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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사회종합

●재경외동향우회 고향방문기●

이채근 기자 입력 2007.04.23 14:13 수정 0000.00.00 00:00

어머니 품속같이 따뜻하고 포근한 고향

●재경외동향우회 고향방문기●

어머니 품속같이 따뜻하고 포근한 고향

ⓒ 경주신문사

재경외동향우회원 여러분,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1박 2일 간 향우회 고향방문 및 춘계야유회를 잘 다녀왔습니다.
이 행사 때문에 내심으로 무척 걱정됐고 신경도 쓰였습니다. 왜냐하면 향우회에서 처음으로 시행하는 행사이기때문에 노하우가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또 많은 인원이 이동하다 보면 예기치 못한 일들이나 응급한 일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모든 걱정은 하나의 기우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참석한 모든 분들이 정말 잘 협조해 주셨고 절제되고 사려 깊은 언행을 해 주셔서 모두가 정말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번 여행을 통해 이것이 바로 고향의 선후배간에 이어진 끈끈한 정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이라 표현은 하였지만, 지금 저의 마음속에 느껴지는 어떤 감정에 대한 정확한 표현은 아닌 듯합니다.

고향에서 태어나 다들 청소년기를 그곳에서 보냈겠지만 그 동안 살아온 세월에 견주어보면 고향에서 지낸 그 기간은 세월 자체만으로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짧겠지만, 인생여정까지 고려한다면, 하찮은 기간만을 고향에서 보낸 것이 되지요.

저도 고향에서 중학교를 마치자 바로 집을 떠났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향 사람간의 관계가 이토록 진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아마도 첫돌을 지나면 엄마젖을 떼지만 그러나 한 평생 엄마 젖가슴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고 있듯이, 어머니 품속 같이 따뜻하고 포근한 곳이 바로 고향이며, 이곳에 뿌리를 둔 동향인을 만나면 그래서 더욱 반갑고 정겹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또 내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들을 나누어보면 똑같은 추억들을 이 분들도 역시 소중히 간직하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고향사람들 사이를 이어주는 동류의 고리가 아닐까요.

무슨 말을 하든지 통할 수 있고 무슨 짓을 하든지 이해를 해 주는 그러한 관계가 우리 사이의 관계입니다.

이번에 이 분들과 같이 여행을 하였습니다. 얼마나 즐겁고 마음 편하든지요. 선배 후배 할 것 없이 모두 한 마음이 되어 춤추고 노래하고 술잔을 나누면서 정말 즐겁게 흥겹게 여행하였습니다.

경주에 도착하자 고향의 읍장님, 시의원님, 체육회장님, 로타리클럽회장님, 체육회이사님이 경주의 명물인 경주 황남빵을 들고 환영을 오셨더군요. 이 분들로부터 우리 고향의 실상을 간단히 소개받았습니다. 여러 가지 일로 바쁘시겠지만 일부러 시간을 할애하여 따뜻한 정으로 대해주신 이분들에게 향우회를 대표하여 정말 마음 속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벚꽃은 다 지고 없었지만 보문 호수 옆으로 나있는 호젓한 오솔길을 삼삼오오 짝지어 걸으면서 복숭아꽃 살구꽃 피는 고향에 대한 옛 추억들을 되새겨 보았습니다. ‘매화나무 반쯤가리고 지나가는 달’을 보면서 백발의 나이에도 집 떠난 소녀같이 마음 설레임도 느꼈습니다.
더덕동동주와 파전을 나누면서 목청이 터져라 추억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너무 즐거워 밤 깊어 새벽을 향하는 시간을 누구도 의식하지 못하였지요. 내일 일정 때문에 일어서기는 해야겠는데 차마 말 꺼내기가 민망하였습니다.

호텔 방에서도 선배님 한분이 준비해 오신 귀한 산삼 주를 기울이면서 이런 저런 고향 이야기로 날 밤을 새웠습니다.

이튿날 아침 경주에서 유명한 맷돌 순두부집을 찾았습니다. 밀려든 손님들 때문에 대기표를 받고 한참 기다리다가 식사를 하였습니다. 정말 감칠맛 나는 순두부찌개였습니다.

식사 후에 호텔에서 석굴암으로 올라갔습니다. 우리가 어릴 때는 이곳을 걸어 다녔지요. 버스를 타고도 한참인 이곳을 말입니다. 옛날에는 석굴 속에 들어가서 불상도 만질 수도 있었고, 석불상 주위의 조각들도 감상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어림없는 일이 되었지요. 그 때 만져 보기를 잘한 것 같이 여겨집니다. 내려오는 길에 갑자기 행로를 바꾸었습니다. 원래 계획된 곳이 아니었지만 감포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고향에 와서 싱싱한 회를 먹고 가자는 다수의 의견 때문에 그렇게 했습니다.

그러나 그곳까지 가서도, 이곳 회집에 온 것이 얼마나 잘한 일인지 몰랐습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번에 동행한 박찬옥부회장님이 이날이 바로 회갑 날이었기 때문이지요. 생선회 식사경비 일체를 회갑 자축비로 부담하셨습니다. 우리 모두 회갑잔치에 초대받은 입장이 되었지요. 모두 내 일 같이 기뻐하고 축하했습니다. 나중에 경주 시내에 들어와서 꽃다발도 드리고 샴페인도 터뜨리면서 생일축하 노래도 합창했지요.

신라고도 경주의 명물이 벚꽃이 되었듯이 샛노란 유채꽃도 새로운 명물이 되어가고 있더군요. 박물관 주위의 넓은 밭이 온통 노란 유채꽃으로 뒤덮여 있더군요. 달리는 관광버스 안에서도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TV에서 뉴스로 나오는 관광버스에서의 가무음주행위는 무척 볼성사나운 행태로 보였는데, 정작 우리가 할 때는 정말 즐겁고 흥겨운 낭만이었지요.

이렇게 놀다보니 벌써 서울에 도착했더군요. 고속도로가 많이 막혔으나 우리에게는 그것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서울에 도착하니 밤 10시 30분이었습니다.

이렇게 다녀왔습니다. 이번 행사를 지원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여러가지 일 때문에 같이 가지는 못했지만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정말 감사함을 전합니다. 모든 것이 풍족했습니다. 남은 경비는 향우회 재정으로 넣겠습니다.

또 이번 행사에서도 막내들의 봉사가 돋보였습니다. 잡다한 일들을 마다않고 해주신 막내들에게 감사함을 전합니다. 또 홍두표 총무의 헌신이 없었다면 이번행사가 이토록 빛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는 홍 총무가 있어서 행복합니다.

집행부의 준비부족 때문에 불편한 일들이 많았겠지만 모든 분들이 오히려 격려로 사랑해주신 것에 대하여 충심의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회장보다 선배님들이신 우리 자문님들도 따뜻한 격려의 말씀으로 덕을 세워주신데 대하여 존경하는 마음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최영식 수석부회장님, 이명자 부회장님, 박찬옥 부회장님, 엄주복 부회장님, 이정우 부회장님, 김분교 부회장님의 각별한 협조에 감사드립니다.

재경외동중학교동창회와 외동중 27회 후배님들의 따뜻한 후원에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배 신 철
재경외동향우회 회장
단국대학교 공과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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