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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는 온 가족이 함께하는 세대 공감 취미활동"

홍하은 기자 입력 2016.05.31 09:25 수정 2016.05.31 09:25

ⓒ 성주신문
서예는 3천여년간 이어 온 동양예술이다. 점과 선, 운필의 지속과 먹의 농담 등이 혼연일체가 돼 조형미가 이뤄지는 예술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서예는 고리타분한 것으로 치부되며 침체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지역 서예를 활성화시키고 서예를 전파하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성주문화원 서예교실이다. 지난 16일 (사)한국서예협회 경상북도 지회가 주최한 제24회 경상북도 서예대전에서 성주문화원 서예교실 회원들은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 군의 명성을 드높였다. 이에 먹 향기 가득한 서실에서 서예교실 회원 대표 한상모씨와 서예교실 스승인 경당 박기열씨와 소운 김영희씨를 직접 만나 서예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함께 추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서예대전에 입선하게 된 소감은?
 
한상모씨 : 적지 않은 나이에 서예를 시작했는데 이렇게 입상까지 해 기쁘고 부모로서 자식들에게 귀감이 돼 뿌듯하다. 선생님 두 분께서 헌신적으로 가르쳐 주셨는데 이번 입상으로 조금이나마 가르침에 보답한 것 같아 기쁘다.

 
■ 서예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한 :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한문을 배우기 위해 서예를 접하게 됐다. 집사람이 먼저 문화원 서예교실에서 서예를 배우고 있어 나도 자연스럽게 문화원 서예교실로 입회하게 됐다.

■ 서예의 매력은 무엇인지?
 
한 : 서예는 다른 취미활동과 다르게 입상이라는 결과가 나와 도전의식을 갖게 한다. 또한 나이가 들어서도 즐길 수 있는 취미활동이라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배울 수 있다. 만약 내가 서예를 배우지 않았더라면 퇴근 후 모임이나 술자리로 시간을 보냈을 것인데 서예를 통해서 나를 돌아보기도 하고 다스리기도 한다.
 
김영희씨 : 서예는 흰 종이에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예술 활동이다.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하얀 종이에 먹을 적신 붓으로 집중해 한 획 한 획 써내려갈 때 서예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서예는 글자도 잘써야 하지만 글 속에 담겨있는 내용도 알아야 한다. 서예를 하면서 아름답고 좋은 내용을 담고 있는 시조를 옮겨 쓰다보면 나 자신도 긍정적인 생각들을 하게 돼 머릿속에 복잡한 잡념들이 사라지게 된다.
 
박기열씨 : 나이가 들어가면서 적당한 취미생활을 찾기가 마땅치 않다. 특히 나이가 들면 건강에 무리가 가는 취미활동은 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서예는 건강에 무리가 가지 않고 정신을 수양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서예교실의 어르신 한 분은 서예교실에서 배운 서예를 손녀에게 가르쳐주신다. 서예를 통해 세대간 공감을 찾을 수도 있어 가족이 함께 배우기도 좋은 취미활동이라 생각한다.
 
■ 성주문화원 서예교실을 소개한다면?
 
한 : 성주문화원 서예교실은 서예를 정통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정통파이신 두 분 선생님께서 개개인별로 가르쳐 주셔서 초보이든 잘하는 분이든 나이가 많든 적든 누구든지 배울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성주문화원 서예교실은 다양한 직업군, 세대의 사람들이 서예를 통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다. 때론 서예교실에서 삶의 진리를 깨우치기도 하고 고민상담도 하며 화합을 다지기도 한다.

 
■ 서예를 지도할 때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는가?
 
김 : 욕심내지 않고 단계별로 그 단계에 적합하게 학생들에게 지도하려고 한다. 나 또한 박기열 선생님께 서예를 배웠으니 학생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 스승한테 배운 것을 시기에 따라 맞게 알려주려고 한다. 최대한 그 단계에 맞는 것들을 학생들이 소화할 수 있도록 알려주려 한다.
 
박 : 개인의 성격을 파악한 후 각 개개인의 성격에 맞춰 지도하려 한다. 혹 경쟁의식이 생겨 마음을 조급하게 먹지 않고 장기적으로 보고 갈 수 있도록 지도하려 한다.
 
서예의 기능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가는 길을 열어주고 바른 길로 인도해주는 것이 스승이 해야 하는 역할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나 또한 스승으로서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지 항상 유념해서 행동하려 한다.

 
■ 서예를 하게 된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한 :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서예를 통해 한문을 익혀 이제는 세상 돌아가는 것을 TV뿐만 아니라 신문을 통해서도 알게 됐다는 것이다. 또한 술 마시는 횟수가 줄어든 것도 달라진 점이다.
 
박 : 서예는 다른 예술이랑 다르게 기술적인 것도 연마해야하지만 글씨와 글 속의 내용 그리고 예를 갖춰야 하는 동양예술이다.
 
서예 작품 속에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정신'이라는 가치가 깃들여져 있다. 서예교실의 회원들을 보면 서예를 통해 익힌 예절이 삶 속에서 묻어나는 것이 보인다.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지?
 
한 : 앞으로도 선생님의 가르침에 최선을 다해 지금보다 발전된 나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왕 시작했으니 열심히 해서 침체돼있는 서예를 활성화시키고 작가로 선정돼 후배를 양성하는데도 보탬이 되고 싶다.

■ 함께 서예를 배우는 학생 및 군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니 거부감 없이 함께 배움의 길을 갔으면 좋겠다. 특히 성주문화원 서예교실은 저녁시간에 강좌가 있으니 직장인들에게 더없이 좋은 취미활동이 될 것이다.
 
두 선생님은 무급으로 저희를 가르쳐주시는데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서예교실에 군 지원이 있어 수고하시는 선생님들께 소량의 수고비라도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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