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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사회종합

공공비축미 성주 농민들도 외면하나

이성훈 기자 입력 2011.11.24 09:05 수정 2011.11.24 08:38

지난해보다 낮은 매입실적 나타내… 전국적 추세 / RPC 수매, 가격상승 기대로 출하 필요성 못 느껴

↑↑ 지난 17일 오후 초전면 일원. 집중호우와 일조량 부족으로 가을걷이가 예년보다 늦어진 가운데 한 농가가 누런 들판에서 벼 수확 및 탈곡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 이성훈 기자

공공비축미 매입실적이 당초 계획에 못 미칠 전망이다.

성주군은 공공비축미 매입량을 지난해와 변동이 없는 7만9천749포(건조벼, 포/40㎏)로 계획하고 있다. 매입가격(우선지급금)은 특등 4만8천550원, 1등 4만7천 원, 2등 4만4천910원 등이며, 매입은 지난 7일부터 시작해 12월 8일에 마감한다는 방침이다. 매입품종은 일품과 화영이다.

현재(16일 기준)까지 매입된 양은 2만450포로 전체 계획 물량의 25.6%를 매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의 경우 당초 계획됐던 7만9천749포에서 2만3천여 포를 추가해 10만3천174포를 매입했다. 10만3천174포를 현재 기준으로 따져보면 27.7%의 실적을 나타냈으며, 당초 계획이었던 7만9천749포를 기준으로 따져보면 35.8%라는 실적을 나타냈다.

결국 현재의 25.6%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낮은 실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앞으로의 매입량이 얼마나 늘어날 것인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우선지급금보다 높은 쌀 시세와 전국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저조한 매입실적을 감안해보면 당초 계획했던 물량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쌀값이 비교적 잘 나오고 있고, 또 추후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농민들의 기대심리가 겹쳐 출하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며 "쉽게 예측할 수 없지만 현재의 추세로 미뤄봤을 때 전체 계획된 양의 70∼80%정도가 매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성주에는 RPC(미곡종합처리장)가 없는 만큼 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인근 고령, 김천, 하빈지역의 RPC에 출하를 하는 농민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농민회에서는 일찌감치 4만7천 원에 출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농민회 관계자는 "농민들을 위한 쌀값 보장이 되지 않고 있는 관계로 출하하기 어려우며, 가격이 6만 원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2010년도 쌀 제고량이 별로 없어서 가격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태국에서 발생한 물난리 등 세계적 여건을 감안했을 때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특히 "군청 또는 농협 군지부 앞에서 쌀 야적 시위를 계획 중"이라며 "특별한 조치가 없을 경우 야적 시위를 통해 농민들의 입장과 요구사항을 전달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쌀전업농 관계자 역시 "구지RPC의 경우 5만5천 원에 수매하고 있으며, 김천 건양RPC에서도 이미 5만5천 원이라는 가격을 제시한 바 있다"고 전하며 "시중에서 이미 5만5∼6천 원의 가격대가 형성돼 있는 상황이니 만큼 선뜻 공공비축미로 내놓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년 1월에 정산을 해봐야 알겠지만 후지급금을 합쳐도 5만2∼3천 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쌀값 상승을 기대하고 공공비축미, RPC 둘 중 어느 곳에도 출하하지 않고 보관을 하고 있는 농가들도 꽤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농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힘들게 지은 농사인 만큼 더 높은 가격에 출하하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군의 경우 정부에서 정한 가격인 만큼 농민들의 요구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기 힘든 점 역시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하지만 문제는 당초 계획보다 적은 양이 매입됐을 경우이다. 군 관계자는 "이럴 경우 이듬해에 배정 받는 물량이 줄어들게 된다"며 "공공비축미 배정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행여나 내년 농사가 흉작이 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쌀전업농 관계자도 "무턱대고 출하를 거부하는 것은 안 된다. 어느 정도 수준에 맞게 출하하도록 각 면에서도 조율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히며 "2년 연속 흉년이어서 내년 역시 풍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당장 지금만 보지 말고 장래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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