공부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 특히 수학 과목을 어려워하는데 숫자가 있는 문제만 보면 머리가 아프고 피곤해진다.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토끼그림을 그리면서 이겨낸다.


▣ 성주군장애인협회가 운영하는 활동프로그램 중 가장 흥미로운 활동은 무엇인가?

이 : 매주 금요일에 하는 미술활동과 곁들인 독서수업을 가장 기다린다. 최근에 꽃을 그렸는데 재밌었다.

권 : 재료를 가위로 오려 꽃바구니를 만드는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지금까지 두 개밖에 못 만들어서 무척 아쉽다.


▣ 타 사회단체 활동을 하고 있다면 어떤 활동을 하는지?

이 : 관내 교통장애인협회에도 들러 ‘슐런’이란 스포츠게임을 한다. 네덜란드에서 건너온 스포츠인데 납작한 나무토막 30개를 보드 끝에 있는 4개의 칸 안에 밀어 넣어 점수를 매긴다. 집중력을 요하는 스포츠로 신체적인 무리 없이 실내에서 가볍게 할 수 있어 즐겨한다.


▣ 장애인 복지와 관련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이 : 관내에서 휠체어로 이동할 때 불편함을 느낀다. 특히 인도의 높이가 5~6cm 되다보니 휠체어로 진입할 때 매우 불편하다. 마땅한 조취를 취해주길 바란다.

권 : 장애인예술사업 부분에 더 많은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 좋아하는 그림을 오래 그리고 싶은 마음이기 때문이다. 학교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있어 크게 불편한 것은 없지만 학교 급식소 가는 길이 멀고 계단이 가파른 편이라 불편함을 느낀 적이 있다.


▣ 이루고 싶은 꿈이나 희망사항이 있다면?

이 : 몸 상태가 더 나빠지지 않기를 바란다. 딸이 직장생활을 하고 있어 한 달에 한 번 정도 만나는데 딸과 손녀 등 가족 모두 건강하길 바란다.

권 : 노래와 춤을 좋아해 꼭 가수가 되고 싶다. 언니 셋과 읍내 동전노래방에서 자주 노래를 부른다. 특히 걸그룹 ‘여자친구’의 노래를 가장 좋아한다.


▣ 주위의 고마운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 항상 옆에서 챙겨주는 장애인협회 회장님, 사무국장님, 차장님을 비롯한 여러 직원분께 감사드린다. 항상 나를 걱정해주는 가족들에게도 고맙다는 말 꼭 하고 싶다.

권 : 힘든 상황 속에서도 주위의 많은 분들이 도와준 덕분에 즐겁게 지내고 있다. 수상을 축하해준 특수반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또, 협회에 올 때마다 선생님들이 항상 맛있는 간식을 챙겨주시는데 감사하다. 나와 자주 놀아주는 언니들에게도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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