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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며 삽니다" / 4세대 이상 가구 황달선 씨 가족

최행좌 기자 입력 2013.01.15 09:02 수정 2013.01.15 09:02

다문화가족이라 언어소통의 어려움 겪어 / 가족여행은 재작년 캄보디아 사돈댁 방문

↑↑ 앞줄 좌측부터 4대 이시영 군과 이시후 군, 좌측부터 2대 황달선 씨, 3대 쓰룬쌈낭 씨와 이우현 씨 부부, 1대 이경순 씨 가족.
ⓒ 성주신문
계사년 새해를 맞아 건전한 가족제도 정착과 아름다운 전통 효 문화 확산을 위해 한지붕 아래 알콩달콩 살아가고 있는 4세대 이상 가족들을 시리즈로 소개하고 있다. 이번호에 만나볼 4세대 이상 가구는 가천면에 살고 있는 황달선 씨 가족이다. 이에 본지는 지난 1월 4일 황달선 씨 가족을 만나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가정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1대 이경순(93, 여) 씨는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건강을 지키며 노후를 보내고 있다.
2대 황달선(67, 여) 씨는 집안을 이끌어가는 실질적 가장으로서 집안일뿐만 아니라 화죽농장을 도맡아 운영하고 있다.
3대 이우현(44, 남) 씨는 교통사고로 인해 몸이 불편한 상황이지만 작은 집안일은 손수 거들어 주고 있다. 부인 쓰룬쌈낭(27, 여) 씨는 캄보디아에서 태어나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에 오게 됐으며, 황달선 씨와 함께 집안일을 꾸려나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4대 이시후(5, 남) 군은 어린이집에 다니며, 이시영(3, 남) 군은 어린 나이라 집안에서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다. 인터뷰는 2대 황달선 씨와 가졌다.【편집자주】

■ 4대 가족이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해 달라.
가정형편상 남자 일손이 귀했다. 아들이 26살 젊은 나이에 뺑소니 사고를 당해 뇌와 오른쪽 팔, 다리를 크게 다쳤다. 30대 후반부터 집안 가장 노릇을 하며 살림을 꾸려나가야 하다 보니 힘든 일도 많았다.
참외가 유명한 성주라 가야산 자락 아래 참외 농사를 지었는데 기온차가 나는지 참외농사가 생각처럼 잘 안 돼 고생도 했다. 그러다가 30여 년 전 밭에 상추를 심어 길렀다. 참외 농사에 비해 힘도 많이 들지 않고 쉽게 가꿀 수 있어 좋았다. 조금씩 키우던 상추가 지금은 특수작물로 농가소득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태풍 피해로 힘들게 키운 상추를 수확도 못하고 심각한 피해를 봐 속상한 일도 겪었다. 지금은 복구가 어느 정도 이뤄줘 상추를 조금씩 수확하고 있다. 특히 폭설과 한파로 채소 가격이 많이 올라 지금은 상추를 수확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 가훈을 소개한다면?
가훈은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며 살자'이다. 살아가는데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 집처럼 다문화가정인 경우에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가 살아온 문화, 환경, 언어 등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여느 가정과는 달리 힘든 일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이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며 사랑으로 쓰다듬어 주며 힘든 일도 잘 이겨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일이 살아가는데 정말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가훈도 이렇게 정하게 됐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힘든 일이 있을 때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면 좋겠다.

■ 건강을 지키는 장수 비결이 있다면?
장수비결은 아니지만 굳이 소개를 하자면 규칙적인 식사인 것 같다. 시어머니께서 고기를 드시지 않는다. 젊었을 때부터 나물, 상추, 무 등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해왔다. 특히 기름진 반찬보다는 날 것 그대로 생으로 먹는 것을 즐기고, 평소에도 야채쌈을 싸 먹는 것을 좋아한다.
또 하나 비결이라면 매끼마다 금방 지은 따뜻한 밥을 드신다. 금방 지은 밥이 영양 가치가 높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우리 집에서는 다른 것은 몰라도 일년 365일 세 끼니 가족들이 먹을 밥을 항상 짓는다.
그만큼 제 때에 밥을 먹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외에 다른 특별한 비결은 없는 것 같다.

■ 생활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지금은 예전에 비해 언어소통에 문제가 사라졌지만 며느리가 처음 들어왔을 때는 지금처럼 한국어가 유창하지 못했다. 그래서 가족들 모두 언어소통 때문에 힘든 일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웃는 일도 많았다.
처음에 며느리가 한국어를 배울 때 '엄마가방에들어간다'처럼 띄어쓰기, 한글받침 쓰는 일을 많이 어려워했다. 며느리가 똑똑하기도 하고 열심히 배우려고 해서 금방 늘었지만, 말을 배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며느리를 보면서 '다른 나라의 말을 배운다는게 어려운 일일 뿐만 아니라 말을 상대방에게 제대로 전달하는게 정말 쉬운 일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며느리가 국제운전면허증에 도전할 만큼 한국어가 능숙하다. 그래서 얼마나 기특한지 모르겠다. 필기시험은 합격을 했고 실기시험을 치고 나면 우리나라 운전면허증을 딸 수 있다고 한다. 자격증을 딸 수 있기를 온 가족이 기대하고 있다. 아마도 곧 자격증을 따리라고 믿는다.

■ 명절이나 가족이 모였을 때 어떻게 지내는지?
가족들끼리 음식을 나누고 이야기하고 지내는 일이다. 평소에도 집집마다 만든 음식을 있으면 가져와 서로 나눠먹고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이웃 간에 맛있는 음식을 서로 나눠 먹고 이야기 나누다 보면 웃을 일도 많이 생기게 된다. '콩 반쪽도 나눠먹는다'는 말처럼 거창한 음식이 아니라 부침개 한 장이라도 나눠먹으면 이웃 간에 정이 쌓이기 마련이다. 또 힘든 농사일이나 집안일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스트레스도 해소되고 '다들 우리처럼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마을 사람들 모두 인정이 넘쳐서 우리 마을이 참 살기 좋은 마을이라 생각한다.

■ 4대가 함께 여행한 경험이 있다면?
재작년에 온 가족이 일주일 간 캄보디아를 여행한 일이다. 4대가 함께 살다보면 다 함께 여행하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다. 시어머니도 그렇고 나이가 더 들면 여행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먹었을 때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특히 캄보디아의 사돈댁을 방문하는 일이었기에 더욱 뜻깊은 여행이었다. 며느리도 결혼을 하고 처음으로 갔다 왔다. 방문한 마을에서 소와 닭을 마당에 키우고 있는 모습을 보니 정겹고 옛날 시절이 떠올랐다. 사람들도 정말 친절하고 인정이 많았다.
물 위에 집을 지어 생활하는 모습도 인상 깊었다. 물 위에서 지내면 살아가기가 불편해 보이는데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와는 또 다르게 잘 살아가는구나'라고 생각했다.
또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문화 유적지인 앙코르와트를 직접 보고 온 일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웅장하고 어마어마한 사원의 모습에 압도됐다.

■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살아가면서 건강을 지키는 일이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지난해에 시어머니께서 허리를 다쳐서 고생을 했다. 올해는 가족들 모두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 또한 앞으로도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간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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