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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의 꿈과 비전에 대해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 이헌희 성주교육지원청 교육장

최행좌 기자 입력 2015.04.14 13:13 수정 2015.04.14 01:13

ⓒ 성주신문
지난달 성주교육의 최고 수장이 바뀌었다. 제32대 성주교육지원청 교육장으로 취임한 이헌희 교육장이다. 1979년 김천 아포고 교사로 교직생활에 첫발을 들여놓은 이 교육장은 경상북도교육청 장학사, 구미여고 교감, 울진 기성중 교장, 김천교육지원청 및 경산교육지원청 교육지원과장 등을 역임한 36년 경력의 교육 전문가이다. 이에 이헌희 교육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성주교육에 대한 중점사항과 교육철학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제32대 성주교육지원청 교육장으로 취임한 소감은?
먼저 인재육성이라는 큰 목표 앞에서 교육장으로서의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그러나 이 책임을 기꺼이 받아드리겠다. 우리나라 발전의 원동력은 교육이고 교육열이었다. 인재육성 제일의 성주교육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학생에게는 꿈을, 교직원에게는 보람을, 학부모에게는 만족과 감동을 주는 교육행정'을 펼치겠다.

■ 임기 중 중점을 둔 교육방침이 있다면?
학교는 학생의 가치를 실현시켜줘야 한다. 그 가치가 지금 교육의 화두가 되고 있는 꿈과 끼(재능)이다. 이것을 발현시켜줘야 한다. 이를 뒷받침해 주는 것이 학력과 인성이다. 학교교육은 학력신장과 인성함양이라는 두 개의 트랙으로 이뤄져 있다. 인성이 뒷받침 되지 않는 꿈은 탐욕에 불과하고, 학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 재능은 무력하다. 학생들에게 꿈과 비전은 공부의 이유이자 방향이며 자기 정체성이다. 또 꿈과 비전이 있을 때 자기주도적 학습이 되고 의욕이 넘쳐나는 것이며, 요즘 문제가 되는 학교폭력이라는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행복한 학교가 된다. 학교와 교사는 학생들의 꿈과 재능을 키워주는데 많은 고민과 성찰이 있어야 한다.

■ 교직자로서 기억에 남는 일이나 보람된 일은?
교직의 길을 택한 것 자체가 보람된 것이라고 본다. 여고 근무시절 한 여학생을 지금까지 잊지 못하고 있다. 우리 반에서 학력이 가장 떨어지는 학생이었는데 하루는 성적 관련 상담 중에 울면서 "공부 못하는 서러움을 가장 모르는 사람이 선생님이다"고 하는 말이 충격이었다. 초임시절 열정만 가득했지 소통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2004년에 '세계의 지명과 유래'라는 책을 발간했다. 지리수업시간에 지명에 관한 책을 내겠다고 학생들과 약속했는데 5년만에 책을 출간해 약속한 학생에게 책을 기념으로 줬는데 학생이 오히려 "고맙다"고 했을 때 보람을 느꼈다. 그리고 경북지리교사들이 출판기념회를 열어준 일도 보람으로 기억된다.

■ 교사가 된 계기는?
초등학교 시절 주변에 장래 모델이 될 만한 사람들이 없었다. 다들 가난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만나는 선생님이 당연히 삶의 모델이 됐다. 초등학교 시절 우연히 김찬삼씨의 '세계무전여행기'를 읽었다. 그 책은 내게 세상을 내다보는 창문이었고 미래를 내다보는 창이었다. 그 때의 전율을 잊지 못한다. 초등학교 때 고등학교 지리교과서까지 다 외울 정도였다. 결국 경북대 사범대학 지리교육과를 택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고 평생의 업(業)이 됐다. 좋아하는 것을 했으니 보람된 삶이었다.

■ 성주에 대한 느낌은 어떤지?
한 마디로 'Dynamic(역동적)'이라고 느꼈다. 여기 살아 본적도 근무해 본적도 없는 낯설음은 어색함이 아니라 새로움으로 다가왔다. 지역 경관은 비닐하우스가 노지보다 더 많아 밤에 봤을 땐 바다로 착각했을 정도다. 특히 축하 전화에 참외가 빠지지 않을 만큼 참외는 성주의 랜드마크가 됐다. 랜드마크를 만들고 인정받는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성주라는 지역사회의 역량이라 생각한다. 조선시대 지리학자인 이중환의 택리지에 성주에 대한 기록이 나온다. 성주는 비옥해 물산이 풍부하고 문인과 현사가 많은 문예의 고장이라고 생각한다. 성주교육은 이것을 계승·발전시켜야 한다.

■ 교육철학이나 좌우명이 있다면?
자라나는 학생들은 모두 국가의 인재들이고 귀한 자원이다. 이솝의 '토끼와 거북이' 우화가 있다. 나는 스토리의 주인공을 거북이가 아니라 토끼로 보고 있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어도 꿈과 비전, 방향과 목표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다소 부족하고 모자라도 꿈과 비전이 있으면 결국 나름의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거북이의 교훈이 함께 한다.
교육은 꿈을 갖게 하고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꿈과 비전이 있을 때 자신의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다가오는 '꿈의 사회(Dream Society)'에는 스토리가 키워드가 된다. 생텍쥐페리의 말처럼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끝없이 키워 주면 배는 자동적으로 만들어진다.
어느 하나의 좌우명으로 인생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생각해보면 '유수봉하해(流水逢河海, 끊임없이 흐르는 물만이 바다를 만날 수 있다)'와 장자의 덕충부편에 나오는 '허왕실귀(虛往實歸, 비워서 가면 채워서 돌아올 수 있다)', '엽락귀근(葉落歸根, 잎은 떨어져 뿌리로 돌아간다)'이라는 시구(詩句)를 좋아한다.

■ 평소 여가생활은 어떻게 보내시며, 취미와 특기는?
역사서와 지리서를 읽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리고 여행과 사색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역사와 지리는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습과 방향을 모색해 주는 카운슬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대동여지도를 만든 고산자 김정호 선생은 "애국은 먼저 그 땅을 알고 그 땅위에 사는 사람을 아는 것"이라고 했다. 지리를 알고 역사를 읽으라는 뜻과 크게 다르지 않다.

■ 앞으로의 계획은?
성주군의 학생 수가 격감하고 있다. 현재 유·초·중·고 3천400여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학생 100명 이상 되는 학교가 초등 3교, 중학교 3교이다. 16개교가 농촌 소규모학교이다. 인구 재생산력의 문제는 전국적인 현상이어서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농촌 소규모학교의 교육 활성화 문제이다. 학생 수가 너무 적어서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인성과 사회성 발달이란 측면에서 적정규모 학교육성과 작은 학교가꾸기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할 것 같다.

■ 학부모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하나의 학교, 한 명의 인재를 키워내는 데는 지역사회의 결집된 역량이 필요하다. 교육은 학교와 교사들만의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일이다. 자녀들의 꿈과 비전에 대해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 그리고 삶에 대해 의미 있고 가치 있는 프레임(frame) 즉 긍정심리를 물려주면 좋겠다. 성주교육을 위해 학부모님들의 관심과 격려가 함께 했으면 좋겠다.
최행좌 기자

이헌희 교육장 △김천 출생 △경북대 사범대 지리학과 졸업 △1979년 김천 아포고 교사로 첫 발령 △경상북도교육청 장학사, 구미여고 교감, 울진 기성중 교장, 김천교육지원청 및 경산교육지원청 교육지원과장 등 역임 △아내와 1남2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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