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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느리게 읽는 詩 - 가을로 가는 길목
성주신문 기자
입력 2019.12.03 10:12
수정 2019.12.03 10:1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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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 보 용
시인
ⓒ 성주신문
갈바람
슬쩍 부는 날
들깨밭 사이 가르맛길
민들레 꽃씨가 뒹굴고
총각무 뿌리에서 살며시
고개를 내미는 깊은 눈매도
보인다
수줍게 고백 못하고
물들어 가는 단풍잎
햇볕이 싫어
밤에만 옷을 벗는 별님도
보인다
힘겹게 언덕을 올라가는
낡은 트럭
서산에 지는 노을도 보인다
햇살 감기는 봄날
산밭에 심어 논
가지 호박 정구지가
동무처럼 사이좋게 앉아서
노니는 것도 보인다
자유의 날개를 펼치며 비상하는 하얀 나비
해맑게 웃어주는 민들레
머지않아 이 가을이 가면
사라질 것만 같아서
보면 볼수록 눈물겹다
성주신문 기자
sjnews567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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