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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끝까지 이웃들과 함께 나누며 살고 싶습니다" / 김한희 가야산종합식품 대표

최행좌 기자 입력 2013.10.08 09:20 수정 2013.10.08 09:20

20대에 타국에서 받았던 설움 잊지 못해
“다문화 자녀를 보면 내 딸, 내 며느리 같은 생각”

ⓒ 성주신문
명절이 되면 어려운 이웃을 위한 사랑의 손길이 분주하다. 나눔이란 실천하기에도 힘들지만 꾸준히 이어오기에는 더 어려운 일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륜면에 위치한 가야산종합식품 대표 김한희 씨는 15년째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선행을 베풀어 귀감이 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7년째 초등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4년 전부터는 다문화가정을 돕기 위한 고향방문비를 기탁하고 있다. 이에 지난달 24일 김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나눔문화를 실천하게 된 계기와 소소한 일상의 삶 등을 들어봤다.

■ 명절 때마다 선행을 베풀고 있는데 시작하게 된 계기는?
고향에서 사업을 운영하면서 수익도 발생하고 있어 돌려주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다. 처음에는 지역 어려운 분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자 시작하게 됐다. 15년 전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시작으로 어르신들 경로잔치, 다문화가정 친정방문 지원비, 수륜초 졸업생 장학금 전달 등을 하고 있다. 작은 일이지만 내가 나눠줄 수 있어 마음이 행복하고 뿌듯하다.
아내는 나보다 더 많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경로당 어르신들이나 경찰서 전·의경 등을 대상으로 이·미용을 해주고 있다. 나보다 더 활발한 봉사활동으로 아내는 경북 사랑의 열매 봉사상과 대구 서구 구민상(봉사대상)을 받았다.

■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이 돋보인다. 다문화가정을 돕게 된 계기가 있다면?
젊은 나이에 '꽃은 필 때 소리가 없고 해병은 죽어서도 말이 없다'는 해병대를 제대하고 월남전에 참전을 하고 돌아와 26살 때 독일 광부로 3년 간 가서 일을 했었다. 당시에는 독일로 광부, 간호사, 간호조무사들이 많이 가서 돈을 벌었다. 그때 가장 힘든 일을 하면서도 견뎠는데 나라가 못 살고 가난하다고 타국에서 많은 멸시와 설움을 받았다. 그래서인 것 같다. 코리아 드림(Korea Dream)을 안고 결혼이주를 온 많은 여성들이 젊은 시절 내가 받았던 설움을 우리나라에서는 받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다문화가정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게 됐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면 나도 젊었을 때 독일에서 많은 고생을 해봤기 때문에 다문화가족들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 가야산종합식품에 대한 소개와 중소기업체를 운영하는데 힘든 점은?
가야산종합식품은 한국 고유의 전통 먹거리인 콩가루, 엿기름, 미숫가루, 메주가루, 참깨 등 40여종의 전통식품과 전통차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특히 성주참외씨를 이용한 건강기능성 식품 등 지역의 우수하고 품질 좋은 상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국 롯데마트를 비롯한 농협 하나로마트, 대형 할인마트 등에 납품을 하고 있다.
몇 번 사업 실패를 경험한 후 '고향에서 부모님 선산을 지키자'라는 생각에 성주에 왔다. 1995년 처음 가야산종합식품을 시작할 때는 '우리 전통식품을 살리자'라는 생각에 지역에서 재배된 찹쌀 가마니를 직접 지고 와서 빻아서 팔았다. 지금까지도 재료를 직접 확인하는 일은 반드시 내가 한다. 일일이 확인함으로써 소비자가 신뢰하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게 나의 자부심이다. 10여 명의 직원들이 함께 하고 있는데 평균 연령이 60세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자기 할 일을 잘해주고 있어 운영하는데 힘든 점이 없다.

■ 봉사활동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매년 정월대보름날이 되면 지신밟기 행사와 겸해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잔치를 열어주고 있는데 지금은 많이 잊혀져 가고 있는 전통놀이를 즐기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또한 다문화가족들과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내 딸, 며느리 같은 생각이 들어 '작은 돈이지만 친정을 방문할 때 가족들 선물을 사는데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시작하게 됐다. 지금까지 8가구를 지원했는데 "덕분에 잘 갔다 왔다"고 인사를 받으면 보람을 많이 느낀다. 특히 특산물이라며 커피나 전통차를 선물로 주면 가슴이 뭉클하다.
지난 5월 경상북도에서 행복한 다문화사회 조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다문화가족 서포터즈 지정서'를 받았다. 지역 내 다문화가정 2가구와 자매결연을 맺고 후원자로 활동하고 있다. 자주 만나서 어렵고 힘든 점은 없는지 이야기를 나눠보면 이처럼 보람된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초등학교도 안 들어간 자녀들을 보면 정말 인형처럼 귀엽고 예쁘다.

■ 평소 여가생활은 어떻게 보내는지?
여행하는 것을 좋아한다. 지금까지 세계 30여 개국을 다녔는데 알래스카와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반도 4개국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노르웨이나 핀란드, 알래스카는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들만큼 자연경관이 뛰어나다. 또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는 뛰어난 예술 작품들이 많아서 구경하기에 좋았다. 뉴질랜드도 자연경관이 좋았다. 동남아는 습하고 더운 기온때문에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아프리카는 아직 무서워서 못 가봤지만 기회가 되면 가보고 싶다.
건강을 위해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골프를 친다. 운동하면서 친구들과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 좋다. 하루 골프를 치고 나면 일주일동안 쌓인 스트레스도 풀며 머리도 식히고 마음을 정리할 수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힘닿는 데까지 어려운 이웃을 돌보며 살아가고 싶다. 신문기사를 통해 지역에 1억 이상 고액 기부자도 있고 착한가게도 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앞으로 작은 실천이지만 지역에 나눔문화가 확산되길 기대한다.

김한희 대표 △1947년 수륜면 출생 △서강대 교육대학원 명예석사학위 취득 △현 가야산종합식품 대표, 대구 사랑의 열매 봉사단장 △월남파병 국가유공자 △대한민국베트남참전유공전우회 추대장, 국가유공자 대통령 표창장, 건설교통부장관 표창장, 대구직할시장 표창장, 경북도지사 사랑의 열매 대상(봉사상), 성주경찰서장 감사장, 성주군수 표창패 등 다수 수상 △재구서구향우회 초대회장, 재구수륜면향우회장, 수륜초 총동창회장, 대한민국 해병대 208기 동기회장 등 역임 △아내 이은순 씨와 3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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