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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자라는 생각으로 활동해야죠" - 성주재향경우회 박무웅 회장

이성훈 기자 입력 2011.03.10 08:58 수정 2011.03.10 09:05

학교, 놀이터, 공원 순찰로 아동범죄 예방/강 건너 불 보듯… 각박한 현실 안타까워

ⓒ 이성훈 기자

아동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사회 각계각층에서 이어지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범죄는 끊이지 않고, 날이 갈수록 그 수법마저 다양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동범죄 예방에 일조하고자 지역의 어르신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쳤다. 바로 '아동안전지킴이'가 지난 2일 성주경찰서에서 발대식을 가지고, 개학과 함께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 아동안전지킴이는 학교 및 학교 주변의 순찰을 통해 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예방하고, 비행청소년 선도 등을 통해 아동범죄 예방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기자는 아동안전지킴이로 활동 중인 성주재향경우회 박무웅 회장을 직접 만나 아동안전지킴이에 대한 소개와 함께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아동안전지킴이를 소개한다면?
-시대가 흐를수록 범죄양상이 다양해지고, 또 흉악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력만으로는 모든 범죄를 예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아동들이 마음놓고 놀 수 있는 놀이터마저 범죄의 장소가 되고 있으니 한시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이런 이유로 아동안전지킴이가 탄생했다. 주로 6∼70대로 구성됐으며, 총 26명의 지킴이가 활동하고 있다. 이 중 80%가 노인회분들이고, 나머지 20%가 경우회원들이다.
근무조를 편성해 보통 주 3일 동안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학교, 공원, 놀이터 등을 집중 순찰함으로써 아동보호활동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이전에도 이와 유사한 활동이 있었나?
-아동범죄 예방의 일환으로 2008년 5월부터 중앙재향경우회가 '실버폴리스제도'를 시범 운영했다. 초창기에는 경우회 단독으로 운영해오다 2009년부터 대한노인회와 합동체제로 운영하게 됐다.
결론적으로 2008년부터 아동지킴이 활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직접 아동범죄를 목격한 경험이 있나?
-2년 전인 것으로 기억한다.
중앙초등학교 근처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고 나왔는데 그때가 오전 7시경이었다. 나와 100m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벌어진 일이었는데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청년이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를 때리고 있었다. 그렇게 맞고 있던 여자아이는 어느 순간 학교(중앙초) 운동장으로 도망쳤고, 청년은 그 아이를 잡기 위해 쫓아가는 상황이었다.
결국 운동장에서 다시 잡힌 아이는 또 청년에게 맞기 시작했고, 나도 학교로 따라 들어가 그 청년이 아이를 때리지 못하게 몸으로 막았다.
그렇게 청년을 막고 있는 사이에 다행히도 여자아이는 그 자리를 피했으며, 약 10분 동안 그 청년과 나는 실랑이를 벌였다.
그 날 이른 시간이었기에 학교에는 교사나 학생들이 없었고, 학교에서 공사를 하던 인부들은 몇 명 있었다. 하지만 인부들은 그 상황을 보고도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내가 젊은 나이도 아니고 10분 동안 몸으로 청년을 막고 있는 것이 너무 힘들어 경찰을 불러달라고 했는데 그 인부들은 그 상황을 가만히 쳐다만 보고 있었던 것이다.
어찌됐든 그 아이가 좋지 않은 상황을 모면하게 된 것이 무척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다.

▲경찰이 된 계기는?
-원래는 경찰이 아닌 행정공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5급 공무원이었으며 4년 정도 일하다가 그만 두게 됐다.
이후 2년 동안 농사를 지었는데 이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었고, 내 일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다시 공직사회에 발을 내딛게 됐다. 결국 경찰에 입문하게 된 것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싶었던 마음이 나를 경찰로 이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의 계획은?
-우선 우리 아이들을 위한 아동안전지킴이 활동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 그리고 범죄 예방을 위한 홍보활동도 펼칠 계획이며, 경우회도 더욱 활성화시킬 생각이다.

▲그 외 하고 싶은 말은?
-앞에서 얘기했듯이 범죄가 일어나도 강 건너 불 보듯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렇게 각박한 현실이 정말 안타까울 뿐이다.
경찰과 이동안전지킴이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모두가 내 자식, 내 손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아동범죄 예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프로필 △1945년 성주읍 출생 △성주초·성주중·성주농고 졸업 △월남전 참전 △1974년 안동경찰서에서 초임근무 시작 △성주경찰서 방범지도계장, 용암·월항파출소장 등 역임 △현 성주재향경우회장 △내무부 장관 및 경찰청장 표창 외 다수 △부인 이일금 씨와 1남2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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