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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사회종합

문자기록 문화재의 중요성

이채근 기자 입력 2007.04.22 15:28 수정 0000.00.00 00:00

불국사 석가탑에서 출토되어

문자기록 문화재의 중요성


ⓒ 경주신문사

며칠 전부터 불국사 석가탑에서 출토되어 그동안 중앙박물관 유물실에 깊숙히 갇혀 있다가 최근에 햇볕을 보게된 다라니경 등 통일신라시대 혹은 고려시대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문자기록 문화재에 대한 소식이 언론지상에 보도됨과 동시에 불국사의 창건, 중건 그리고 석가탑 건립과 중수에 대한 비밀의 자물쇠가 조금씩 열려 문화재 애호가들 사이에 화재가 되고 있다.

문화재 답사를 다니면서 늘 느끼는 것은 아무리 소중한 문화유적이라도 그 시대에 만들어진 문자기록 유물이 없으면 세월이 흐름과 동시에 잊혀지기도하고 왜곡되기도 한다.

ⓒ 경주신문사

그런점에서는 우리 서라벌 땅에는 문무왕비, 김인문비, 임신서기석, 남산신성비는 물론이요 비록 필사본이지만 최치원의 사산비명 등이 얼마나 소중한 문화유산인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삼국사기 삼국유사야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우리역사의 보배기록이기도 하다.

찬란한 불교문화를 꽃피웠던 통일신라의 아름다운 불교조각의 원류를 찾아 실크로드를 따라 서안, 타클라마칸 사막 힌두쿠시 산맥을 넘어 처음으로 불상이 만들어진 곳의 하나인 간다라 불교유적을 답사하면서도 이 문자기록 문화재의 무한한 가치를 확인했다.

고대 인도 겐지즈 평원에서 불교가 발생되었지만, 불상이나 불교조각이 활짝 꽃피운 것은 고대 희랍의 문화와 인도문화가 충돌 융화된 간다라 지방이었다.

간다라지방 유적답사중 아직도 가장 인상 깊었던 샤바즈가르히의 아쇼카대왕 다르마법칙문이 새겨진 바윗돌에서 그 옛날 ‘카로슈티문자’라는 고대 간다라지방 언어를 눈으로 확인하고 손으로도 더듬어 보았었다. 그러나 한국인의 입장에선 읽기 어려운 고대문자이고 솔직히 그 내용을 정확하게 알 수도 없어 답답했다.

현대불교 중흥의 가장 큰 공로자인 아쇼카 대왕이 현재의 방글라데시로부터 아프카니스탄에 이르는 광활한 마우리아왕국을 건설하고 곳곳에 그의 통치철학을 담은 다르마법칙 14개조를 바윗돌에 새기되 그 지역의 방언으로 적었다는 말은 익히 들어도 타지역의 방언이 어떻게 다른지 함께 비교할 수가 없어서 조금은 안타까웠다.

그러나 현재 아프카니스탄 칸다하르에 남아있는 아쇼카왕의 법칙문 사진을 보는 순간 “아! 그렇구나”하는 탄성이 저절로 나왔고 마우리아 왕조의 광활함과 페르시아제국의 영역이었던 칸다하르사람의 문자와 간다르지방인 샤바즈가르히 사람들의 문자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바로 알 수가 있었다.

칸다하르는 고대페르시아 지방이라 ‘아람어’를 사용했는데 현재의 영어 알파벳과도 제법 비슷한 글자임을 알 수가 있다. 고대 인도 마우리아 왕조 아쇼카대왕 시절 같은 왕국에서도 이렇게 다른 문자를 사용했구나 하는 것은 곳곳에 있는 각기 다른 방언을 사용한 아쇼카석각의 기록문자 유물유적이 증명해준다.

우리 경주에도 조양동 고분군에서 나온 동경의 문자부터 안압지등지에서 나온 수많은 기와와 전돌에 새겨진 명문유물 그리고 남산신성비등 문자기록 유물에 대한 좀 더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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