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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사회종합

이웃 돌아보는 따뜻한 명절 돼야

이성훈 기자 입력 2011.09.07 09:14 수정 2011.09.07 09:06

찾아갈 곳도, 찾아오는 가족도 없는 소외계층 많아

가족, 친지들이 오랜만에 모여 차례를 지내고, 오순도순 얘기를 나누는 것이 통상적인 명절 풍경이다. 생활은 어려워도 명절만큼은 넉넉하고 즐겁게 지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일 것이다.

하지만 명절이 달갑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명절증후군을 겪는 주부도, 귀성길에서 운전대를 오래 잡고 있는 가장도 아니다. 바로 우리 주변에서 살아가고 있는 소외계층이다.

독거노인이나 조손가정이 대표적인 소외계층으로 이들 대다수는 명절이라고 찾아오는 가족이 없음은 물론 마땅히 갈 곳도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보니 가족, 친지들을 맞기 위해 들뜬 마음으로 명절을 준비하는 것은 전혀 다른 세상의 이야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 것.

독거노인은 아니지만 금수면에 거주하고 있는 80대 노(老)부부의 경우 명절이라고 찾아오는 가족이 없다. 할아버지(87)는 "1남5녀를 두고 있는데 자식들 모두 살기가 힘들어서 명절이라고 찾아오는 일이 없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오래 전부터 명절을 쓸쓸히 보낸 것은 아니다. "원래는 우리가 대구 아들집에 갔었는데 작년부터는 몸이 아파서 갈 수가 없다. 그렇다고 아들이 데리러오는 것도 아니고, 누가 우리를 데려다주는 것도 아니니 갈 방법이 없다"는 말을 전했다.

이 노부부에게 명절이라고 찾아오는 이가 없다보니 평상시에도 찾는 이가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일주일에 한 번 도시락을 배달하기 위해 군청 직원이 노부부를 찾는 것이 전부이다.

할머니(84)는 "예전에는 우리 영감이 일이라도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둘 다 아파 아무 일도 못하고 한 달에 한 번 병원 가는 게 전부"이며 아울러 "손자, 손녀를 보고 싶지만 보러 갈 수 없으니 보고 싶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씁쓸한 얘기를 전했다.

조손가정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독거노인과 비교했을 때 함께 살고 있는 가족이 있기 때문에 다소 덜 외롭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는 정도이다. 한 조손가정 조모는 "명절만 되면 가족도, 맛있는 음식도 없어 손자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뿐"이라며 "그래도 손자들이 함께 있어 독거노인 신세는 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성주군 관내에 2천300여 명(2010년 말 기준)의 독거노인과 30여 세대의 조손가족이 생활하고 있다. 눈에 쉽게 띄고 찾아가기 쉬운 복지시설의 경우 정기적으로 봉사 및 후원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들은 다르다. 주변에 있다는 것은 알지만 노출이 되지 않아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생계비나 주거비 등 기초생활수급비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사회로부터 소외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제도마련이 필요하다. 관내 기관단체들도 눈에 보이는 곳뿐만이 아니라 마을 곳곳에서 외롭고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소외계층에 눈을 돌려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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