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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사회종합

‘우리 이제 공부 좀 합시다’

이채근 기자 입력 2007.05.20 11:56 수정 2007.05.20 11:59

직업이야기

‘우리 이제 공부 좀 합시다’


현 정부에서 가장 많은 키워드는 무엇일까? 격차이다. 소득, 근로조건, 빈부, 기업, 지역, 사회 등 이분법적 코드값인 양극화이다. 이런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기금과 국세를 쏟아 붓고 있다.

고용과 근로, 기업의 양극화 해결을 위해 상시 근로자 1인 이상의 사업장에는 의무적으로 고용 보험을 가입, 기금을 조성하고, 각종 정책과 규정을 만들어 지원하고 있지만 정작 그 참여율이 저조해 과연 이 기금을 조성할 필요가 있나 하는 의구심까지 생긴다.

분명 대기업에서 징수한 고용보험을 중소기업과 소규모 사업장으로 그 혜택을 높여 양극화를 해소 하고자 조성된 기금이다. 실직을 할 경우 실업급여를 지급하고, 근로자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하여 직업능력개발 사업비의 항목으로 기금을 징수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항목 중 직업능력개발 사업비의 경우 참여와 혜택의 격차는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경제 활동인구를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14.1%만이 참여해 OECD국가 중 최하위이며, 덴마크(49%), 미국, 영국이 40%의 참여율을 보여 사뭇 대조적이다.

하지만 기업 규모별 참여율을 보면 더더욱 점입가경이다.
300인 이상의 사업장에서 참여율이 57.6%인 것에 비해 30인미만 사업장에서는 25.5%, 10인 미만은 14.0%, 5인 미만은 9.2%의 참여율을 보여 주고 있다.

또한 고용형태별로는 상용 정규직이 41.6%가 참여 하고 있는 반면 임시 계약직의 경우 15.8%, 일용직 3.8%로 더더욱 그 격차가 심하다.

그러면 왜 이런 참여율이 저조할까? 대규모 사업장과 정규직의 근로 환경에 비해 중소기업과 소규모 사업장, 비정규직, 임시직의 근로 환경이 너무나 큰 차이가 있는 것에서 알 수가 있다. 배울 만큼의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없다 라고 한다(노동부, 2007 제1차 평생직업능력개발기본계획).

다시 말해 고용 불안이 클수록 직업능력개발 참여율이 낮고, 이는 고용의 악순환을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 근로조건이 나쁘고, 자기 개발과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직업능력개발의 인적자원 투자가 적은 근로 환경일수록 생산성이 떨어져 고용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우리 지역의 환경은 어떠할까? 300인 미만 사업장이 전체 규모의 95%가 넘는 현실에서 고용의 악순환이 어느 도시보다도 고착되고 있다. 수평적 근로 환경의 이동은 불가한 곳이 바로 우리 경주이다.

인근지역 포항이나, 울산에 비하여 참여율은 더더욱 낮음을 인지 할 수 있다.
직업능력개발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필자의 경우 인근 도시의 직업전문학교가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 것을 보면 부러움과 왜 우리 경주에서는 그렇게 되지 않을까? 고민을 하고 동참토록 할 방법이 없는 것일까? 한숨을 내쉬어 본다.

경주에서 고용과 근로의 선순환을 만들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이 경쟁력이다. 기업과 근로자 개개인의 경쟁력은 인프라를 구축한다고 하여 갖추어 지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능력과 적성, 관심 분야를 찾아 탐구하고, 공부하며, 적용시켜 보면서 이루어진다. 인적자원 능력이 높은 도시일수록 삶의 질이 높아지는 살기 좋은 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우리가 살기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떠다니는 유목민을 모시고 사는 경주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신라직업전문학교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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