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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선수 같은 멋진 축구선수 되고 싶어요” - 예원의집 배태식씨, 이양훈 원장

이성훈 기자 입력 2010.07.21 11:17 수정 2010.07.21 11:16

특별한 시설·훈련 없이 1위라는 성적 거둬 / 소외되지 않고, 혜택 받는 장애인 많아지길

↑↑ 1위의 주인공들(좌로부터 이무희, 이무연, 정영호, 배태식)
ⓒ 이성훈 기자

제12회 경상북도 장애인생활체육대제전이 지난 8일 경산시 육상경기장에서 개최됐다. 이날 군에서는 31명의 선수가 참가해 육상 400m 혼성 릴레이 1위, 팔씨름 2위, 100m 달리기 3위, 탁구 금메달 2개·은메달 1개, 역도 금메달 2개·동메달 1개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본지 567호 12면). 특히 예원의집 가족들(배태식·정영호·이무연·이무희)이 육상 400m 혼성 릴레이 1위라는 기염을 토해내며 지역 장애인 육상의 저력을 과시했다. 이에 기자는 평소 달리기와 축구에 재능이 있다는 배태식씨와 예원의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양훈 원장을 직접 만나 1위라는 성적을 거둔 소감과 함께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1위를 한 소감은?
-1등을 해서 기분이 좋다.(태식씨)
-사실 나도 놀랐다. 훈련시설이 잘 갖춰지지 않은 다소 열악한 환경에서 특별한 훈련도 하지 않았는데 이런 의외의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대회는 출전했던 4명의 아이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서 나온 결과이기에 기쁘고 뿌듯할 따름이다.
태식이는 원래 달리기를 잘하는 편이었다. 특히 올해 봄 장애인 신인선수 발굴대회에 나갔었는데 그때 생각했던 것보다 좀 더 재능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거기에 이런 결과까지 나왔으니 ‘재능을 살려 좀 더 체계적으로 양성을 시켜야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다.(이 원장)

▲평소 연습은 어떻게 하나?
-특별한 훈련 같은 건 없다. 이번의 경우 대회를 얼마 남겨놓지 않고 바통터치 연습만 조금 했다. 다만 매일 7시에 기상해서 1시간 내지 1시간 반 동안 도보를 한다. 그리고 체육활동과 자유시간의 운동 등이 전부다. 올해부터는 장애인 체육회에서 체육교사를 파견해 주 1회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앞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
그리고 예전에 아이들을 데리고 산행을 했었다. 백두대간 종주에 도전했었는데 몇 구간만 빼고는 거의 다 가봤다. 평소에 하는 도보와 이런 산행 덕분에 아이들의 기초체력이 좋아진 거 같다.(이 원장)

▲운동하며 힘든 점은 없나?
-평소에 축구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유니폼과 축구화가 있었으면 좋겠다.(태식씨)
-편하게 즐기면서 하기 때문에 운동 자체로 힘든 점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태식이처럼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축구화나 유니폼이 필요한데 그런 지원이 부족하다. 좀 더 나은 시설에서 어느 정도 갖춰진 장비로 운동을 한다면 그 효율도 훨씬 높을 것이다.
한 가지 예로 투포환 경기에 출전하는데 포환이 없어 농구공으로 연습을 했었다. 체계적으로 지도해 줄 교사와 장비 지원이 이뤄진다면 더 많은 아이들의 역량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해 본다.(이 원장)

▲좋아하는 운동선수는?
-박주영 선수를 좋아한다. 그 이유는 축구를 잘하기 때문이다.(태식씨)

▲평소 취미나 특기는?
-축구나 운동 외에는 별로 좋아하는 게 없는 것 같다.(태식씨)
-아이들의 특성상 폐쇄된 공간과 짜여진 틀에서만 생활을 하기 때문에 특별한 취미나 특기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각종 교육을 시키다보면 잠재된 능력이나 욕구를 나타내는 모습을 보인다. 미미하지만 의견을 표출하고 욕구를 나타내는 등 발전하는 모습이 눈에 띄기에 좀 더 다양한 교육과 체험으로 잠재된 능력을 끌어낼 생각이다.(이 원장)

▲앞으로의 계획은?
-공부도 열심히 할 생각이고, 무엇보다 박주영 선수 같은 멋진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태식씨)
-지난해 말 장애인협회에서 보다 체계적으로 능력 있고 우수한 선수들을 발굴, 육성하자고 제의해 왔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으니 차후 논의를 거쳐 구체적인 진행방향이 나올 것 같다. 그렇게 되면 관내 장애인들의 능력계발을 물론 더 큰 대회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 예원의집이 성주에서 유일한 장애인시설이다.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그리 많지 않지만 보금자리도 없이 밖에서 외롭게 생활하고 있는 장애인이 예원의집 같은 시설을 찾아 보호도 받고, 교육기회도 늘리고 여러 가지 권리를 누렸으면 한다. 앞으로 많은 장애인이 각종 혜택을 받고, 소외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내가 바라는 바이다. (이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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