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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사회종합

성주참외 10㎏ 박스 운용, 그 결과는? (2)

이성훈 기자 입력 2011.10.26 09:12 수정 2011.10.26 08:52

반신반의하는 농민들, 이게 될까?

농민들은 지방자치단체와 의회가 추진하는 10㎏ 박스정책에 대해 반신반의하면서도 기존 박스의 전량회수에 협조했다. 이 사업이 '과연 될까'하는 반대여론과 의문도 많았지만 이론상 10㎏ 박스가 농가수익을 높여준다는 점에 대해서는 수긍하는 눈치였다.

군민의 세금으로 박스를 전량 교체해 주는 특단의 지원을 한 결과 성공의 열쇠는 농가수익의 증대로 나타나야 함에 따라 정책당국은 올해 참외시세와 농업인의 수익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본 기획취재팀은 농가 조수익의 증대를 확인코자 관내 공판장의 판매량 및 판매금액을 통한 참외유통현황과 전국 농산물시장의 방문취재 등을 통해 소포장 규격화가 실제 농가수익증대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찬성은 하지만 성공은 글쎄

앞서 보도된 기획취재 1편 '멀쩡한 15㎏ 박스를 왜 물탱크에'서는 소포장 규격화 사업을 시행하게 된 계기와 과정 등 성주참외의 유통형태가 변화를 시도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봤다.

소포장 규격화를 위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1천700여 명의 응답자 중 1천400여 명(83%)이 찬성에 손을 들었다. 결국 수치상 대다수의 농가가 찬성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소포장 규격화가 성공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머리로는 농가수익증대를 위해 찬성을 뜻을 나타내긴 했지만 막상 15㎏ 박스를 전량 회수하고, 10㎏ 박스라는 큰 변화를 맞이함에 있어서 기대보다는 불안함이 앞설 수밖에 없었다.

관내 한 작목반 관계자는 "다른 농산물의 소포장 추세를 봐도 그렇고 이런저런 조건을 따져봤을 때 10㎏으로 가는 것이 맞기는 하지만 이것이 하루아침에 바뀌게 되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알 수 없는 불투명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관내 농가들이 많은 걱정을 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군 관계자도 "농민들뿐만 아니라 우리 역시 걱정이 많았다. 설문조사, 홍보, 회의, 간담회, 공청회 등 검증에 검증을 거쳐 시행한 사업이지만 행여나 좋지 않은 결과가 나타나 농민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도 있었기 때문에 하루하루 참외시세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판매량 비슷해도 판매금액은 '껑충'

참외농가수익 증대 여부는 관내 공판장별 참외유통현황을 살펴보면 비교적 쉽게 유추할 수 있다.

특히 관내에서 가장 많은 물량이 거래되는 참외원예농협과 농산물산지유통센터의 판매량과 판매금액이 농가수익 파악의 바로미터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참외원협의 경우 판매량은 2008년에 25,196톤, 2009년 24,361톤, 2010년 20,184톤, 2011년 10월 현재 20,461톤으로 집계됐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판매량보다는 판매금액이다. 2008년 470억4천600만 원, 2009년 481억200만 원, 2010년 442억3천200만 원, 2011년 520억4천800만 원으로 조사됐다.

농산물유통센터는 2008년 21,655톤, 2009년 23,755톤, 2010년 22,235톤, 2011년 20,899톤의 판매량을 나타냈으며, 판매금액은 2008년 406억1천500만 원, 2009년 452억8천만 원, 2010년 481억6천800만 원, 2011년 507억5천8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예년에 비해 판매량은 줄었지만 판매금액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함께 군청 농정과에서 매일 집계하는 '참외출하 및 판매현황'을 살펴보면 10월 19일 기준 누계 판매량은 63,489,980㎏으로 전년(61,159,770㎏)보다 4% 증가했으며, 누계 판매금액 역시 1천605억9천970만2천 원으로 전년(1천388억9천828만7천 원)보다 16% 증가했다.

소포장으로 인해 가장 많은 관심거리가 되고 있는 ㎏당 평균단가는 19일 기준 1천247원으로 전년(896원)과 2009년(461원)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을 알 수 있으며, 판매금액도 상품 3만4천 원(전년 3만9천 원), 중품 2만3천 원(전년 동일), 하품 1만1천 원(전년 1만 원)을 나타내며 15㎏과 10㎏ 사이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 오래 전부터 유통전문가들은 "도매시장에서 소포장 농산물 출하가 빠르게 정착되고 있지만 참외는 여전히 15㎏으로 출하되고 있어 소비 활성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특히 대형마트의 경우 자체적으로 2㎏, 3㎏ 등 다양한 소포장 상품을 판매함으로써 참외 소비에 대한 변화를 이끌고 있는 만큼 도매시장 역시 소포장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서울가락농수산물도매시장의 한 경매사는 "성주참외의 10㎏ 소포장 규격화를 중도매인들도 오래 전부터 기대하고 있었다"고 전하며 "올해부터 소포장을 추진해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겠지만 현재까지 15㎏과 10㎏의 큰 가격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성공적인 유통변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취재2팀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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