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more
인물 포커스초대석

"장애인에게 차별 없는 사회였으면 좋겠습니다" / 이재근 성주군장애인협회 회장

최행좌 기자 입력 2015.04.28 09:17 수정 2015.04.28 09:17

ⓒ 성주신문
지난 20일은 장애인의 날이었다. 성주군에 거주하고 있는 장애인는 3천500여명에 이르며, 이재근 회장이 이들을 대표해 10년째 장애인협회를 이끌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군민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손잡고 함께 가는 사회를 앞당기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 21일 이재근 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장애인협회에 대한 소개와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장애인협회에 대한 소개와 회장을 맡고 있는 소감은?
장애인협회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 인식 개선과 장애인들의 사회 참여 확대, 재활 및 자립을 도모해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설립됐다. 20여년 전 장애인들을 위한 협회 설립을 위해 노력한 결과 1991년 13명의 발기인이 모여 협회를 설립했다. 현재는 관내 3천500여명의 회원들이 있다. 그동안 총무, 부회장을 거쳐 2006년 제6대 지회장으로 취임했다. 어느덧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이제 협회는 내 일상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잡았다. '항상 남을 위해 봉사하고 어려운 사람에게 도움을 주자'는 신념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 어울림한마당을 함께 개최하게 된 계기는?
장애인의 날을 정해 기념하는 것은 장애인의 자립의지를 북돋우고, 장애인이 차별 없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제정됐다.
이날만큼은 장애인들이 일 년에 한 번 한자리에 모이는 날이기에 단순히 행사를 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들이 함께 모여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러 후원단체의 도움으로 점심을 같이 먹고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노래자랑과 기념품을 나눠주는 어울림한마당을 마련하게 됐다.

■ 임기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항은?
첫째, 여행 바우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장애인들은 여행가는 일이 쉽지 않다. 협회에서는 정부 지원을 찾아서 회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해외여행이나 국내 여행을 갈 수 있는 여행 바우처 사업을 일찍이 시작했다. 또 매년 가야산 나들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가야산 둘레길은 노약자,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둘째, 해피콜 차량지원 사업이다. 중증장애인은 외출을 할 때 휠체어 때문에 이동이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해피콜 차량이 없을 때는 병원, 은행 업무나 민원 업무를 보고 싶어도 마음대로 볼 수가 없었다. 이 사업 첫 해에 성주군이 도내 군부 처음으로 시행하게 됐다. 현재 1대로 부족하지만 앞으로는 중증장애인 200명당 1대씩 배정이 의무화되고, 수요가 많아지면 차량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체육 활성화이다. 타 시군에 비해 성주군은 도민체전이나 전국체전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들의 체육은 기록을 떠나서 재활의 의미가 더 크다. 운동을 통해 건강을 회복하고 건전한 시합으로 친화력도 생기도 몸도 건강, 정신도 건강해질 수 있어 체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넷째, 협회에서는 절대로 물품 강매를 하지 않는다. 협회를 사칭해 물품 강매를 한다는 소식도 들리지만 이를 조심해야 한다. 협회에서는 정당하게 후원을 받고 이권사업에 개입하지 않는 등 이미지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 협회를 이끌면서 보람된 일이나 힘든 점은?
초창기에는 협회 사무실조차 마련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사회복지관 내에 쾌적한 사무실이 마련돼 있다. 협회가 나날이 개선되고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는게 가장 큰 기쁨이자 보람이다. 힘든 점이라면 예전에는 협회를 운영하는데 부족한 예산과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지만 지금은 다 극복하고 큰 어려움이 없다.

■ 어떻게 장애를 갖게 됐는지?
2살 때 소아마비로 지체장애를 겪었다. 통계에 따르면 80~90%가 후천성 장애라고 한다. 그때 당시는 병원가는 일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마을에 있는 침을 잘 놓는 어른신께 침을 맞았는데 병이 많이 호전됐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병원에 가서 소아마비를 치료한 분들은 현재에도 휠체어를 타며 생활하고 있는데 나는 걸어 다니며 생활하고 있다. 지체장애인 중에서 나는 경증에 속한다.

■ 장애인들에게 필요한 복지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관내 군청을 비롯한 관공서에는 장애인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하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업소 등에는 장애인 편의시설이 없는 곳이 더 많다. 특히 문턱이 높아 이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앞으로 우리 사회도 이런 부분들이 점차 개선돼 나갔으면 좋겠다. 현재 신축 건물에 대해서는 협회에서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에 대한 도면 검토와 승인이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시행단계에 있어 정착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 특히 앞으로는 법 개정을 통해 일정 규모 이상의 업소에서는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가 의무화될 예정이다.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편의시설이 더 많은 곳에 설치됐으면 좋겠다.

■ 좌우명이 있다면?
학창시절 수업시간 때 배운 '인지위덕(忍之爲德)'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참으면 복이 온다는 의미다. 화가 나더라도 조금만 참고 기다리면 모든 일이 해결되고 복이 온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평소 여가생활은 어떻게 보내는지?
예전에는 탁구도 즐겨하고 시력이 나빠지기 전에는 바둑도 즐겨했지만 요즘은 특별히 즐기는 취미는 없다. 협회 일이 바쁘다보니 평소 시간이 나면 협회 일을 본다. 집에 일을 잘 못해줘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아내는 사회활동을 많이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해해줘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장애인협회는 자체 수익사업이 없다. 자발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하는게 가장 큰 소망이다. 이를 통해 장애인이 자립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성주군에 꼭 필요한 사업을 발굴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재근 회장 △1958년 초전면 출생 △현 성주군장애인협회장, 경북지체장애인협회 성주군지회장 △초전초, 초전중, 협성고 졸업 △동포교회 장로, 백설세탁소 운영 △군수·도지사 표창, 도의회 의장상 등 수상 △아내 안혜숙씨와 2남


저작권자 성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