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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사회종합

성주읍 물난리 人災·天災 논란

이형동 기자 입력 2012.09.27 10:19 수정 2012.09.27 10:20

배수펌프장 의심 "인재다" / 예산천 역류 "천재다"

태풍 산바 피해로 초토화된 성주군이 점차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성주군은 전 행정력을 동원해 피해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전국 각지에서도 지역을 찾아 피해복구에 구슬땀을 흘려 지난 22일 성주읍이 정상화됐다. 군은 오는 27일까지

군 전역에 대해 임시복구를 완료한다는 계획으로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번 태풍으로 군에서는 주택 침수 및 파손 406호, 상가 276호, 차량침수 100여 대 등 총 1천216명의 이재민이 발생됐다. 특히 산사태로 인해 1명이 사망했으며, 실종 1명과 부상자가 속출했다.

군에 따르면 23일 현재 교량 및 도로 유실 등 도로 68건, 제방유실 등 하천 80건, 산사태 45건, 배수로, 농로, 농배수로 진입로 등 179개소 등과 농작물 615㏊ 농업시설 213㏊ 등의 피해를 입었다. 또 축사침수로 가축 2만여 두가 폐사됐다. 그러나 공장 피해가 집계가 되지 않은 가운데 20여 개의 공장이 침수 및 산사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

이번 태풍피해로 군은 피해금액은 총 340여 억원이 넘었으며,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17일 오후 4시 비가 그치면서부터 실시된 복구는 23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23일 현재 8천500여 명의 인력과 장비가 투입돼 복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가운데 성주읍 시가지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지만, 면 단위 피해복구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고, 도로와 제방 등 각종 시설물의 복구는 아예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진흙으로 뒤덮인 주택과 식당 바닥을 소방관들이 소방 호스를 이용해 씻어내면서 바닥은 조금씩 예전 모습을 되찾았고, 흙탕물에 젖은 침대와 장판 등 가재도구들은 하루아침에 쓰레기로 변해 곳곳에 쌓여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그나마 건진 그릇과 옷가지 이불 등은 자원봉사자들이 나서 씻고 닦아내지만 끝이 보이지 않아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한숨을 지을 틈도 없이 바쁜 손놀림을 보였다.

경산리 주민 이 모(47세) 씨는 "말문이 막히고 앞이 캄캄할 뿐이다.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며 그릇들을 건저내기 바빴다.

또 다른 주민 정 모(56세)는 "물이 이렇게 빨리 차 오를 줄 몰랐다. 한순간에 방 안으로 들어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 정도의 피해이면 재난지역을 선포해 정부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엿다.

복구가 시작된 첫날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가 피해현장을 찾아 수재민들을 위로하고 복구에 나섰으며, 김관용 경북도지사, 송필각 도의회 의장, 백선기 칠곡군수와 김학희 군의장, 조명곤 대구지검장 등이 수해현장을 방문해 주민들을 위로하고 복구에 땀을 흘렸다.

이번 피해복구에는 50사단 및 공군 장병, 칠곡군 공무원, 경북도 소방본부 및 구미소방서, 새누리당 경북도당, 계명대, 금오공대, 경북과학대학, 구미한화기업봉사단, 충남의용소방대연합회, 전국자원봉사연맹, 동부한농, 한국전기안전공사, 성주군 기관단체 및 공무원 등 민·관·군이 복구에 안간힘을 기울였고, 특히 해병대전우회는 인명구조에 나섰으며, 삼성전자, LG전자, 귀뚜라미보일러 등에서는 수리점검반을 운영했다.

한편 이번 피해를 두고 일부 주민들은 "194억 원을 투입해 준공한 빗물배수펌프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침수됐다"며 이번 피해를 인재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빗물배수펌장은 이날 오후 2시가 넘어서부터 이천 역류와 예산천 범람으로 유입되면서 오후 2시 25분부터 3시 39분까지 중지됐다.

이에 대해 성주군상하수도 관계자는 "폭우로 이천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예산천이 역류해 정상가동 중인 펌프장으로 유입되면서 발생한 천재지변"이라고 밝히며 "일부 주민들은 배수장만 있으면 침수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펌프장의 기능은 성주읍 시가지 빗물을 처리하는 것이지 하천이 범람해 유입되는 강물도 처리하는 것으로 잘못알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또 "오후 2시 24분경 펌프장 내 수위상승으로 인해 전기모터에 물이 들어갈 염려가 있어 3천300V의 고압의 누전에 의한 감전사고 및 파손우려로 부득이 가동이 중단됐다"고 덧붙였다.

군 관계자는 "시가지 침수사태에 대해 문제점을 면밀히 검토·분석해 예산천 및 이천의 하폭 확장과 펌프장을 50년 빈도에 맞도록 재조정 하는 등 다각도 해결책을 마련해 재해피해 최소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빗물배수펌프장은 시간당 49.4mm로 20년 빈도 설계기준으로 194억을 투입해 2010년 3월 완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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