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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립교육원 설립,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성훈 기자 입력 2011.11.17 09:38 수정 2011.11.17 09:13

성주 공립교육원 설립 공청회 개최/주제발표, 패널 토론… 찬반여론 팽팽

ⓒ 이성훈 기자

성주 공립교육원(이하 교육원) 설립이 팽팽한 찬반 논쟁을 벌이며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성주군이 주최한 가운데 지난 4일 군청 대강당에서 교육원 설립의 당위성과 필요성에 대한 군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코자 '공립교육원 설립 공청회'가 개최된 것. 이날 김항곤 군수를 비롯해 도의원 및 군의원, 성환이 교육장과 관내 학교 관계자, 학부모 등 25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가득 메우며 교육원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먼저 정현표 총무과장의 교육원 설립 추진방향에 대한 설명이 진행됐으며, 이후 도정환 전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연합회장, 이창희 교육지원청 장학사, 최성고 교육발전위원회 사무국장으로부터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계속해서 설문조사를 대행한 (주)리서치코리아의 설문조사 결과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 후 본격적인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은 백철현 군의원이 좌장을 맡았으며, 주제발표자 3명을 비롯해 김종환 대구공업대 교수, 송진건 성주고 교사, 김승수 성주여고 교사, 신기섭 고령 대가야교육원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먼저 김종환 교수는 "오랜 시간동안 교육계에 종사하며 느낀 점들을 바탕으로 바라봤을 때 찬성의 입장을 나타낸다"며 "교육원이 단순히 특별한 학생들만 모아서 따로 교육시킨다는 시각으로 바라보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교육은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가 동참해야 할 문제인 만큼 설립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을 펼칠 것"을 주장했다.

신기섭 교육원장 역시 "고령도 교육원 설립 시 반대 목소리가 높았지만 현재는 교육원 분원 설립이 선거의 공약사항으로 대두될 만큼 교육원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며 찬성의 입장을 나타냈다. 또한 "교육원이 설립된다고 해서 그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만큼 20∼30년 후에는 지역발전에 분명히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와는 반대로 송진건 교사의 경우 "관내 학생 대부분이 성주고 입학을 희망하고 있으며, 성주고와 성주여고도 어느 정도의 위치에 도달했기 때문에 굳이 교육원을 설립할 이유가 없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아울러 "현재 학교시스템에서 약간의 보완만 이뤄지면 교육은 충분한 만큼 우수 학생에 대한 관심을 조금만 더 기울이면 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승수 교사 또한 "교육원이 있어야만 지역교육이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과거는 수능점수가 많은 부분을 차지했지만 현재는 학교생활의 모든 부분이 중요해진 결과 농촌학생들도 준비만 잘하면 지역균형선발로 충분히 서울대 입학이 가능하다"고 전하며 "학교 자체에 모든 것을 맡겨 자율적, 탄력적으로 교육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중 간의 찬반여론도 팽팽히 맞섰다. 찬성입장을 밝힌 대다수의 청중은 "비록 내 아이가 아니라도 누군가의 아이가 교육원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는다면 우수학생 육성은 물론 성주의 발전까지 기대할 수 있다"며 교육원 설립에 대한 당위성을 피력했다.

반면 반대입장을 밝힌 청중들은 "소수의 선택받은 인원에 대한 막대한 예산 투입은 학습 평등권에 위배될 수밖에 없다"며 "전체 학생들을 위해 문화활동 등 특기적성교육에 대한 투자를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교육원 설립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공청회가 마무리된 후 군 관계자는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를 모두 접했다. 하지만 교육문제로 매년 유출되는 인구가 200여 명에 이르는 만큼 교육원은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될 것"이라며 "반대의 입장, 그리고 교육원에 대해 아직 잘 모르고 있는 지역민을 위해 홍보와 설득을 병행한 추진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고령, 합천, 군위, 순창 등 기 운영 중인 교육원의 장점을 토대로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만큼 교육원 설립에 많은 지역민이 협조와 관심을 보내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교육원은 성적이 우수한 일정 규모의 중·고생(학년별 2개반씩 200명 내외)을 대상으로 별도의 장소에서 군 예산(건물 신축 20억·운영비 연 10억 원 이내) 등을 투입해 집합교육(무료) 형태로 운영하며, 시기는 2013년까지 건물신축 및 운영의 세부규정을 마련해 2014년 초 개원을 목표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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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발표 내용>

제1주제 공립교육원 설립의 필요성
도정환 전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연합회장

성주군 인구 80% 이상이 참외농사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자녀교육에 학부모들이 전력질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오로지 학교 교육 및 과외 또는 학원수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 시점에 성주도 타 지역처럼 공립교육원 설립이 시급하다고 판단된다. 가까운 예로 인근 고령은 2006년부터 대가야교육원을 운영하며 소위 일류대학에 진학시키는 쾌거를 이루고 있다.

공립교육원은 말 그대로 개인이 운영하는 것이 아닌 지방자지단체에서 운영하는 것을 말하며, 최근 몇 년 사이 지자체에서 획기적인 지역 살리기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공립교육원 운영에 따른 효과로는 우선 지자체의 적극적인 교육지원에 따라 학생 및 학부모의 애향심이 고취되며, 외부 우수강사진 확보를 통한 주문식 강의로 과외 및 학원 등 사교육비가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우수대학 진학이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날 것이며, 양질의 강사진과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대구 등 타 지역으로의 인구유출 방지 및 역 귀향으로 인한 인구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결론은 인재육성을 위해 교육비를 부담하더라도 인근 대도시로의 인구 유출이 발생함에 따라 도·농간 교육격차 해소 및 인구감소, 지역인재 육성차원에서 지자체의 공립교육원 설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2주제 공립교육원 설립 이렇게 생각한다
이창희 교육지원청 장학사

학생 1명이 교육문제로 고향을 떠나면 최소한 인구 4명이 감소한다. 인구감소를 고민하는 농어촌 기초단체장으로서는 고육지책으로 공립학원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

공립학원은 학부모들에게 굳이 타 지역으로 가지 않아도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 주고 도시로 전학을 가는 현상이 눈에 띄게 줄면서 지자체들은 공립학원의 필요성에 점점 더 확신을 가지게 됐다.

하지만 배려와 나눔을 통한 글로벌 창의 인재 육성이라는 2009개정 교육과정의 취지에 견주어 인재가 공부 잘하는 사람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기에 공립학원이 성적지상주의라는 줄 세우기를 한다는 비판을 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설립 목적이 명문대 합격생을 배출하는 데 있다면 별도의 시험을 통해 뽑힌 소수의 학생들로만 꾸려질 수밖에 없어 학습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설립 추진 시 재원 확보와 운영의 효율성을 꾀하기 위해 출향인사의 역량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며, 관련 조례 규정 등 법적 근거 마련을 통해 교육원에서 직영하는 방식으로 운영해야 프로그램은 물론 성적관리와 학생상담까지 강사 책임 하에 이뤄짐으로써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아울러 고등학교부터 시작해 결과를 검증한 후 점차 그 범위를 넓혀 가는 것도 고려해 볼만한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제3주제 공립교육원 설립 어떻게 생각하나
최성고 (사)교육발전위원회 사무국장

제도권교육의 한계가 경쟁구도를 만들 수 없다. 모든 학력은 경쟁을 통해 향상되지만 현행 교육제도는 비교, 줄 세움, 상대평가 등 인위적 경쟁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교발위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학생 간 경쟁, 학교 간 건전한 경쟁을 통해 교육발전을 도모코자 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학력경시대회나 장학생 선발을 경쟁에 의해 선발토록 추진했다.
우수학생은 특별히 지원 양성해야 한다. 학교, 지역, 국가의 3% 정도의 인재가 지역과 나라를 빛낸다고 한다.

따라서 공립교육원의 수월성 교육과 학교의 보편적 교육을 병행하며 역할분담을 해 나갈 때 최고의 성과가 나타날 것이다.

단, 제도권교육의 지원금을 줄이지 않고 새로운 교육재원을 증액해 교육원을 운영해야 하며, 최고의 강사진을 편성해 최우수학생 중심의 신뢰받는 교육을 해야 한다.

아울러 과거 실패 사례를 참고, 투명하게 운영해 최우수학생들이 엄격한 시험을 통해 모집돼야 하고, 이들의 무한 자유경쟁을 통해 선택과 집중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교육지원의 금액이 많은 만큼 끊임없는 평가분석이 필요하다. 뼈를 깎는 혁신으로 변화를 모색해가야 한다. 어제의 모델이 오늘에 적용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며 이 때문에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교육은 투자가 많을수록 좋다. 그리고 단체장의 강한 의지가 성공의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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