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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숙제송’ 부르며 수학수업 시작합니다 / 여봉미 용암중 교사

최행좌 기자 입력 2015.01.27 09:24 수정 2015.01.27 09:24

ⓒ 성주신문
개정된 교육과정에 따라 학교 현장에서도 다양한 교육방법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수업은 창의·인성을 바탕으로 한 학생활동 중심 수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수학 과목을 학생들이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교육자료를 활용해 교과수업전문가로 선정된 용암중 여봉미 교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여봉미 교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교과수업전문가로 선정된 소감과 교직자로서의 삶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교과수업전문가로 선정됐다. 교과수업전문가에 대한 소개와 선정된 소감은?
경상북도교육청의 '학생활동중심 수업'은 존중, 소통, 공감의 인간관계를 기반으로 학생의 학습활동을 중시하는 수업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학습활동인 토론, 체험, 사고 활동 등을 통해 참여하고 즐거워하는 수업을 정착하는데 목적이 있다.
매년 10여명 정도의 초·중등 교사가 교과수업전문가 1등급으로 선정돼 과수업전문가로 인증을 받는데 초등에 비해 중등은 매년 1명만이 그 명예로운 자릴 지켜왔다. 그 명예로운 자리에 내가 설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생각한다. 현재 성주에서는 교과수업전문가뿐만 아니라 수업명인으로도 중등에서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중등은 교과가 다양하고 전문교과가 나눠져 있기에 다양한 교과에서 우수한 교사들이 많이 발굴돼 좋은 수업으로 성주교육 발전에 함께 이바지하기를 기원하는 바람이다.

■ 이번에 선정된 교육자료에 대해 소개한다면?
이번에 선정된 교육자료는 '3T-프로젝트 협동학습 모형으로 창의력을 향상시키는 행복한 수학시간'이란 주제로 학생들이 수업의 주체가 되는 학생활동중심 수업으로 진행된다.
여기에서 3T란 'Talk(이야기하는 수학), Together(함께하는 수학), Think(생각하는 수학)'을 의미한다. 수업을 크게 세 단계로 구분해 진행한다.
수업의 도입단계에서는 이야기하는 수학(Talk)을 통해 수학학습에 대한 흥미를 유발시키며, 전개단계에서는 함께하는 수학(Together)을 통해 창의적인 문제해결력 및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신장시킨다. 정리단계에서는 생각하는 수학(Think)으로 수학에 대한 성취감과 창의력을 향상시킨다.
이를 통해 모둠별로 토론하고 발표하며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시간으로 학생들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행복한 수학시간이 되도록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 수학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가르치는 노하우가 있다면?
특별한 노하우는 없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건 수학에 대한 자신감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렇듯이 수학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무조건적으로 어렵다는 편견을 가지고 시작하는데 그런 편견을 없앨 수 있다면 수학이 좀 더 쉽게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작은 바람에서부터 수업을 시작하게 된다.
수학에 대한 부담감을 살짝 없애주면서 숙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학생들과 늘 수업의 시작은 '숙제송'을 부르며 시작한다. 또한 가능한 수업시간은 다양한 교구와 애니메이션, 그리고 스마트기기(전자칠판&아이패드)를 많이 활용하고 있고, 학생들 주변에 밀접한 실생활 소재를 많이 다루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또한 농촌학생들은 방과후가 취약하다는 부분을 활용해 숙제로 학생들의 학습량을 확인하면서 숙제의 양을 1학년부터 학년이 올라갈수록 양을 늘렸더니 1학년 때 수학에 자신이 없다던 학생들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이 점차적으로 오르면서 자신감도 덩달아 향상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교사가 된 계기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나 보람된 일은?
수학교사는 중학교 때부터 꿈꿔온 나의 장래희망이었다. 중학교 1학년 수학시간은 너무 무서운 수학선생님을 만나 매시간 선생님께 인정받고 싶고 혼나기 싫어서 시작한 수학공부였다. 그렇게 시작한 수학이 한 해 한 해 시간이 지나면서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키울 수 있었고, 지금 내가 이 자리에 올 수 있게 한 가장 큰 계기였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힘들게 수학을 공부해왔기에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만큼은 수학을 좀 더 재미있고 즐겁게 접하면서 학생들이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키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에게 배우는 많은 학생들이 수학에 대한 자신감의 상승으로 자신의 꿈을 향해서 한걸음 더 내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래본다.
'교사로서 무엇보다 가장 보람됨을 느낄 때는 제자들이 찾아올 때가 아닐까' 생각된다. 모든 학생들이 너무나 고맙고 사랑스러운 제자이지만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제자를 꼽으라면 용암중학교로 발령받고 와서 만난 첫 번째 제자이다. 중학교 3학년 때 전학을 왔는데 귀도 잘 안 들리고 다리도 불편하고 내성적이어서 친구도 없고 늘 조용한 학생이었다. 그런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느닷없이 찾아와서 감사하다며 인사를 했다. 그리고는 지금까지 잊지 않고 매년 찾아오는 제자이다. 지금은 웃으면서 옛날 이야기도 하고 또 요즘은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조언을 얻어가기도 한다. 많은 제자들이 있었지만 또 한 번 나를 되돌아보게 하고 더 좋은 교사가 되도록 나를 믿음으로 지켜봐주는 사랑스런 제자 중 한명이다. 이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제자들이 지금도 함께 하고 있기에 교직에서 학생들과 함께하는 이 시간들이 너무나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 용암중 학생들의 자랑거리는?
용암중 학생들 하면 무엇보다도 최고의 인성을 꼽고 싶다. 물론 성적으로도 성주관내에서 최고로 꼽을 수 있지만, 인성이 뒷받침돼 있지 않았다면 이런 최고의 성과를 매년 꾸준히 이어가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선생님들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아주 사소한 일상까지도 함께 고민하며 의논하고, 학교폭력을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선후배사이의 친밀감, 또 친구를 배려하는 착한 마음씨 등 이런 모든 것들이 함께 어우러졌기에 용암중 졸업생들이 고등학교에 가서도 착한 인성으로 많은 선생님들께 인정받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 평소 여가생활은 어떻게 보내는지?
주말이나 여가시간이 나면 항상 가족들과 함께 등산을 하거나 여행을 떠난다. 등산을 하는 이유는 가족들과 함께 대화하는 시간도 많지만 자신감이 생기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질 수 있다.
사실 등산은 '힘들 수 있는' 취미이다. 등반 도중 누구에게나 힘든 순간은 온다. 하지만 그것을 이기고 정상에 올라서는 순간 '해냈다'는 성취감과 그것에서 비롯되는 자신감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또한 등산으로부터 얻은 그러한 자신감과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은 인생을 살아가는 도중 만나는 수많은 난관 가운데서 자신을 지탱해 줄 커다란 자산이 되는 것이다.
또한 여행 역시 주로 휴식용 여행보단 늘 스파르타식 역사테마여행을 즐긴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고 우리의 역사를 통해 과거를 알고,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항상 새로운 곳에 대한 도전과 설렘으로 배낭을 둘러메고 떠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아이들에게도 이런 경험들이 쌓여 자신감이 향상돼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힘든 일이 닥치더라도 그러한 자신감으로 현명하게 잘 헤쳐 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 교육철학이나 좌우명이 있다면?
교육은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교육도 학생들이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그 효과는 달리 나타날 수 있다.
원효대사의 말씀 중 하나이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는 세상 모든 일은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뜻이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느냐 부정적으로 보느냐에 따라 세상 모든 일이 즐거워질 수도 있고 슬퍼질 수도 있다. 그러나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 훨씬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고 성공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학교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학생들이 똑같은 수업을 듣고 똑같이 교육을 받지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학습한 학생이 부정적인 마음으로 받아들여 학습한 학생보다 학습효과는 훨씬 좋게 나타난다. 그러기에 긍정적인 생각으로 즐겁게 지내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또한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있어야 내가 행복하고, 자기 자신을 아끼고 사랑할 줄 알아야 내 이웃을 사랑하고 더 나아가 주변사람들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교육이 될 것이다.

■ 학부모나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 사회에서의 성공의 지표는 돈과 명예보단 자기 자신이 느끼는 행복지수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학생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꿈을 향해 다가갈 수 있는 자신감과 성공체험이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반복적인 학습을 하고 기계적인 문제해결만 한다면 결코 스스로가 행복감을 느끼지도 못하고 성공이란 단어를 떠올리기도 힘들 것이다.
학생들의 행복감과 자신감을 향상시켜 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꿈과 목표가 분명해야한다. 그러나 요즘 학생들에게선 꿈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런 학생들에게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진로탐색은 학교에서만 이루기에는 한계가 있다. 학교와 가정이 함께 관심을 가져 하루 빨리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성주는 나에게 제2의 고향과 같다. 교사로 발령받아 처음 시작한 곳이 성주이며 성주고에서 많은 제자들과 동고동락했다. 용암중에서도 아름다운 추억과 예쁘고 착한 제자들을 만날 수 있었던 특별한 곳이기도 하다. 많이 부족한 나를 그동안 믿고 말없이 따라와 준 용암중 학생들과 학부모님들께 감사인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성주교육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교사가 될 것이다.

여봉미 교사 △1979년 김천시 출생 △경북대학교 교육대학원 수학교육 졸업 △성주고, 구미옥계중, 용암중 근무 △GETV 우수수업 동영상 콘텐츠 개발위원, 인성교육중심 강사, 성주교육지원청부설 영재교육원 지도강사 등 △교실수업개선 실천사례 연구발표대회 전국2등급, 성주교육지원청 으뜸교사 선정, 도교육청 수업명인, 도교육감 표창 등 다수 수상 △남편 김정호씨와 1남 1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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