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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환경/기후

대경수지재활용협동조합 성이기 이사장(59) 인터뷰 - "폐기물에 대한 친환경처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성주신문 기자 입력 2024.02.27 10:14 수정 2024.02.28 14:42

↑↑ 대경수지재활용협동조합 성이기 이사장(59)
ⓒ 성주신문

 

신- 성주군에서 친환경 소재 관련 사업을 펼치는 대경수지재활용협동조합(이하 대경수지) 성이기 이사장과 대화를 나눕니다. 우선 대경수지는 어떤 회사입니까?

성- 2006년부터 플라스틱 재활용 관련 사업을 하던 중 16년에 협동조합을 설립했습니다. 장안산업 등 모두 5개 업체가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모두 성주군과 인근 지역에서 동종의 친환경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주력사업은 플라스틱 재활용사업이며 1차적으로 폐플라스틱 선별부터 분쇄, 파쇄, 세척 등이 있으며 2차적으론 조합업체와 함께 압출, 사출 재료를 생산해 왔습니다. 최근엔 해중합 기술을 활용한 친환경 소재 생산사업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신- 해중합 기술을 활용한 신규사업으로 확장 중인 가운데 작년 말부터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고 들었습니다. 이는 사업이 망했다는 이야기인데 설명 부탁드립니다.

성- 그렇죠. 망한 거나 다름이 없는 거죠. 2020년부터 재작년까지 코로나 사태로 사업자들이 얼마나 힘들었습니까. 그 시기 겨우 넘기고 숨통 좀 트이나 했지만 공장 가동을 멈추어야 하는 상황이 돼 환장할 노릇입니다. 열심히 제품생산이라도 해놔야 앞날을 내다 볼 수 있는데 기계를 돌리는 시간보다 세워놓았던 시간이 더 기니까 사업을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신- 사업 망한 건 어려운 일이실텐데 직접적인 이유가 무엇인가요? 원료수급이나 판로의 문제입니까, 아니면 환경관련 법규위반이나 규제 같은 행정문제일까요?

성- 사업을 하다보면 흥할 때도 있고 망할 때도 있는 거지요. 차라리 마음 비우고 사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아 허허 웃고 다닙니다. 원료 수급은 너무 칼같이 꼬박꼬박 들어와서 오히려 문제구요. 판매라기보다는 제품 생산이 잘 돼야 하는데, 생산 단계에서 브레이크가 걸리니 원자재가 지속적으로 쌓여 적체되는 구조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신- 생산단계에서 브레이크가 걸린다는 말씀은 행정기관의 환경관련 법규위반이나 규제를 말하는 겁니까?

성- 콕 찍어 말하자면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구를 탓하자는 것이 아닌 사업자인 제 잘못이 큽니다. 그 모든 걸 대비하고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준비했어야 하는데 이미 보유하고 있는 허가사항만으로 충분할 줄 알았습니다. 현실적인 여건이 생각한 것과 다르니 적체되는 구조에 제재를 당하고, 규제에 걸리고, 가동중지 명령까지 받게 됐습니다.

 

신- 환경관련 사업이 어느 지자체건 요건을 갖추는 것이 민원에 민감하고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환경 관련 사업하기가 무척 힘들다는 것은 익히 들었는데 그러면 이곳 성주에서의 사업은 접으시는 겁니까?

성- 현재로는 그 외 다른 방법이 없을 것 같습니다. 현재의 공장부지에서 사업을 지속하는 것이 불가능하니까요. 그래서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가까운 곳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현재 적절한 지역과 장소를 열심히 물색 중에 있고요.

 

신- 그러면 다른 곳으로 이전한 뒤에도 같은 사업을 하실 건가요 아니면 다른 아이템을 바꾸실 생각인가요?

성- 제가 펼치고 있는 이 사업, 해중합 기술을 활용한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은 매우 전망이 밝은 사업입니다. 미래의 블루오션이죠. 그래서 그대로 유지하고 그에 더해 열분해 사업을 함께 진행할 계획입니다.

 

신- 열분해 사업도 성 이사장님이 직접 하실 겁니까?

성- 아닙니다. 열분해 사업은 그 사업을 전문적으로 오래 해오셨던 분과 협업해서 추진합니다. 그래서 공장부지 마련을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

 

신- 석유제품을 밀폐된 탱크에 넣고 무산소 상태에서 열을 가하면 기름으로 환원된다는 열분해 기술은 어느 정도 잘 알려져 있는데 해중합 기술은 좀 생소합니다.

성-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면서 탄소배출을 줄이자는 탄소중립의 노력과 재생 가능한 폐기물의 순환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습니까?

 

신- 잠깐만요, 탄소중립은 대기중 탄소배출을 억제하고 흡수량을 높여 탄소순배출량을 제로로 만들자는건데 이를테면 소각과 매립을 줄이고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폐기물을 처리하자는 그런 의미지요? 그런데 순환경제라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성- 순환경제라는 것은 쉽게 말해서 폐플라스틱이나 폐비닐을 태워서 없애면 당장은 눈 앞에서 사라지지만 다이옥신과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가 심각합니다. 그러니 재활용할 수 있는 것들은 재생해서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켜 다시 쓰자는 것으로 계속 순환이 되도록 만드는 겁니다. 그걸 순환경제라고 하고요.

 


신- 그러니까 한번 사용하고 태워 없애면 일회용이 돼버리지만 그것을 재활용해서 새 제품으로 만들면 순환이 된다, 즉 다시 태어난다 그런 의미네요.

 성- 그렇습니다.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을 때까지 반복 재활용해서 사용하자는 의미죠. 재활용엔 물리적 재활용과 화학적 재활용으로 나뉘는데요. 열분해와 해중합은 '화학적 재활용'에 해당합니다. 우리가 핵심적으로 취급하고 있는 원자재가 중고어망입니다. 어선에서 사용하던 중고어망을 가져와 화학적으로 재활용하는 방식이 해중합 기술에 해당합니다. 어망은 PET와 나일론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것을 선별해 PET와 나일론으로 분리한 후 용융과 압출 과정을 거쳐 칩, 팝콘, 펠릿 등 중간단계의 플라스틱 재생 원료(소재)를 생산해 내는 겁니다. 친환경적으로 재활용 즉, 재탄생시키는 겁니다.

 


신- 원자재인 중고어망은 어디서 수급을 받습니까?

 성- 우리는 중고어망을 국내 최대 참치원양 선단을 보유한 동원산업(동원그룹 수산전문회사)에 비용을 지불하고 전량 수급받고 있습니다. 동원산업 원양어선 선단이 해외 현지에서 사용하고 교체한 중고어망을 현지에서 외국어선에 판매를 하면 세트당 3~4만불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현지인들이 사용 후 해양에 투기해 버리니까 해양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해 지는 거죠. 그래서 동원그룹은 친환경 정책에 따라 중고어망을 해외에서 판매하지 않고 전량 국내로 가져와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전량 공급해 주기로 저희와 약정을 한 겁니다. 동원산업은 노후된 중고 어망을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어 이미지를 높일 수 있어서 좋고, 우리는 중고어망을 저렴하게 매입해 재가공하여 부가수익을 얻을 수 있으니까 좋으니 서로 Win-Win 전략입니다.

 

 
신- 중고어망을 해중합 기술로 화학적 재활용 처리한 결과물과 어떻게 사용되는지 궁금합니다.

 성- 시커먼 그물을 보셨을겁니다. 중간 처리과정의 상세 설명은 생략하고, 그걸 끈적끈적하게 녹인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러면 젤리처럼 변하게 되고 이걸 국수가락처럼 뽑아내 잘게 자르면 새까만 쌀 알갱이처럼 생산되는 겁니다. 이게 저희가 만드는 제품인데 친환경적으로 재활용되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겁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앞으로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반드시 원료의 일정부분을 친환경적으로 생산된 소재를 사용해야 하고 그것이 법제화 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아예 수출이 불가능한 그런 상황이 되니 그 친환경 원료소재가 바로 우리가 만드는 생산품입니다.

 


신- 판로는 어떻습니까? 어디로 판매하는 겁니까?

 성- 저희는 생산품 전량을 SK그룹의 화학전문회사인 SK지오센트릭(구. SK석유화학)에 공급하기로 돼있습니다. 현재 SK그룹이 울산에 1조8천억을 투자해서 울산시에서 제공한 6만평 부지에 대규모 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는데요. 2025년 말 완공될 예정이고 그 공장이 가동되는 시점에 저희가 생산한 제품과 앞으로 생산하게 될 제품 전량을 공급하기로 약정돼있습니다.

 


신- 그러면 지금 공장내 잔뜩 쌓여있는 중고어망들을 해중합 기술로 열심히 생산품을 만들어내야 할텐데 이렇게 공장이 멈춰있으니 참 답답한 일이군요.

 성- 네, 그렇습니다. 중고어망을 1차적으로 선별, 분쇄, 파쇄한 후 용융하고 압출하는 2차 가공이 필요한데 현재 사업장에서는 2차 가공 공정과 관련된 허가를 취득하기가 어려운 겁니다. 행정기관에서 허가를 안해줘요. 그래서 할 수 없이 우리 조합원 업체 중 2차 가공이 가능한 곳으로 이송을 해서 제품을 생산해야 하는데 문제는 물류비 상승으로 타산이 안 맞는 겁니다. 그래도 울며 겨자먹기로 생산을 좀 해 봤는데 결국 사업장 이전 외엔 답이 없다는 결론에 이른 겁니다.

 

신- 행정기관이 2차 가공 공정과 관련된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텐데요, 현재의 부지에선 열분해나 해중합 허가가 안나는 겁니까? 그리고 허가가 안나는 것과 공장가동이 불가능한 것과는 관련이 없을텐데 공장이 가동 중지 된 이유는요?

 성- 허가와 관련헤 민가와 근접해 있으면 열분해나 해중합 허가를 내주기가 곤란하다는 겁니다. 저희 공장이 가동중지 명령을 받은 것은 공장에 잔뜩 쌓아 놓은 중고어망 때문이기도 한데 군청 판단은 이것이 법적 폐기물 적재 허용량을 초과했다는 것이고 행정처벌을 내린 겁니다. 그런데 사실 저희는 좀 억울한 측면이 있거든요. 중고어망은 우리 입장에서는 원자재입니다. 제품을 생산하려면 원료가 필요하고 우리는 중고어망을 구입해서 그것을 원료로 제품을 만들어 내거든요. 그러니까 중고어망이 우리에게는 제품 생산을 위한 원료 즉 원자재인데, 군에서는 중고어망을 폐기물(쓰레기)로 간주하고 적재 허룡량을 초과해 행정처벌을 한거죠.

신- 외국에서는 환경문제이면 행정기관이 찾아와 도움을 주기도 한다는데 그만큼은 아니라도 최소한 사업은 지속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성- 답답하죠. 오랫동안 실강이를 벌이기도 했고요. 행정 담당자분한테 찾아가서 설명도 하고 설득도 하고 사정도 해봤지만 안 되네요.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제가 사업을 잘 못한 탓이 큰 거죠. 지치기도 했고요. 무한정 자금과 시간을 죽일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신- 대경수지가 사업을 하고 있는 성주군의 특산물은 참외입니다. 혹시나 주력산업이 농업기반인 성주군에서 열분해 혹은 해중합 관련 사업이 지역농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그런 것은 아닌가요?

 성-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주력산업이 농업인 성주군의 경우 열분해와 해중합 기술은 농민 뿐만 아니라 군 경제와 행정에 큰 이득과 도움을 주는 사업입니다. 왜냐하면 참외농사를 하시는 모든 하우스가 비닐을 많이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폐비닐 처리문제는 또 얼마나 심각합니까. 그 많은 폐비닐들을 모두 태운다면 탄소중립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환경에도 악영향을 줄 겁니다. 그래서 성주군에는 해중합이나 열분해 사업체가 더더욱 필요합니다. 폐비닐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해서 경유나 친환경 소재를 생산하면 군의 사업수익도 증대되고 산업간 상호보완으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습니다. 농업과 친환경 소재산업은 동반성장 할 수 있는 효자 아이템입니다.

 

 폐비닐은 PE(폴리에틸렌, Polyethylene)인데 이 재료는 약간의 열을 가하는 것만으로 액화상태의 석유나 경유단계로 환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원유 수입국인 우리나라에 경제적 효율이 높고 이렇게 생산된 석유나 경유를 농민들께 저렴하게 공급한다면 그만큼 이득을 줄 수 있는 것입니다.

해중합이나 열분해 등이 가능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거나 행정적으로 유연성을 발휘해 준다면 이 산업은 분명 기후온난화와 탄소중립시대에 최적화된 친환경적인 사업이고 폐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한 화학적 재활용이라는 점에서 가장 모범적이고 선도적인 지자체로 평가받을 수 있을 텐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무척 안타깝습니다.

 

신- 그런데 농업이 주력산업인 성주군에서 왜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생각하십니까? 앞으로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보십니까?

 성- 무엇보다 인식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도 우리 관료사회에서 환경 문제는 고려해야 할 것도 많고, 민원 발생도 잦아 한 마디로 골치 아픈 분야라 치부해서 허가요건을 최대한 까다롭게 해야 관리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전 세계가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을 외치고 있습니다. 폐플라스틱과 폐비닐 등 재활용 여지가 큰 폐기물에 대한 친환경적 처리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고요. 그래서 행정기관의 담당자분들이 친환경 소재사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분명히 달라지리라 생각합니다.

 

 
신- 대경수지를 타 지역으로 이전하게 되면 어떻게 사업을 구성할 계획인가요?

 성- 미래의 친환경 사업인 열분해와 해중합 그 모두를 할 수 있는 지역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신- 성주가 친환경적인 처리를 행정적으로 지원한다면 관내서 관련사업을 다시 펼칠 의사가 있는가요?

 성- 당연합니다. 저는 바로 달려올 겁니다. 농업이 주력산업인 성주군에 더없이 필요한 것이 열분해와 해중합 기술이고 그것이 성주군에 얼마나 필요하고 필수적인 사업인지 그리고 성주군의 경제에 얼마나 효자 아이템인지 분명히 확인시켜 드릴 겁니다.

 

신- 끝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은요?

 성- 성주군에서 큰 포부를 갖고 환경사업을 펼쳤던 사업가로서 성주군에 꼭 필요한 산업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과 따뜻한 민심을 소유한 성주군을 제가 사랑하는 것만큼 변화하는 시대에 앞서가는 지자체가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성주군의 행정을 맡고 계신 분들께서 농민을 위해, 주민을 위해 그리고 사업을 꾸려가는 분들을 위해 같은 눈높이에서 행정적 지원을 해주시고 어려운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며 풀어갈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주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합니다. 이렇게 말씀을 드릴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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