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천 보 용 시 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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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밖숲 느티나무 사이로
하루가 천천히 등을 돌린다
저녁 여덟 시,
아직 어둠은 오지 않았는데
하늘은 벌써
그리운 빛 하나를 내려놓는다
구름은 먼 길을 돌아온 사람처럼
산마루에 잠시 기대고
숲의 나무들은
말없이 저녁을 받아 적는다
가로등 하나 켜지는 순간
성밖숲의 오래된 나무 아래
오늘도 수많은 삶이
바람처럼 스쳐갔음을 안다
젊은 날에는
저 산 너머 무엇이 있는지 궁금했는데
이제는
산 너머보다
내 곁에 남은 것들이 더 아름답다
저녁 하늘에 번지는 노을처럼
우리의 세월도
한순간 붉게 빛나다가
조용히 밤으로 간다
그래도 괜찮다
성밖숲의 느티나무처럼
오래 살아온 마음 하나는
어둠 속에서도
누군가의 길을 밝혀줄 테니
오후 여덟 시,
성밖숲에 저녁이 내려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