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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긍정적 마인드로 항상 감사하며 삽니다" /4세대 이상 가구 김성진 씨 가족

최행좌 기자 입력 2013.01.04 13:49 수정 2013.01.07 01:49

대가족의 가장 큰 장점은 배려와 양보하는 삶 / 장수비결은 규칙적인 식사와 전원생활

↑↑ 좌측부터 2대 김광용·한상윤 씨 부부, 4대 김유빈 양, 1대 박남 씨, 3대 박혜경 씨, 4대 김홍현 군, 3대 김성진 씨 가족.
ⓒ 성주신문
건전한 가족제도 정착과 아름다운 전통 효 문화 확산을 위해 한지붕 아래 4세대 이상 가족이 함께 모여 알콩달콩 생활을 하고 있는 가족들이 있다.
이에 본지는 지난 12월 26일 각자 맡은 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김성진 씨 가족을 만나 화목한 가정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1대 박남(90, 여) 씨는 정정하신 모습으로 1년 365일을 가족들이 먹을 여러 가지 채소를 가꾸며 집안에서 소일을 하고 있다.
2대 김광용(67, 남) 씨는 집안의 가장으로서 대소사일에 두루두루 활동하고 있으며, 부인 한상윤(66, 여) 씨는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3대 김성진(43, 남) 씨는 김성진도예원(성주읍)을 운영하고 있으며 도예가로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부인 박혜경(42, 여) 씨는 피카소미술학원(성주읍)을 운영하고 있는 동시에 집안일을 꾸려나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4대 김홍현(16, 남) 학생은 성주중에 재학 중이며, 김유빈(13, 여) 학생은 성주초에 재학 중이다. 인터뷰는 3대 김성진 씨와 가졌다.【편집자주】

■ 4대 가족이 함께 모여 살게 된 계기는?
대구에서 생활하던 가족들이 19년 전에 시골로 들어왔다. 당시에는 '시골에 가서 도자기를 구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성주로 오게 됐다.
시골의 좋은 점은 무엇보다 공기 좋고, 마을 인심이 좋다는 점이다. 아직도 시골에는 정이 넘쳐나고 있다는 것을 매일 느낀다. 특히 우리마을에 살고 계신 어르신들은 정말 좋은 분들이 많아 이곳으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핵가족화 시대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가족을 이루며 살지 못하는 이유가 경제적 여건 등이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자녀들의 교육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자녀들의 교육을 포기하고 온 것이 아니라 시골에서도 충분히 교육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아울러 전원생활은 아이들 정서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자연과 가까이 지내며 생활하는 것이 참 중요하다. 할머니와 어머니가 일 년 내내 가족들이 먹을 감자, 고구마, 배추, 고추 등등을 심고 가꾸는데 자녀들이 이런 먹거리가 자라나는 모습을 관찰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게 된다. 그래서 지금까지 살면서 성주로 이사 온 일은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 가훈을 소개한다면?
가훈은 '항상 감사하며 살자'이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옛말이 있지만 지금까지 가족들이 큰 사고 없이 같이 어울려 사는 것에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가정이 화목하기 위해서는 작은 일에도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서로 간 배려하게 되고, 양보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자신이 소중하게 존중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자연스럽게 감사하다는 말이 되돌아온다. 앞으로도 가족들 모두가 지금처럼 가훈을 지켜며 건강하게 살아가면 좋겠다.

■ 연세가 가장 많으신 어르신이 건강하게 장수하는 비결이 있다면?
할머니의 장수비결이라고 할 것은 없고 가장 보편적인 것이 장수비결인 것 같다. 할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은 규칙적인 식사와 생활을 지키고 있다. 특히 주변에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을 보면 바깥출입을 자주 하지 않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할머니 같은 경우에는 매일 소일거리를 하고 있다. 소개를 하자면 힘들지 않은 채소 가꾸기 등이다. 1년 내내 밭일을 하시는데 그게 규칙적인 운동을 하지 않지만 이게 바로 운동이 돼 장수한 비결이라 생각한다.

■ 가족이 함께 모여 사는데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가족이 함께 모여 살면서 가장 큰 장점은 서로서로 도움을 많이 받는다는 점이다. 도자기 작업을 할 때도 혼자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벅차다. 어머니는 가마에 불을 때고 아버지는 완성된 도자기를 옮겨주고, 아내는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주는 등 온 가족이 참여하고 있다.
또 아이들이 어릴 때는 감기에 자주 걸렸다. 나와 아내가 일을 하고 있어 아이들을 돌보지 못할 때 부모님께서 병원에 데리고 다닌다고 고생을 많이 하셨다. 이렇게 힘들 때는 도와주고 위로해 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바로 가족이라 생각한다.
어느 가정이나 그렇지만 단점이라면 여러 명이 생활하다보니 불편한 점도 당연히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생각하며 배려하고 양보하게 된다. 대가족이 생활하다보니 배려와 양보는 자연스럽게 배우고 몸에 익히게 된다. 가족이 함께 모여 산다는 것은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은 것 같다.

■ 명절이나 가족이 모였을 때 하는 놀이가 있다면?
명절 때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가족들이 모이면 윷놀이를 즐겨한다. 간단한 간식내기를 걸고 편을 갈라 윷놀이를 하는데 경쟁 아닌 경쟁에 온가족 열기가 뜨겁다. 보통 윷놀이를 시작하면 2~3시간은 기본이다. 가족들이 지칠 때까지 하는데 아이들도 윷놀이 하는 것을 좋아한다.
윷놀이를 하면 온가족들 참여해 할 수 있어 좋고 즐기면서 할 수 있어 좋다. 또한 윷놀이를 하다보면 자주 웃게 된다. 놀이방법도 쉬어 누구든지 할 수 있고 윷판과 윷말만 있으면 가능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하고 싶을 때 자리만 깔면 할 수 있어서 좋다. 그래서 거실에는 언제나 윷판과 윷말이 준비돼 있다.

■ 4대가 함께 여행한 경험이 있다면?
재작년에는 짧게 백암온천을 다녀왔는데 가족들이 좋아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온천에 몸을 담그고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또한 가족들이 오랜만에 집을 떠나 삶의 활력도 되찾을 수 있어서 백암온천을 갈 때 모두 기분이 들떴던 기억이 난다.
사실 현실적으로 4대 이상 가구가 함께 살다보면 다 함께 여행하는 일이 참 쉽지만은 않다. 여러 날 집을 비울 수도 없고 가족 누군가를 두고 갈 수도 없기 때문이다. 남아 있는 사람도 마음이 무겁지만 여행을 간 사람도 마음이 편치 않기는 당연하기에 다 같이 가지 않는 이상 한번 움직이기가 힘들다. 또 각자 개인적인 생활 스케줄이 있어 맞추기가 어려운 부분도 있다.
특히 우리 집 같은 경우는 주말에는 내가 대구로 강의를 나가고 있으며, 일요일에는 온가족이 교회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더욱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가족여행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아버지의 생각도 그렇고 가족들 모두 기회가 되면 더 늦기 전에 제주도여행을 갈 계획이다.

■ 가족들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앞으로의 계획은?
가족들이 건강하게 감사하며 사는 것이다. 지금처럼 각자 맡은 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면 좋겠다. 또한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노력하길 바란다.
성주에 거주한지 19년이 됐는데 그동안 살아오면서 혜택 아닌 혜택을 많이 받았다. 앞으로는 지금까지 받은 혜택을 되돌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특히 성주도예협회를 비롯해 지역의 발전에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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