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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사회종합

선남 소학리 주민, 상인 '불만 가득'

이성훈 기자 입력 2011.03.03 09:21 수정 2011.03.03 09:18

주민, 마을 통과 차량 때문에 위험하고 불편 '길 막자'/상인, 길 막으면 우린 어떻게 먹고 살라고… '길 열자'

↑↑ 지난달 23일 오전. 마을로 차량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주민이 길목을 막고 있다.
ⓒ 이성훈 기자

'제 옆 차량이 샛길로 빠지더니 보라는 듯이 방역 구간을 지나서 위쪽으로 나가더군요. 만약 샛길로 가는 그 차량이 구제역을 퍼트리면 어떻게 하실려구요. 생각 깊이 하셔서 거기에 설치하셨나 하는 의문이 생기는군요. 일부러 피해가라고 거기에 설치하셨는지요?' 지난달 중순경 한 대구시민이 성주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의 일부이다.

지난해 11월에 발생한 구제역 차단을 위해 방역초소를 운영한 지도 약 3개월이 지났다. 이렇게 구제역 방역활동이 장기화됨에 따라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곳이 있다.

그곳은 바로 선남 소학초소를 두고 있는 소학리. 불만이 제기되는 이유인 즉, 성주대교를 거쳐 이곳을 지나는 차량들이 방역소독을 피하기 위해 마을로 진입, 우회해 소독을 거치지 않고, 방역망을 빠져나가는 이른바 '얌체 운전자'때문이다. 특히 하루 중 차량통행이 가장 많은 출근 시간대에 옆길로 새는 얌체 운전자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처럼 마을을 통과하는 차량들이 늘어날수록 소학리 주민들의 불만도 더욱 커지고 있다. 주민들은 "안 그래도 좁은 길에 평소보다 많은 차량들이 다니니 위험하고, 불편하다"고 입을 모으며 "버젓이 옆길로 빠져나가는 차량들이 있는 한 이런 방역은 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군청 홈페이지 및 주민들의 직접적인 민원 제기에 따라 결국 군은 얌체 운전자들의 통행을 통제하기 위해 도로에서 마을로 진입하는 길목과 마을 안길 등을 막았다.

하지만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마을 진입로를 막자 인근의 상인들이 불만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 차량들을 진입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줄었다는 게 상인들의 주장이다.

초소와 인접한 한 식당 주인은 "모두가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고생하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나 또한 지역민으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하며 "하지만 식당으로 들어올 수 있는 길이 막히니 손님이 평소와 비교해 절반 이상 줄었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아울러 "평소에 오후 10시까지 영업을 했지만 요즘은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 관계로 7시면 문을 닫는다"고 덧붙였다.

이 식당과 가까운 한 철물점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철물점 주인은 "길목이 막히니 자연스럽게 가게를 찾는 손님이 없어졌다. 이에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며, 구제역이 장기화됨에 따라 생계마저도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피해를 입은 축산농가는 어떻게든 보상을 받겠지만 우리 같은 상인들은 그런 보상도 없으니 답답할 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소학2리 장광희 이장은 "통제를 하면 상인들이, 또 통제를 하지 않으면 마을 주민들이 불편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없는 길도 만드는데 공공의 길을 막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혹시나 추후에 이런 일이 또 발생한다면 그때는 초소 위치를 현 위치가 아닌 구 검문소 위치로 이동시켜 줄 것"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유관기관과 협의를 통해 현재의 초소 위치가 가장 적합한 것으로 판단했다" 고 밝히며 "민원 제기 후 주민, 상인 등 지역민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는 길목을 통제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또한 "3월 중·하순 정도가 되면 초소를 축소 및 철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니 불편하더라도 조금만 더 참고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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