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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와 나눔은 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원동력" / 성주읍 예산리 주민 박기수 씨

이지선 기자 입력 2024.12.24 08:58 수정 2024.12.24 08:59

↑↑ 박 기 수 △성주 출생 △1960년생 △아내와 1남2녀 △성주중앙초 졸업 △참외농사 24년, 배추농사 5년 외 다수
ⓒ 성주신문

 

5년 전부터 꾸준히 배추를 기탁해오고 있는 박기수씨는 아내와 함게 성주읍에서 농사를 지으며 나눔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 몸과 마음이 추워지는 겨울날 박씨 부부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 간단한 자기소개

성주에서 참외와 배추농사를 지으며 농업에 몸 담은 지 25년이 다 돼간다.
아내와 함께 밭 한 켠에 마련했던 소담한 이부자리에서 오순도순 투닥거리며 생활하고 있다.

 

▣ 꾸준히 배추를 기탁하는 이유는?

젊었을 땐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열심히 일했지만 태어난 순간부터 보릿고개에서 자란 사람으로서 남은 여생은 나와 같이 힘든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살고 싶었다.

금전적으로는 어렵지만 배추농사를 하고 있으니 내다 팔 것보다 많이 수확해 일부는 군청 주민복지과에 전달한다.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고 잘하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고 마음 먹으니 어려울 게 없었다.

 

▣ 수 년간 나눔활동을 해오며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인가?

올해 배추는 무료급식소에 전달하고, 작년엔 관내 사회복지시설 등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의 온정이 잘 전달됐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 자체만으로도 뿌듯하다.

기부와 나눔은 남을 위한 것이 아닌 나를 위한 것으로 내 만족감과 자부심으로 이뤄진다. 인심이 메말라가는 현실 속에 앞으로도 따뜻함을 행할 수 있도록 계속 나눔을 실천할 생각이다.

 

▣ 봉사와 온정 나눔이 활성화되기 위해 지녀야할 마음가짐은?

나눔을 실천함으로써 나와 가족에게 그보다 더 큰 행복과 행운이 돌아온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처음엔 생색내는 것 같아 군청에서 요청하는 인터뷰나 보도자료에 절대 내 이름을 밝히지 말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기탁을 이어나가고 있으니 이런 모습을 보고 한 명이라도 나와 같은 생각하는 사람이 생겨 온정 나눔을 하게 된다면 그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웃이나 지역민들에게 도움을 받은 기억이 있다면?

농사짓는 밭 맞은 편에 월세방 10만원짜리 생활공간 겸 창고가 있어 지원금 명목으로 월세비용을 보조받고 있다. 지원 가능한 취약계층으로써 조건에 부합했지만 처음엔 부담스러워 끝까지 거절하다 작년부터 지원금을 월세에 보태고 있는 중이다.

 

▣ 본인에게 나눔이 가지는 의미는?

배추 기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건 5년 전이었다. 손녀가 태어난 후 용돈이라도 줄 명목으로 농사를 시작할 때 나눔도 함께 진행했다. 이처럼 나에게 기부와 나눔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조금이라도 내가 일조한 아름답고 따뜻한 세상의 울타리 속에서 우리 손주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는 모습을 보고 싶다.

 

▣ 2025년에 이루고 싶은 소망

참외농사를 짓다 나이 50에 당뇨 판정을 받았다. 몸이 급격하게 안 좋아지면서 12년 동안이나 농사를 하지 못했다. 가는 날까지 내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과 두 딸에게서 2명의 손주들이 태어난 만큼 첫째도 건강, 둘째도 가족들의 건강이다.

 

▣ 평소의 인생철학이나 좌우명은?

자식들에겐 항상 나보다 힘든 사람이 있으면 도와줘야할 뿐만 아니라 내가 힘들어도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것을 강조한다.

또한 내 손에 들어왔다고 해서 오로지 내 것이라고 여기면 안된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내가 이득을 취했을 때 그만큼 얻지 못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 여가시간 주로 하는 취미나 특기

당뇨가 있어 버릇처럼 틈틈이 걷고 자전거를 탄다. 삶을 지탱하기 위해서 아침 저녁으로 매일 하고 있다. 젊었을 때 밤새도록 참외작업을 하다보니 쉴 수 없어 몸을 많이 혹사시켰다. 지금에서야 체력의 한계를 여실히 느끼고 있어 체력 단련에 집중한다.

 

▣ 나눔과 봉사활동을 어렵게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현재 나눔캠페인이 한창인 가운데 거창한 시작이 아닌 어느 때라도 마음먹은 순간 작은 나눔을 실천해보면 된다. 이득만 생각하면 절대 못할 일이지만 꾸준히 이어가다 보면 내가 가진 하나라도 나눠주는 게 기쁘고 행복한 시점이 온다. 자손들이 살아갈 이 삶의 터전을 우리 다 함께 좀 더 희망차고 아름답게 만들어 전해주길 바라며 모든 분들 올 겨울 따뜻함이 가득한 연말연시 보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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