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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취재/농촌 경관·문화적 자산, 농업의 가치를 살린다2 : 대한민국 경관농업의 롤모델 '고창 청보리밭'

성주신문 기자 입력 2018.07.17 11:06 수정 2018.07.18 11:06

제2회 대한민국 경관농업의 롤모델 '고창 청보리밭'

경관농업이란 농작물의 자라는 모습이 주변 풍경과 어울려 만들어 내는 경관이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어 경제적인 이득을 창출하는 농업 형태를 말한다. 넓은 논과 밭에 심겨진 유채꽃이나 청보리, 양떼목장, 식물원이나 수목원도 경관 농업에 포함된다.

경관농업은 자연스럽게 농촌체험 프로그램과 같은 관광객을 위한 프로그램과 연계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통해 지역특산물 판매 증대, 관광수입 증대, 주민 취업기회 확대 등 경제적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 대표적인 경관농업의 사례로는 '고창청보리밭축제', '봉평메밀꽃축제', 제주도의 '유채꽃 단지' 등이 있다. 이번 호에는 제주도 유채꽃축제, 봉평 메밀꽃축제와 더불어 3대 경관농업 가운데 하나인 고창 청보리밭축제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 성주신문


>고창청보리밭축제 23일간 개최 한해 관광객 50만여명 다녀가

올해로 15회째를 맞이하는 고창청보리밭축제가 5월 13일까지 23일간 고창군 공음면 학원관광농원 일대에서 펼쳐졌다. 고창청보리밭축제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이 축제는 고창군과 전라북도가 일부 예산을 지원하고, 한수원 한빛원자력본부 등이 후원한다.

15만평에 이르는 드넓은 청보리밭에서 펼쳐지는 축제장에는 농경유물전시관과 청보리 사잇길 포토존, 도깨비 이야기길과 영화드라길 걷기, 전통놀이체험장, 체험부스 등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조랑말이 이끄는 꽃마차와 대형 트랙터가 끄는 트레일러 투어도 볼만하다.

체험행사장에는 보리개떡, 보리빵, 보리쿠키, 보리강정, 보리커피 등 보리 및 보리새싹 식품체험과 시식회, 보릿골 체험 등이 다채롭게 펼쳐져 관광객들을 사로잡는다.

주변의 볼거리도 고창청보리밭을 찾게 만든다. 고창갯벌과 선운산도립공원, 구사포해수용장, 고인동박물관, 고창읍성 등이 모두 30km 내에 위치해 봄철의 대표적인 관광축제로 자리잡고 있다.

고창청보리밭축제로 경관직불금제도를 만들어낸 우리나라 경관농업의선구자라 할수 있는 학원관광농장 진영호(아래 사진) 대표는 진의종 전 국무총리의 장남이다. 진 대표는 서울대 농대를 졸업한 뒤 금호그룹에 입사, 이사까지 지냈지만 1992년 사표를 내고 고향인 고창으로 돌아와 물려받은 야산 구릉지대에 보리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대학졸업과 동시에 고향에서 뽕나무농사를 시작했던 진 대표는 1년 반만에 농사를 포기하고 다시 상경했다. 금호에 입사해 20년간 근무하며 해외생활을 많이 했던 진 대표는 특히 일본에서 5년간 근무하는 동안 일본의 관광농업을 두루두루 살펴보고 돌아왔다.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농장을 그대로 두고 상경해 직장생활을 시작한 터라 한시도 고향땅을 잊은 적이 없던 진 대표의 마음속에는 늘 농업농촌이 자리잡고 있었다.

고향에 내려와 5000평 규모의 첨단하우스를 설치해 화훼농사를 시작했다. 나머지 땅에는 코스모스만을 심었다고 한다. 장관을 이룬 코스모스는 여러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해주었지만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좀 더 경제성 있는 작물을 찾던 중 농약도 칠 필요가 없는 등 비교적 손이 덜 가는 보리농사를 시작했다. 보리는 10월 말이면 파종을 해 다음해 6월 초가 되면 누렇게 익는다. 4월부터 5월까지 청보리 시기가 축제가 열리는 시기다.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관광농업을 시작해 이웃주민들과 청보리밭축제를 개최했다. 바로 첫해 흑자가 나는 대성공이었다.


>보리 수확 후 해바라기 메밀 심어 가을까지 100일 꽃 잔치 열 계획

6월 보리수확이 끝나면 농장 전체에 메밀을 심었다. 메밀 역시 성장이 빠르고 김을 매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따로 일손이 필요 없었다.

청보리밭의 명성이 높아지면서 고창군이 주변 농가에도 보리 재배를 적극 권장해 인근마을까지 25만여평으로 늘어났다. 정부는 고창 공음면 일대를 '경관농업특구'로 지정해 명실공히 친환경 농촌관광지로 인정받았다.

이밖에도 보리밭은 해맞이 명소가 된 경북 포항시 대보면 호미곶 주변에 10만여평, 해남일원의 보리밭과 완도군의 청산도의 돌담으로 둘러싸인 보리밭도 유명하다. 특히 완도 청산도는 영화 서편제의 '유봉' 일행이 '진도아리랑'을 뽑아올리며 돌담길을 따라 넘어가는 장면을 찍은 곳이다. 전남 영암 월출산 자락의 들판, 구례와 경남 하동의 섬진강 주변 들판, 전북 김제·만경평야 일대, 제주도 동쪽 성산 앞바다의 우도 보리밭도 관광지로 손꼽힌다.

올해부터 학원농장은 보리 수확 후 여름에서 가을까지 100일 꽃잔치를 준비하고 있다. 7월 21일∼10월 28일까지 100일 간 해바라기와 메밀꽃을 주제로 축제를 연다는 계획이다.

진 대표는 농장을 7000평씩 9개 구역으로 나눠 7개 구역에는 해바라기와 메밀꽃을 심고, 2개 구역에는 백일홍과 코스모스를 심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개화기가 보름인 메밀과 배바라기를 15일 간격으로 7개 구역에 차례로 파종해 꽃을 피우면 총 105일간 꽃을 피울 수 있다는 계산이다.

진영호 대표는 "봄철 청보리축제 기간에 50만명이 찾아오는데 가을에도 100일간 메밀과 해바라기축제를 열면 다시 50만명, 총 100만명이 찾아오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경관농업 1번지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역신문공동취재

성주 / 최성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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