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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은 거짓말을 안합니다” 즐기며 농사하는 전문농업경영인 / 배우종 억대참외농가 농업경영인

최행좌 기자 입력 2014.01.21 09:43 수정 2014.01.21 09:43

전문농업경영 마인드로 선도농가 활동 활발
참외 저급품 가공식품 추진 중… 소득 증대 기여

ⓒ 성주신문
연말연시를 맞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지역 곳곳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배우종 씨 또한 직접 지은 쌀을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해 쌀을 기탁하는 등 농사일로 바쁜 가운데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데 작은 보탬이 되고자 한다. 30여 년 간 참외농사의 외길을 걷고 있는 배 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선도농가로서의 노하우와 사회활동을 통한 보람된 삶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참외 농사로 바쁜 가운데 다양한 사회활동을 병행하고 있는데 보람된 일과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2001년쯤 당시 청우회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관내 어르신 1천300여 명을 모시고 실내체육관에서 원로 경로잔치를 열었던 일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청우회 및 부녀회 회원들과 함께 재료 준비에서부터 음식을 만들어 식사를 대접하기까지 힘든 일도 있었지만 보람과 뿌듯함을 많이 느꼈다. 당시 지역 내 어르신들이 이렇게 많이 모여 식사를 하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이날 행사에 가수 현숙 씨, 김혜연 씨 등의 축하공연까지 이어져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봉사활동은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으면 느낄 수 없다. 진정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보람도 느끼고 삶의 가치도 높아진다.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곳에는 언제든지 봉사하며 살고 싶다.

■ 평소 알게 모르게 선행을 해온 것으로 안다. 불우이웃돕기를 실천하게 된 계기는?
30여 년 간 농사를 짓다보니 자연스럽게 주위를 둘러보게 됐다.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어 직접 지은 쌀을 전달해주게 됐다. 우리 주위에는 물론 잘 사는 분들도 많지만 반면에 어렵게 살고 있는 분들도 많이 있다.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등 어려운 이웃에게 관심을 갖고 더불어 같이 잘 살아가야 하는 일이 중요하다. 내가 지은 쌀을 전달해 주는 것이 작은 일이라 부끄럽지만 어려운 가정에 작은 보탬이 돼 모두가 따뜻한 겨울을 보냈으면 좋겠다.

■ 1억 이상 참외농가로써 노하우가 있다면?
외부에서 성주군을 바라보는 시각은 참외 조수입이 연간 4천 억 이상, 1억 이상 농가가 1천 가구를 넘어서고 있어 '다들 잘살고 있구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상은 참외재배농가 중에서 고수익을 내는 농가는 대략 20~30%, 현상유지를 하는 농가는 50~60%, 빚을 지는 농가는 20~30% 정도라고 생각한다. '참외 뿌리 뽑으면 돈 떨어진다'는 말이 있다. 즉 참외농사를 짓는 분들 중에 고수익을 내고 잘사는 농가도 있지만 50% 이상은 어렵게 사는 농가가 많다. 그만큼 참외 한 작물로 성공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 나 역시 그랬다. 처음에는 이윤이 없어 힘들었지만 2010년부터는 연매출이 2억 원을 넘고 있다. 매년 목표를 2억 원이라고 생각하는데 2억 이상하고 있어 보람도 많이 느낀다.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것은 아니다. 퇴비를 많이 쓰고 사람과 소통하듯이 참외와도 소통을 한다. 즉 참외 상태를 살펴보고 물이 필요한지, 영양이 부족한지, 미리 예찰해서 예방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토양, 기후, 온도 등 조건이 맞아야 참외농사도 잘 되고 미리 예방을 해야 고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
또한 30여 년 간 참외농사를 지었는데 옛날처럼 지으면 성공할 수 없다. 요즘은 농업경영을 잘해야 한다. 선진농가를 방문해 직접 보고 배우고 나한테 필요한 부분을 적절하게 접목시키는 일이 중요하다. 그래야 선도농가로써 같이 잘 살 수 있고 발전할 수 있다.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일은 농한기에 참외농가들이 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참외 저급품을 가공해 생산하는 일에 관심을 두고 추진 중에 있다. 향후 사업추진이 성공적으로 잘되면 전체 농가에 보급해 농가소득을 증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매년 참외 출하시기가 앞당겨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2월 말경부터 출하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참외는 소비가 많이 되는 시기가 있기 때문에 올해 시세가 걱정된다. 과잉출하로 인해 시세가 잘 안 나오는 일만큼 농부의 힘이 빠지게 하는 일도 없기 때문이다.

■ 농업인으로써 끊임없이 배움의 길을 가고 있다. 농민사관학교를 수료하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 소개한다면?
경북농민사관학교는 경상북도에서 농어업을 이끌어 갈 전문 경영 인력의 체계적인 양성을 통한 지역발전의 성장동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설립, 농어업 CEO 양성을 위한 평생교육기관으로, 지역특성, 농가유형별 차별화된 교육과정 운영으로 관련 정보제공 및 농어업컨설팅 지원 등을 통해 교육생을 배출하고 있다.
요즘은 예전과 달리 농업경영 마인드를 길러 농업인들도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농업인들도 끊임없이 배우고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 농업기술 및 정보 공유를 통해 다같이 잘 살아가야 한다. 열심히 배우고 활동하는 만큼 얻는 정보도 많고 삶의 가치도 높아진다. 선도농가로써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필요한 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공유한다. 혼자 알고 있는 지식은 아무런 힘이 없다. 함께 공유하면 그 힘은 더욱 커진다.

■ 평소 여가생활은 어떻게 보내는지?
농사를 짓다보니 여가시간이 많이 나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나면 여행을 자주 다닌다. 특히 선진지 견학을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체계적으로 농사를 잘 짓고 있는 곳에 가서 직접 보고 좋은 점은 참외농사에도 접목해 볼 수 있어 좋다.
몇 년 전에 다녀온 농업선진국가인 네덜란드가 참 인상깊었다. 국민소득 4만불 이상인 네덜란드 꽃 경매시장을 갔는데 농사를 재배하는 것만큼 유통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평소 시간이 나면 자전거를 한 시간 이상씩 탄다. 참외농사를 오래 짓는 분들이 건강이 안 좋다. 노동과 운동은 다르기 때문에 평소에 운동을 해 건강을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 모든 분들이 가벼운 운동을 통해 건강하게 농사를 지으면 좋겠다.

■ 농업인을 대표해 행정이나 지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금 클린성주 만들기로 비닐, 오물, 쓰레기 정리가 잘되고 있는데 아직까지 함부로 버리는 일부 주민들도 있다. 정리하는 일보다 안 버릴 수 있는 농민들의 의식부터 빨리 계도됐으면 좋겠다. 군민 전체가 친환경적으로 농사를 지어야지만이 참외 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땅은 거짓말을 안 한다. 신뢰와 집념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다. 참외농사를 짓는 분들이 대부분 나이가 들면 건강이 안 좋은데 여가시간을 갖고 운동하면서 건강하고 재미나게 살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 참외농사만 지으면 시야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농사도 즐기면서 선진농가 방문이나 전문 기술을 쌓아야지만 발전이 가능하며 선진농가로 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선도농가로써 내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기술을 공유하고 다같이 잘 살아가고 싶다. 원래 농사짓는 것이 꿈이었다. 농사를 선택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농사를 짓는데 가장 힘든 부분은 인력을 구하는 일이다. 인건비가 다른 지역에 비해 비싸고 구하기가 어렵다. 농업인들을 위해 인력을 구하는데 행정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됐으면 좋겠다.

배우종 씨 △1959년 월항면 출생 △현 성신회 회장, 성주경찰서발전위원회 위원, 경상북도 FTA현장지원단 위원, 월항농협 이사 △전 청우회 회장, (사)한국농업경영인 성주군 월항면회 회장, 한농연 성주군연합회 감사 등 역임 △성주농고 졸업, 농민사관학교 3년 수료 △국회의원·성주군수·경북대학교 총장·경찰청장·도지사 표창 등 다수 수상 △아내 이상애 씨와 3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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