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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산시 서상카페 |
| ⓒ 성주신문 |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농촌지역의 빈집이 늘면서 주거환경 악화와 안전사고 발생, 공동체 쇠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자체마다 철거와 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소유권 문제와 재원 부족, 사후운영의 어려움 등으로 실질적인 활용에는 한계가 따르는 실정이다. 이에 본지는 성주군의 빈집 실태와 지원정책을 살펴보고 타 지역 우수사례를 심층 취재해 지역여건에 맞는 현실적인 활용방안과 지속가능한 마을재생 모델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1회 성주군 빈집 실태 및 정책 추진
▷2회 대전광역시 중구 빈집 정비사업
▷3회 부산광역시 빈집 활용 우수사례
▷4회 경남 고성군 빈집·유휴시설 활용
▶5회 경북 경산시 빈집 기반 도시재생
한때 지역의 중심지였으나 인구 유출과 상권 침체로 활기를 잃었던 경북 경산시의 오래된 골목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경산시 서상동 일대는 과거 시장과 관공서, 병·의원 등이 밀집한 번화가였으나 도시 확장과 기관 이전 등으로 쇠퇴하면서 빈집이 늘어나고 주거환경도 악화됐다.
이에 경산시는 2018년 서상동 일대가 국토교통부 도시재생뉴딜사업 대상지로 선정됨에 따라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총 34억1천500만원을 투입해 '서상길 청년문화마을'을 조성했다.
오래된 주택을 마을카페로 되살리고 웹툰창작소 등 문화·창업공간을 마련해 침체된 골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행정기관이 단순히 시설을 조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청년문화마을 주민협의체가 중심이 돼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구상하고 직접 운영까지 맡는 주민 주도형 도시재생을 실현했다.
대표적인 시설은 마을의 오래된 주택을 리모델링해 조성한 '서상카페'다.
과거 부호로 잘 알려진 우석 안병규 선생의 생가를 활용한 곳으로, 한때 99칸에 달했던 건물은 세월이 흐르면서 상당 부분 사라졌지만 대문채와 안채, 사랑채 등이 남아 있다.
1910~1930년대 지어진 해당 건축물은 전통한옥과 근대주택의 특징을 함께 지닌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으며 경상북도 등록문화유산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카페로 꾸미는 과정에서도 미닫이문과 복도, 장독대, 돌담 등 옛집의 구조와 생활흔적을 최대한 보존했다.
또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바리스타 양성교육을 실시해 카페 운영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일자리 창출과 자립 기반 마련에 힘썼다.
서상카페 관계자는 "하루 평균 100명, 주말에는 200명가량이 찾으며 월 이용객은 약 3천명에 이른다"며 "연간 매출액은 1억2천만원 수준으로 수익금 일부는 청년 창업자의 점포 도배 등 환경개선을 지원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페 뒤편에는 음식을 함께 만들고 모임을 가질 수 있는 공유주방 '서상부엌'이 마련돼 있다.
각종 조리시설을 갖춘 이곳은 소규모 모임과 요리·음료 관련 교육 등에 활용되며 사전예약을 통해 시간단위로 이용이 가능하다.
마을의 옛 모습을 되살린 공간도 눈길을 끈다.
서상카페 인근의 '연당지'는 과거 안부잣집 후원에 자리한 연못으로,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정자와 나무다리 등을 갖춘 주민 쉼터로 복원됐다.
1956년부터 2014년까지 영업했던 중앙이용원 역시 당시 사용하던 이발 의자와 가위, 난로 등을 보존한 '경산이발테마관'으로 탈바꿈해 지역의 생활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 ↑↑ 경산웹툰창작소 |
| ⓒ 성주신문 |
서상길의 또 다른 특징은 만화와 웹툰을 중심으로 한 문화콘텐츠가 골목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는 점이다.
골목 담벼락에는 다양한 캐릭터와 마을의 옛 이야기를 담은 벽화가 그려져 있으며 야구만화 '독고탁'으로 유명한 고 이상무 화백의 작품 속 인물도 만나볼 수 있다.
이와 연계해 지난 2024년 11월 문을 연 '경산웹툰창작소'는 지상 3층 규모로 전시실과 작업실, 스튜디오, 교육실 등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웹툰 교육과 시민 체험활동, 어르신들이 자신의 삶을 만화로 표현하는 시니어 웹툰 아카데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내년 5월 31일까지 지역 어르신들의 인생 이야기를 청년 작가들이 작품으로 풀어낸 '만화로 보는 시니어 전성시대 특별전'을 만나볼 수 있다.
지난 17~18일에는 '제3회 경산만화축제'가 열려 작가 토크콘서트와 팬사인회, 드로잉 퍼포먼스, 청소년 창작 경연대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도시재생사업에 따른 긍정적인 변화는 주변 상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마을 내 서상카페와 문화시설을 중심으로 방문객이 점점 늘면서 인근에 음식점과 미용실, 옷가게 등 새로운 점포가 하나둘씩 들어서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침체됐던 골목에 다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청년 창업 지원까지 이뤄지면서 지역경제 회복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이러한 성과가 지속되려면 사업 종료 이후에도 안정적인 시설 운영과 수익 확보, 주민 참여를 뒷받침할 관리체계가 필요하다.
이번 경산시 사례를 끝으로 본지가 총 5회에 걸쳐 진행한 성주지역의 빈집 실태와 활용방안, 타 지역 우수사례 등을 살펴본 기획취재가 마무리된다.
대전시는 빈집을 철거하거나 매입·임대해 주민 생활공간으로 전환했으며, 부산시는 지역특성에 따라 숙박·창업·문화시설 등 다양한 활용방식을 선보였다.
경남 고성군은 빈집과 폐교를 청년 숙박시설 및 문화예술 거점으로 조성했고, 경북 경산시는 오래된 주택과 골목의 역사적 가치를 살려 주민주도의 도시재생을 추진했다.
지역마다 접근방식은 달랐지만 방치된 빈집과 유휴공간에 새로운 쓰임을 부여하고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어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빈집이 늘고 있는 성주군 역시 철거 중심의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붕괴 위험이 큰 건물은 신속히 정비하되 상태가 양호한 주택은 귀농·귀촌인의 거처나 청년 창업공간, 주민 공동시설 등으로 활용하고 철거 부지에는 지역에 필요한 편의시설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빈집도 단순한 철거나 리모델링을 넘어 지역여건에 맞는 활용방안을 찾고 지속적인 운영기반을 마련한다면 마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자산으로 거듭날 수 있다.(끝)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