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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했지만 아쉬운 생각도 많네요” - 성주경찰서 고영배 수사과장

이성훈 기자 입력 2010.06.23 09:05 수정 2010.06.23 09:04

퇴임 소식에 아쉬워하는 분들 많아/후배 양성 위한 일도 해 보고 싶어

ⓒ 이성훈 기자

1977년 7월, 26세라는 젊은 나이에 청운의 꿈을 안고 경찰에 입문해 33년 동안 그야말로 경찰인생을 살아온 이가 있다. 또한 경장, 경사, 경위에 시험 승진하는 기염을 토해내며 경찰 입문 10여년 만에 간부로 올라서는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여기에 33년이라는 긴 시간의 재임 기간 동안 김천·상주경찰서 정보계장, 구미경찰서 교통계장, 경북지방경찰청 마약수사계장, 칠곡·예천·영덕·성주경찰서 수사과장 등을 맡으며 27회의 표창과 상장을 수상한 바도 있다. 위 내용의 주인공은 바로 성주경찰서 고영배 수사과장(59, 경감), 오는 6월 30일부로 30여년의 긴 공직생활을 마감하게 된다. 이에 기자는 정년퇴임을 10여일 앞둔 고 수사과장을 직접 만나 퇴임을 맞는 소감과 함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퇴임을 앞둔 소감은?
-내가 몸 담았던 조직과 그와 관련된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농촌에서 가난하게 태어나 좋은 직장 만나서 별 탈 없이 명예롭게 퇴임을 하는 것에도 감사 드린다. 그리고 33년 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했지만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도 많다. 특히 내 업무방식이 한결같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성과 위주로 많이 이끌다 보니 직원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을 준 것 같아 미안한 생각이 든다.

▲원래 경찰이 꿈이었나?
-원래부터 공무원이 되고 싶었다. 넉넉하지 않은 농촌에서 공무원이 되는 것이 그나마 출세하는 것이란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내 행동이나 성격을 보고 주변에서 경찰을 해보라고 많이 권했다. 만약 경찰이 안 됐더라도 나라를 위해 일하는 직업은 분명히 가졌을 것이다.

▲재임기간 중 힘들었던 점은?
-지금은 7∼80년대와 비교했을 때 근무여건이 많이 좋아진 편이다. 그 당시만 해도 근무시간이 17시간 정도 됐다. 하루 종일 단화도 벗지 못 하고 그 상태로 계속 대기만 했던 기억이 난다. 특히 1986년도 김천서 전투경찰대에 있을 때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배속돼 연세대 데모 진압을 나간 적이 있다. 진압도 힘들었지만 길에서 먹고 자고 했던 것이 많이 힘들었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기억에 남는 일은?
-경북지방청 초대 마약수사계장으로 약 2년 정도 근무했었다. 그때 전국을 무대로 한 마약사범 40여명을 검거해서 직원 2명이 특진되는 쾌거를 이뤘던 기억이 많이 난다. 그리고 내가 검거한 범인이 유치장에 있을 때 조금이라도 마음에 위안이 되도록 몇 마디 해 줬는데 나중에 교도소로 이송된 그 친구로부터 그때 해 준 말이 고마웠다는 편지를 받은 적이 있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기억에 남는 일들이 많은 것 같다.

▲퇴임에 대한 주위 반응은?
-솔직히 말해서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아직도 거뜬히 할 수 있는 일이 많은데 벌써 퇴직한다고 주변에서 안타까워하는 반응을 많이 보인다.

▲앞으로의 계획은?
-퇴임 후 뭘 해야 할지 걱정이 많다. 우선 오랜 시간동안 가정에 소홀했으니 당분간은 가정에 충실할 것이다. 그리고 지친 몸도 좀 추스르고 나를 필요로 해서 불러주는 곳이 있다면 고맙게 생각하고 달려갈 생각이다. 나의 바람인데 기회가 된다면 내가 쌓은 경력과 현재 공부하고 있는 이론들을 접목시켜 후배 양성을 위한 교육기관에서 일해 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부지런하며 감사할 줄 알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 해야한다는 책임감, 나라고 못 하겠냐는 오기… 후배들이 이런 긍정적인 생각으로 업무에 임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얼마 남지 않은 임기에 성주에 와서 민생치안을 위해 노력했는데 좀도둑이나 보이스 피싱 등 소소한 사건들을 모두 해결하지 못해 주민에게 죄송한 마음이 든다.
아무튼 주민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다시 만나게 되면 손잡고 반갑게 인사하는 사이가 됐으면 좋겠다.

◆프로필 △1952년 경북 영주시 출생 △1977년 7월 구미경찰서에서 초임근무 시작 △김천·상주·칠곡·예천·영덕·성주경찰서·경북지방경찰청 근무 △국무총리·내무부장관 표창 외 다수 △부인 김연숙씨와 1남 1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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