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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포커스초대석

"배움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아이들입니다" - 용암초등학교 이왕걸 6학년 담임교사

이성훈 기자 입력 2010.12.16 09:14 수정 2010.12.16 09:13

반 전체가 자발적으로 남아 9시까지 공부/요즘 아이들 같지 않고, 존경스러울 정도

 
ⓒ 이성훈 기자 

지난 7월 13∼14일에 걸쳐 치러진 전국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용암초등학교 6학년이 경북도내 494개 초등학교 중 종합학력 1위를 차지(본지 585호 1면)해 그야말로 경사를 맞았다. 특히 도시보다 열악한 환경의 농촌 소규모학교에서 17명의 학생들과 담임교사가 이뤄낸 성과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르기도 하다. 이에 본사는 용암초등학교 6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이왕걸 교사를 금주의 '포커스 초대석' 주인공으로 선정했다. 따라서 기자는 교사 생활을 시작한 지 1년 4개월을 맞고 있다는 이왕걸 교사를 용암초 도서관에서 직접 만나 전국학업성취도 평가 도내 1위를 차지한 소감과 함께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학업성취도 평가 도내 1위의 소감은?
-우선 이런 결과가 있기까지 같이 노력하고 고생하신 교장, 교감 선생님을 비롯한 선배 교사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1위의 주역인 우리 반 학생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과 미안하다는 말을 해 주고 싶다. 지난 5월부터 학력평가가 있는 7월 중순까지, 약 3달 동안 밤 9시까지 전 학생이 교실에 남아 한마디 불평 없이 공부를 했다. 원래 9시까지 공부하는 것은 기초학력이 부진한 몇몇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할 계획이었는데 나머지 학생들도 자발적으로 동참을 한 것이다. 그 중에는 3달 동안 학원을 가지 않은 학생들도 있었고, 또 학원수업을 마치고 학교로 다시 와서 공부한 학생들도 있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모두 한마음으로 동참해줘서 정말 고맙고, 늦은 시간까지 서로 배우고 가르치며 공부한 우리 반 아이들이 대견할 따름이다.

△주위의 반응은 어떤가?
-교육장님이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셨다. 특히 9시까지 남아서 공부할 때도 많은 격려를 해 주셨다.
그리고 교장 선생님은 용암이 고향이시고, 용암초가 모교라서 그런지 학교의 명예를 높인 점에 대해서 고맙고 자랑스럽다는 말씀을 해 주셨다.
학생들의 경우 언론에 보도된 것을 다 알고 있다. 그래서 왠지 모르게 학생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다. 또한 노력한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둬 자신감도 많이 생긴 것 같다.

△평소 특별한 수업방식이 있나?
-교사로 근무한 지 1년 4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수업 노하우에 있어서는 내가 선배 교사들을 따라가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주로 학생들에게 스스로 공부하는 요령을 가르친다. 그리고 평소에 동기부여를 많이 하는 편이다. 농촌학생들이다 보니 도시학생들과 비교했을 때 자신감이 부족할 수 있다. 그래서 '너희들은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 발전해 나갈 사람들이니 꾸준히 노력하면 된다'는 말을 종종 해 준다.

△학생들 자랑을 한다면?
-자랑을 한다면 끝도 없을 정도이다. 우선 아이들이 긍정적이다. 그리고 예의도 바르다.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아이들이다.
특히 우리 반에 도움반 학생 2명이 있는데 모두가 도와주고 격려해 준 덕분에 이 두 학생의 성적도 같이 올랐다.
게다가 이때까지 지각이나 결석한 학생도 없으며, 말다툼이나 싸우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요즘 아이들 같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교사인 내가 봤을 때 존경스러울 정도이다. 이렇게만 성장한다면 분명히 모두가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원래 교사가 꿈이었나?
-그런 건 아니었다. 원래는 경영학을 공부했는데 다시 수능시험을 쳐서 교대로 들어갔다. 특히 내가 ROTC 출신이라 학생들을 대할 때 권위적인 모습이 나타나지 않을까 내심 걱정했는데 아이들을 보는 순간 그런 건 전혀 없었다.
결국 내 적성에 맞는 길을 선택해 후회 없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개인적인 계획으로는 대학원 진학을 생각하고 있다. 교사로서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것이 가장 큰 업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 앞서 실력이 뛰어난 교사보다는 인간적인 교사가 되고 싶다. 그래서 나중에 학생들에게 '인간미 넘치는 교사, 이왕걸'로 기억되고 싶기도 하다.
그리고 이제 겨울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아이들이 방학을 이용해 중학교 학습내용으로 예습하기를 원하고 있다. 방학 중 약 3주 동안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공부할 계획이다. 물론 이 또한 아이들이 먼저 나에게 제안했다.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남다른 아이들이다.
마지막으로 아직 시간은 조금 남았지만 2월 중순이면 아이들이 졸업을 한다. 벌써부터 떠나보내기 아쉬운 마음이 든다. 중학교에 가서도 지금처럼 잘 하길 바라며, 용암초 졸업생의 면모를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프로필 ▷1981년 부산 출생 ▷부산교대 졸업 ▷용암초등학교에서 초임근무 시작(2009. 9) ▷경상북도 발명대회 연구논문 1등급(2010. 5) ▷부모님과 여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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