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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사회종합

사라진 매화… 회연서원은 아직도 겨울

김지인 기자 입력 2023.03.28 09:10 수정 2023.03.28 09:10

과도한 가지치기 원인
공지 없어 방문객 불만

↑↑ 지난해 3월 중순경 매화가 만개한 모습의 회연서원(1)과 비교해 올해는 가지치기로 인해 나무의 키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꽃을 보기 힘들어졌다(2).
ⓒ 성주신문

완연한 봄기운을 만끽하려는 나들이객이 지역대표 봄꽃 명소인 경북 성주군 수륜면 소재 회연서원을 찾았다가 실망감을 안고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겨울 회연서원 매화나무에 대한 가지치기 작업이 진행되면서 꽃이 필 가지가 아예 사라진 탓이다.

'성주10경' 중 하나인 회연서원은 매년 3월 중하순경 백매화가 만개해 장관을 이루지만 올해는 과도한 전지작업으로 앙상한 가지만 자리할 뿐 황량하기 그지없다.

경북 구미에서 온 방문객 A씨는 "인터넷에서 흐드러지게 핀 매화 사진을 보고 기대에 부푼 채 달려왔는데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가지에 겨우 매달린 꽃 몇 개 보려고 온 게 아니지 않냐"고 속상함을 드러냈다.

성주군 성주읍에 거주하는 B씨는 "해마다 가족과 매화를 보러 오는데 예전 같으면 담장기와를 넘어 앞마당 주차장에서부터 보였을 꽃이 나무의 키가 거의 반으로 줄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원도에서 40여명에 달하는 단체 관광객이 봄을 즐기러 왔다가 크게 상심한 채 회연서원을 나섰다는 얘기도 들려왔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TV프로그램과 유튜브채널에서 꽃이 만개한 회연서원의 풍경을 내보내고, 각종 SNS상에서 회연서원, 성주군 등을 검색하면 방문을 독려하는 홍보성 게시물을 쉽게 접할 수 있어 내방객으로 하여금 혼란을 야기한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개화시기에 맞춰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간 봄맞이 행사인 '회연서원 백매원 매화꽃 카페'가 입구에서 열렸으나 한산한 분위기에 일찌감치 정리하면서 주최 측의 아쉬움만 가득했다.

성주 관내 문화관광해설사 C씨는 "방문객으로부터 항의성 민원이 쏟아지는 탓에 자초지종 설명하느라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며 "순환근무를 하는데 매번 다음 근무자에게 현 상황이 그리 좋지 않으니 유의하라고 신신당부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불만이 계속되면서 전반적인 지역 이미지 타격이 우려되는 가운데 지자체 차원의 뚜렷한 설명과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성주군 관계자는 "회연서원을 찾은 분들에게 혼란과 실망을 끼쳐 송구할 따름"이라며 "지난 겨울 전문업체를 통해 가지치기를 했는데 2~3년 후 나무의 생장에는 긍정적이라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라고 전했다.

2~3년 후에 매화꽃이 만개할지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별도의 공지 없이 방문객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지자체의 안일한 대처가 무엇보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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