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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까만 수채화 - 이승아

성주신문 기자 입력 2023.11.21 10:43 수정 2023.11.22 09:48

↑↑ 이 승 아 중국어 강사
ⓒ 성주신문

 

술 좋아하던 우리 아버지
장날이면 하얀 모시 두루마기
저녁이면 까만 수채화 그렸네

오른쪽 왼쪽 하얀꽃 나비춤
나무 막대기 두 줄에 풍류를 읊으며
풍등 두둥실 리듬에 맞춰 떠내려가네

물에 빠진 아버지 용케도 나오시네
길가 옆 쌓아 놓은 거름더미에
아버지 일기장 꼭꼭 묻어 두고

달님 불러 도란도란 우주만물 읊으시니
별님들 찾아와 그 멋진 풍경 놓칠세라
지웠다 그렸다 초상화 그려주네

달님 무릎 벤 내 멋진 아버지
곤히곤히 꿈 속 헤매일 때
등불 든 고사리손 아버지 눈 코 입

도닥도닥 쓰다듬을 때
당신은 나를 안고 둥개둥개
학 날개 춤추었지

당신이 너무너무 보고 싶어
오늘 또 문자그림 한 장
훨훨 날려 보내옵니다.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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