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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로 문제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 - 봉현장학회 설립자 변봉기 씨

이성훈 기자 입력 2011.11.03 14:37 수정 2011.11.03 02:15

어려운 환경의 학생들 돕고 싶어/기자로서의 임무도 충실히 할 생각

ⓒ 이성훈 기자

'장애는 남들보다 조금 불편할 뿐이다. 그렇다고 결코 불행한 것은 아니다' 언론 등을 통해서 장애를 극복하고 본인의 희망대로 멋지게, 그리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주위에서 봤을 때 '저렇게 불편한 사람이 어떻게 저런 삶을 살 수 있지'라는 의아함이 드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현실을 극복하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다. 우리 지역에도 장애를 극복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살아가는 이가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변봉기 씨. 변 씨는 8월에 봉현장학회를 설립한 후 지난 19일 장애로 조금은 불편한 생활을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뜻깊은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에 기자는 변 씨를 직접 만나 봉현장학회를 설립하게 된 계기와 함께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봉현장학회를 소개한다면?
-내 이름 변봉기의 '봉'자와 아내 신현숙의 '현'자를 따서 봉현장학회라 이름 붙였다.
이 장학회를 설립하기 전에는 약 10년 전부터 사회복지법인 복지마을과 실로암, 관운사 가야복지재단 등에 연 1∼2억 원 가량의 기부 및 성품 전달을 해왔다.
그러다가 올해 8월에 아내와 함께 장학회를 설립하게 됐다. 이에 지난 19일 제1회 봉현장학금 수여식을 갖게 된 것이다. 이 장학금은 1년에 500만 원씩, 10년에 걸쳐 지급될 예정이다.
별다른 뜻은 없다. 그저 힘들고 어려운 환경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을 돕고 싶었다. 그 학생들이 비록 지금은 힘들지 모르지만 미래를 이끌어 갈 주역이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더욱 학업에 정진해 주면 좋겠다.

▲장학생 선발 기준은?
-이번 장학금은 관내 초, 중, 고교에서 총 10명의 학생들을 선발해 각 50만 원씩 전달했다.
선발은 내가 직접 한 것은 아니다. 교육지원청의 심사를 거쳐 선발된 학생들에게 장학금이 주어졌다.
이번이 1회이다 보니 나(기부자)의 뜻에 따라 장애 학생들 위주로 선발한 것 같다. 내년에는 다시 교육지원청과 협의를 거쳐 많은 학생들이 골고루 수혜를 입을 수 있도록 장학생을 선발할 계획이다.

▲주위의 반응은?
-수여식 당일에 친구들과 지인들이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셨다. 그리고 주위에서도 '좋은 일 많이 한다'고 격려의 말을 많이 전하신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장학금을 받게 된 학생들이나 그 보호자가 고맙다는 말을 전할 때 가장 기분이 좋고 보람을 느낀다.

▲언론인으로서의 활동은 어떠한가?
-2009년 2월에 명예퇴직을 했다. 그 당시 아버지께서 크게 상심을 하셨다. 공무원으로 있을 때는 아버지께서 많이 좋아하셨다. 하지만 공무원을 그만 두게 되자 흔한 말로 기가 많이 죽으신 모습이었다. 그 후로 집에만 계실 정도였으니 아들인 내가 보기에도 너무 안타까웠다.
그러다가 지인의 권유로 신문사에 몸담게 됐다. 다시 공무원은 될 수 없었지만 기자로서 군청 출입을 시작한 것이다. 그때부터 아버지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셨다.
이렇듯 아버지의 기를 살려드리기 위해서 기자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기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공직생활을 오래 해서 그런지 지역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들도 쉽게 알 수 있고, 또 친구 등 지인들이 많아서 여러 가지 정보도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어 큰 어려움 없이 맡은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기부문화가 확산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기부는 결코 돈이 많은 사람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형편에 맞게 단돈 1천 원이라도 기부를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비록 액수는 얼마 되지 않더라도 그 돈이 누군가에게는 몇 배나 더 큰 힘으로 다가갈 것이다.
그리고 정년이 될 때까지 기자 업무도 충실히 수행할 생각이다. 돈을 벌기 위해, 출세를 위해 기자를 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태어난 이곳에서, 지역과 지역민을 위한 기자로 남고 싶을 뿐이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세 살에 소아마비를 앓고,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성장했다. 누가 봐도 쉽지 않은 인생을 살아온 것이다.
장애를 편견으로 보는 사람들에게 나도 의도치 않게 적지 않은 상처를 준 것 같다. 나로 인해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베풀면서 살고 싶다.
그리고 장애로 문제될 것은 없다. 지금도 장애라는 편견으로 고통받고 있는 장애인들은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길 바란다. 그렇게 생각하고 노력하면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은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필 △1955년 성주읍 출생 △성주초·성주중·성주고·대구보건대 졸업 △2009년 2월 보건사무관 명예퇴직 △국무총리, 보건복지부 장관, 도지사 표창 등 △부인 신현숙 씨와 3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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