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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고 행복한 제2의 인생 준비해야죠” - 가천중고등학교 이종철 교장

이성훈 기자 입력 2010.08.25 08:47 수정 2010.08.25 08:46

그동안 일들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고향에서 텃밭 가꾸며 소박하게 살 생각

ⓒ 이성훈 기자

37년 4개월이란 시간 동안 상주, 포항, 의성, 영천, 경주, 성주 등 14개 중·고등학교에서 수 없이 많은 제자들을 가르치며, ‘꿈을 가꾸어라’라는 교육관으로 교육자의 길을 걸어온 이가 있다. 경북의 여러 지역 중 고향인 성주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부임한 후 즐거운 학교 만들기와 제자들의 꿈을 가꾸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경북도 지정 교원능력개발평가 선도(시범)학교 운영·농산어촌 연중 돌봄학교 운영 등의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그런 그가 다가오는 25일에 퇴임식을 갖고, 학교와 학생들 곁을 떠나게 된다. 주인공은 바로 가천중고등학교의 이종철 교장. 퇴임 후 더욱 즐거운 인생을 준비 중이라는 이 교장을 직접 만나 퇴임 소감과 함께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퇴임을 앞둔 기분은?
-37년 4개월이라는 시간을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보냈다. 25일에 조촐한 퇴임식이 있을 것이고, 31일까지만 근무하면 공식적인 교육자로서의 인생이 일단 끝이 난다.
그동안 있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기도 하고, 오랜 세월 몸담고 있었던 만큼 떠난다고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본인만의 교육관은?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에 특히 학창시절에는 ‘꿈’이라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그리고 그 꿈이 실현될 수 있게 꿈을 가꾸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하여 내가 자주 얘기하는 것 중에 하나가 ‘꿈을 가꾸어라’이다. 꿈을 가꾸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독서와 체험학습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 편이다. 그래서 독서와 체험학습을 이용해 우리 학교 중학생을 대상으로 제주도 올레길 기행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문학기행을 실시하기도 했다.

▲원래 교사가 꿈이었나?
-학창시절에는 흰색 제복이 너무 멋져 해군장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대학교에 입학한 후 교직 이수를 하면서 교사의 길을 걸어야겠다는 생각을 본격적으로 했다.

▲기억에 남는 일은?
-상주에 있는 특수학교인 상희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생활한 일이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다. 특수학교라 장애학생들을 가르쳤는데, 내가 미술교사였기에 타 과목보다 지도하는 것도 어려웠고, 학생들이 그린 그림을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 그림 속에는 학생들의 주장 등 여러 가지 생각이 담겨져 있었던 것 같다. 지금도 장애학생들을 보면 그때 생각이 나 기분이 남다르다.
그리고 검정고시 출제위원으로 활동했던 일도 기억에 남는 일 중에 하나다.

▲현직·예비교사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단순히 교사로 일한다는 것이 생계의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 자신의 혼을 담은 교육관과 함께 사명감을 가지고 학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교육해야 한다.

▲가천중고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그 첫 번째는 ‘인사를 잘하자’이다. 인사성이 바르면 어딜 가서 누굴 만나더라도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인사성이 곧 대인관계를 결정하기도 하는 만큼 아주 중요한 기본 덕목이다.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도 인사성이 바르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더 높은 점수를 얻게 된다.
두 번째는 ‘희망과 꿈을 가지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우자’이다. 희망과 꿈, 자신감이 있다면 반드시 본인이 희망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만약 그것이 없다면 풍파가 많은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우선 고향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작은 텃밭을 가꾸며 소박하게 살 생각이다. 그리고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고 내가 평소에 관심 있던 싶었던 분야를 관련 교육기관 등을 활용해 본격적으로 공부해 볼 계획이다. 또한 기회가 주어진다면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가르치는 일도 할 생각이다.
교육자로서의 인생은 이제 마무리지어야 할 시간이다. 하지만 즐겁고 행복한 내 제2의 인생은 이제부터 시작이기도 하다.

◆프로필 △1948년 선남면 출생 △계명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부인 이재연씨와 1남2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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