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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사회종합

예산리 주민 배수펌프장? 글쎄…'

이성훈 기자 입력 2011.08.24 10:13 수정 2011.08.24 10:08

주민… 있어도 도로침수, 제구실하고 있나? / 郡… 최대시우량 넘었기 때문, 안심해도 돼

↑↑ 예산리의 한 주민이 7월 10일 오후 6시 30분 경에 찍은 수정아파트 입구 모습. 이날 집중호우로 인해 예산리 일대가 침수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 성주신문

성주읍 빗물배수펌프장(이하 배수펌프장)이 제구실을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예산리 일대 주민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다.

물폭탄이 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7월 10일 수정아파트를 비롯한 파도복어, 성주경찰서, 한전사거리 일대에서 하수도가 역류하는 등 도로가 침수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예산리 주민들이 지난해 준공한 배수펌프장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으며, 조속히 개선해 다시는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 줄 것을 성주군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민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배수펌프장은 총 194억 원(국비 110, 지방비 83)의 사업비가 투입됐으며, 대지면적 16,094㎡ 규모로 주요시설로는 펌프장 건축물 RC조 1동에 연면적 790㎡, 우수를 집수할 수 있는 유수지 1식(용량 18,391톤), 배수펌프 160kw 800mm 6대를 설치해 분당 420톤의 물을 이천으로 방류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읍 시가지의 우수를 원활하게 펌프장으로 유입하기 위해 배수로 1,586m와 배수문 3개소가 설치됐다.

예산리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며 주민대표를 맡고 있는 A씨는 "배수펌프장이 생겨 다시는 우리동네가 침수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런 기대와는 달리 도로가 또다시 침수됐으며, 많은 돈을 들여 준공한 배수펌프장이 과연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간다"고 전했다. 그리고 "배수펌프장이 소화할 수 있는 최대시우량이 49.4㎜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계속 배수를 하는 상황에서 54㎜의 시우량을 소화하지 못해 침수가 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를 할 수 없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7월 10일은 오후 3∼4시 사이 읍에 시간당 54㎜라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알다시피 그 날만 비가 온 것이 아니고 전날부터 많은 비가 내렸기 때문에 배수펌프장의 용량이 한계에 달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렇지만 그런 폭우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도 침수로 상황이 끝난 것은 배수펌프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전했다.

또한 A씨는 "결국 그 정도의 비도 소화를 해내지 못했으며, 거기다가 수문까지 모두 닫는 바람에 침수가 된 만큼 앞으로 또 이런 비가 온다면 읍 시가지가 물에 잠기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고 말했다.

현재 배수펌프장을 위탁운영 중인 농어촌공사 성주지사의 한 관계자는 "엄청나게 많은 비가 내려 이천의 물이 역유입되는 현상까지 발생해 기계가 침수될 상황까지 갔기 때문에 수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만약 기계가 침수되는 상황이 발생해 배수펌프장이 작동되지 않았다면 더 큰 피해를 불러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배수펌프장은 20년 빈도를 기준으로 설계됐다. 100㎜, 200㎜의 큰 비가 내리지 않는 지역일 뿐만 아니라 과대설계를 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므로 설계 및 관리, 운영에서도 현재까지 특별한 문제점은 없다"고 덧붙였다.

A씨는 또 다른 문제점을 지적했다. "배수펌프장은 설계부터 잘못됐다. 크게 보면 읍 시가지에서 3개의 물줄기가 배수펌프장으로 흘러 들어가는데 그 중 성주중고등학교 쪽에서 성주장례식장 방향으로 흐르는 물줄기는 설계에서 빠졌지만 그 물이 배수펌프장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결국 30%의 비율에 해당하는 부분이 설계에서 빠졌지만 그 물이 유입됨으로 인해 당연히 배수펌프장의 처리용량이 초과될 수밖에 없으며, 그에 따라 침수도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그 지역은 농경지, 늪지대 등으로 구성돼 있어 처음부터 설계에서 배제됐으며, 그쪽에서 흐르는 물이 모두 배수펌프장으로 유입되는 것은 아니고 예산천으로도 유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설계에서 빠진 지역들은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개선 및 보완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배수펌프장 완공으로 더 이상 수해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믿고 있던 예산리 주민들은 지난 집중호우로 인해 적지 않은 실망감을 나타냄과 동시에 침수의 정확한 원인구명 및 조속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에 군은 설계기준에 맞게 문제없이 완공된 배수펌프장에 대해 지역민 대다수가 만족하고 있으며, 또한 정부 차원의 수해대책에 발맞춰 개선해 나갈 계획이므로 재해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는 입장이다.

한편 건설안전과는 지난 19일에 열린 군의회 정례간담회에서 배수펌프장의 배수능력 향상을 위해 배수펌프 1대 증설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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