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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포커스초대석

"침체돼 있는 서예 활성화시켜야죠" - 소운 김영희(소운서예 원장, 문화예술협의회장)

이성훈 기자 입력 2011.06.02 09:25 수정 2011.06.02 09:24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서예 교육가로/경북서예대전 초대작가가 개인적 소망

ⓒ 이성훈 기자

서예는 문자를 소재로 한 조형예술의 한 종류이다. 특히 서예는 점과 선·획의 태세(太細)·장단(長短), 필압(筆壓)의 강약·경중, 운필의 지속과 먹의 농담, 문자 상호 간의 비례 균형이 혼연일체가 돼 조형미가 이뤄진다. 하지만 서예가 어느 순간부터 소외되고 침체되기 시작했다. 정성스레 먹을 갈고, 한 획 한 획 글씨를 써내려 가는 것이 고리타분하며 지루하다고 느끼게 됐다. 지역에서 이런 서예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활발한 교육을 펼치고 있는 이가 있다. 주인공은 바로 소운 김영희. 열정적인 교육을 통해 제자들이 각종 대전에서 많은 상을 받기도 했다. 기자는 먹 향기 가득한 서실에서 소운을 직접 만나 서예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함께 추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얼마 전 제자들이 입상을 했다. 소감은?
-그렇다. 제13회 대한민국 학생 미술대전에서 세 명의 제자들이 은상과 동상을 받았다.
제자들이 상을 받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이럴 때마다 뿌듯하며, 특히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황홀한 기분을 느낄 때도 있다.
미술대전이 있기 두 달 전부터 준비를 했는데 이 아이들이 그동안 많은 고생을 했을 것이다. 가르치는 대로 묵묵히 따라와 준 아이들이 대견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아무튼 제자들과 나까지, 모두 고생한 만큼의 보람이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제자(입상자)들의 반응은?
-스승인 나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입상했다고 얘기했는데 처음에는 다들 믿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지역신문을 통해 그 내용이 보도되자 다들 놀라고 축하해 줬다고 한다. 이번 입상을 계기로 제자들이 자부심과 자신감을 많이 얻은 것 같다.
또한 제자들의 부모님들도 고맙다는 말씀을 해 주시는 등 여기저기서 축하의 인사를 많이 받았다.

▲서예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이니까 1998∼9년부터 시작한 것 같다.
당시에 두통이 너무 심했다. 일주일에 2∼3일은 심한 두통에 시달리며 살았다. 그리고 외출할 때면 두통약은 반드시 챙기는 필수품이었다.
하지만 서예를 시작하고부터는 그렇게 심하던 두통이 점점 사라졌다. 아름답고 좋은 내용을 담고 있는 시조를 옮겨 쓰다보니 나도 그 시조에 매료돼 서예에만 집중하게 됐다. 그러면서 정신이 많이 맑아지게 된 것 같다. 결국 몇 년 전부터는 두통이 아예 없어졌다.

▲서예의 장점은?
-서예를 하기 전에는 지극히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하지만 서예를 시작하고부터는 내가 무언가를 하고 있으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또한 주부로서 살다가 이제는 서예가로 인정해 주는 것이 나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학생들에게 있어서 서예는 생각을 많이 하게 도와주며, 또 침착할 수 있게 해 주는 것 같다. 제자들이 '글을 쓰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진다'는 얘기를 종종 한다. 또 '서실에 들어왔을 때 풍기는 먹 냄새가 좋다'는 말도 하는 것을 보면 서예가 자라는 청소년에게 인성 및 자아발전 등에 많은 도움을 주는 것 같다.

▲취미나 특기는?
-예전에는 한지공예를 했었다. 요즘은 시간이 여의치 않아 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리고 뜨개질하는 것을 너무 좋아했었다. 우리 아이들 어릴 때 옷은 내가 직접 다 만들어서 입히기도 했다.
그 외에 취미라고 하면 음식을 만들어서 주위 사람들과 나눠 먹는 것, 노래 부르기, 탁구, 글짓기 등 생각해보니 많은 것 같다. 손으로 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남들보다 손재주가 좀 더 많은 것 같기도 하다.

▲앞으로의 계획은?
-잘 알다시피 서예가 많이 침체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읍사무소, 노인회관, 선남복지회관 등에서 서예를 가르치고 있다. 수강생 모두 하나같이 열정적으로 교육에 참여하신다. 내 욕심일지는 모르겠지만 좀 더 많은 수강생을 확보해 침체돼 있는 서예를 활성화시키고 싶다.
또한 지극히 개인적인 소망인데 경북서예대전의 초대작가가 되어 도대회에서 심사도 해 보고 싶다. 그 조건을 위해 나 또한 열심히 노력해야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문화예술협의회장으로서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힘을 키워 좀 더 발전하는 단체, 어디를 가더라도 인정을 받을 수 있는 단체로 만들어보고 싶다.

◆프로필 △1959년 고령 출생 △성주소방서 자문위원 △(사)대한민국서예대전 입선 2회, (사)경상북도서예대전 입선 10회, 영남미술대전·대구경북미술대전 입선 등, 아세아서화대전 은상 △도지사 표창 등 △남편과 1남1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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