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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독자마당

할미 이야기 - 이상숙

성주신문 기자 입력 2023.08.22 09:45 수정 2023.08.22 09:45

↑↑ 이 상 숙 다연농장 대표
ⓒ 성주신문

 

맑은 냇물 흐르던 곳
자동차 물결 흐르고
미친 듯 흔들어 대는
광란한 네온불빛이
파란 별을 삼켰구나
귀뚜라미 실컷 울어
세월을 재촉하니
이미 가을인가 싶어라

금쪽같은 우리 아이야
스마트폰 잠시 내려 놓고
할미 이바구(이야기)
잠깐만 들어 보렴

할미가 너희 만할 적엔
봄이면
까까머리 단발머리
또래 또래 모여서
진달래 할미꽃 아름 안아
파란 하늘 향하여
꿈을 키웠어

여름엔
맑은 시냇물에서
개구리 헤엄 물장구 치고
송사리 잡으며 놀다가
빠른 물살에 검정고무신
떠내려 보내고 엉엉 울었지
집에 가면 쫓겨 나거던

가을이면
망개 붉은 뒷산에서
작은 다람쥐와 함께
알밤 도토리를 주웠단다

눈 내리는 겨울이면
미끄러운 곳 어디라도
놀이터가 되었지
팽이로 썰매로 신나게 놀다가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해 넘어간 줄 알았어

금쪽이 우리 아이야
어른들보다 더 바쁜
스케줄에 지친 모습이
할미 맘이 매우 아파

문제집도 게임방도
잠시 닫아 두고
옛날로 돌아가자
경쟁 없어 평온하고 안락한
넓은 대지 위에서 하늘 향해
실컷 웃고 실컷 뛰어 놀자

금쪽 우리 아이야
먼 훗날
어른이 되거던 금쪽이 앞에서
이 할미의 옛 얘기도 들려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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