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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후배 청소년들에게 미래과학의 꿈을 심어주고파 / 한기익 대덕과우회 부회장

최행좌 기자 입력 2013.04.23 09:22 수정 2013.04.23 09:22

대덕연구단지 건설, KAIST 설립에 주도적 역할
과학나눔 봉사활동은 벽지 농어촌지역으로 확대

ⓒ 성주신문
(사)대덕과우회가 지난 10일 관내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과학특강 및 천문우주 관측 등 과학나눔 봉사활동을 실시함에 따라 성주에서 목성 등을 관측할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의 기회가 제공됐다. 지역 최초로 성주에서 과학나눔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성주중농고 출신 한기익 부회장(전 과학기술부 국장)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한 부회장은 30여 년 간 국가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장단기 정책 수립 등에 참여해 왔다. 이에 지난 15일 한 부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과학자로서의 삶과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 주】

■ 대덕과우회에 대한 소개와 어떤 활동을 펼치고 있는지?
대덕과우회는 대덕연구단지 내에 있는 KAIST(한국과학기술원), 충남대 등 대학과 원자력연구원 등 19개 정부출연연구원 출신의 원로과학자로 구성된 사단법인 과학기술전문 봉사단체이다.
각 분야의 전문과학자 100여 명이 참여,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과학특강과 실험실습을 통해 과학의 꿈을 심어주고 이공계 진학에 대한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벤처창업기술, 정보제공 등 기술닥터제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과학지식 나눔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 지역 최초 과학나눔 봉사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그동안 과학기술분야와 대덕연구단지에서 근무하면서 전국의 많은 과학기술 인재들 특히 KAIST 학생들을 보면서 '고향 후배 청소년들도 이곳 대학과 연구단지로 많이 진출했으면 좋을 텐데'라는 생각을 했다. 주로 충청권 학생들을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과학기술 봉사활동이 유명과학자들의 특강에 많은 학생들이 과학에 대한 감동과 희망에 넘치는 반응을 보고 올해 과학의 달 4월을 맞아 모교 성주중·고를 방문해 후학들에게 대덕연구단지를 소개하고 첨단과학 분야인 정보통신, 생명과학, 우주과학 특강과 함께 천체관측을 통한 별의 축제를 개최하게 됐다.

■ 학창시절을 먼저 거쳐 간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메시지가 있다면?
역사와 전통을 자랑했던 성주중·고등학교는 한때 근대화, 도시화에 밀려 쇠퇴와 굴절의 역사를 겪기도 했지만, 성주교육을 살려내려는 내외 인사들의 각고의 노력으로 다시 중흥을 맞이했다.
이번에 연구단지 박사들과 함께 찾아 간 성주중·고는 대학캠퍼스처럼 교육환경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특히 전국 7대 우수 학교선정이라는 좋은 소식도 전해 듣고 선배로서 많은 자부심을 갖게 됐다.
그러나 농촌지역 교육환경의 특수성인 인적자원의 한계 등 학교발전에는 많은 문제점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오늘날 정보통신의 발달로 교육환경은 본인의 노력여하에 따라 도시나 농촌이 큰 차이 없이 교육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모교 후배 청소년 학생들은 자랑스러운 성주중·고등학교 학생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미래사회의 다양한 직종에 적응할 수 있게 자기적성에 맞고 좋아하는 분야에서 최고전문가가 되겠다는 큰 꿈을 갖고 열심히 공부하길 바란다.

■ 재직 중에 역점을 둔 일은 어떤 것입니까?
지난 30여 년 동안 과학기술부에서 근무하면서 국가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장단기 정책 수립과 계획을 집행하는 일에 주력했다.
특히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일은 대덕연구단지를 건설하고 과학인재 양성기관인 KAIST를 설립하는 일에 주도적으로 매진했다
대덕연구단지는 이제 1만5천여 명의 박사가 일하는 세계적 연구학원도시로 성장했으며, 여기에서 이뤄낸 반도체 개발, 이동통신 개발, 원자로 설계와 핵연료 국산화 성공, 인공위성 나로호 발사 등 많은 성공사례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기반이 됐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사업 등을 이루기 위한 환경조성과 지원정책 추진에 참여했던 한사람으로서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

■ 학창시절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1950년대 중반 가난했던 시절 농업학교 특유의 학교교육은 공부가 반, 실습이 반인 생활이었다. 그 당시 우리 동기들은 대학진학의 꿈을 갖고 열심히 노력했다.
특히 수학문제를 풀 때까지는 밤이 늦도록 집에 보내주지 않았던 김용대 선생님(전 대구시교육감)과 같은 열정적인 은사님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훌륭한 은사님이 계셨기 때문에 각계에 많은 인재들이 배출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 실습시간이면 인분이 뒤섞인 온상 밟기, 이른 봄 못자리 피뽑기, 무더운 여름 콩밭 메던 일 뿐만 아니라 선생님과 숨바꼭질을 하던 일이 아련한 추억으로 떠오른다.
그때 그 학우들이 이제 70대 중반이 됐지만, 우리 성주중·고 8회와 5회 동기들은 지금도 해마다 5월이면 대전에 모여 아름다운 추억담으로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 인생철학이나 좌우명은?
어려운 시대 청소년 시절을 보내고 정치적 격동과 개발 연대에 공직생활에서 특별한 인생철학이나 좌우명 같은 것을 생각할 여지가 없었다.
특히 과학기술분야는 전국의 명문고와 서울대 출신 박사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속에서 성주농고의 명예를 걸고 그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진인사 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로 일했지만 지금와서 보면 역시 내 능력의 부족으로 더 많은 일을 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을 따름이다.

■ 평소 여가생활은 어떻게 보내시는지?
내가 서울에 사는 30년 동안은 향우회와 동문회 활동을 통해 고향 친지들과 재미있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이곳 대전에 내려와서는 고향 친구들보다 연구원 출신과 어울려 운동도 하고, 바둑을 즐기며 그동안 읽고 싶었던 책들도 보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또한 고향소식을 전해주는 신문을 받아 볼 때는 더없이 즐겁다.

■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하고 있는 과학기술나눔 봉사활동을 벽지 농어촌지역으로 확대하는 등 더욱 내실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또 여가를 선용할 수 있도록 취미활동과 여행도 가족들과 하고 싶고, 고향 성주도 자주 방문하고 싶다.

■ 지역민이나 출향인에게 하고 싶은 말은?
고향 성주는 예로부터 예와 학문을 숭상하는 선비의 고장으로서 현대에 이르러서도 관계와 학계, 경제계 등 많은 분야에서 국가적으로 유명한 인사가 많이 배출된 고장이다.
이러한 전통을 이어 나가기 위해서는 성주 발전의 제일 큰 과제가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전국 제일의 참외 농사로 소득 높은 고장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도 자랑스럽다. 하지만 대도시 인접한 편리성 못지않게 환경파괴와 성주농업 특유의 심각한 공해 문제도 염려되지 않을 수 없다.
농업과 산업이 조화롭게 성장하고 전통이 살아 숨쉬는 전원도시로써 성주가 발전됐으면 하는 마음을 모든 출향인들과 함께 가져본다.

한기익 부회장 △1937년 벽진면 출생 △현 대덕과우회 부회장, (주)픽소니아 상임고문 △경북대대학원 경제학과 석사 졸업, 미국 남가주대 행정대학원 수료 △과학기술부 대덕연구단지관리소장, 과학기술부 기술정책구장,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및 생명공학연구원 감사, 대덕엔젤클럽 회장, 한남대 경영대학원 강사 등 역임 △홍조근정훈장 외 다수 표창 수상 △아내 이정희 씨와 3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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