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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바로 사지 말고, 동네모임에는 꼭 참석해야" / 조영규 성주군귀농인협회장

최행좌 기자 입력 2015.02.10 09:22 수정 2015.02.10 09:22

ⓒ 성주신문
귀농인들이 농촌지역의 새로운 활력이 되고 있다. 농촌지역의 심각한 인구 감소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자체에서는 귀농귀촌지원사업으로 인구 유입을 도모하고 있다. 성주군 역시 지역곳곳에 귀농인이 정착해 참외를 비롯한 블루베리, 아로니아 등 새로운 작물 재배로 소득을 올리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이에 지난 4일 조영규 성주군귀농인협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귀농을 하게 된 계기와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귀농인협회에 대한 소개와 회장으로서의 소감은?
귀농인협회는 올해로 만 5년을 맞이했다. 처음 귀농을 하고 살다보니 주변에 귀농하러 왔다가 적응을 못하고 떠나는 귀농인들이 많은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귀농인들의 가장 힘든 점은 정보를 나누거나 애로사항을 들어줄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귀농인들이 잘 정착할 수 있는 모임이 생겼으면 하는 마음에서 모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처음 발기대회에서는 회원 50여명이 모였는데 어느덧 300여명이 넘는 회원들이 함께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귀농인 가족 어울림마당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올해는 실질적으로 귀농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농기계 박람회 견학을 계획하고 있다.
많은 보람을 느끼지만 책임감도 무겁다. 그동안 협회를 반석 위에 올려놨으니 내가 계획한 일은 다한 것 같다. 모두 회원들 덕분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귀농인협회가 더욱 더 활성화되고 지역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회원 모두가 힘을 모아 노력해 나가겠다.

■ 귀농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2009년 11월경 회사를 퇴직하고 귀농을 결심하게 됐다. 아내가 5살 때까지 수륜면에서 살았다. 어릴 때 기억에도 성주가 좋았다고 한다. 그래서 가야산, 포천계곡 등으로 아내의 고향인 성주를 자주 다니다 보니 공기도 좋고 경치도 좋아 귀농을 선택하게 됐다.
또 비행기 조종사로부터 직접 들은 이야기인데 경상북도 상공을 날아다니다 보면 성주의 공기가 제일 맑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공기 좋은 곳을 찾다보니 성주를 생각하게 됐다. 대구와도 가깝고 가야산 자락 아래로 들어오니 정말 공기가 좋다는 걸 느꼈다. 성주로 오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 상추를 재배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이 좋은 곳에 살면서 '뭐라도 해보자'라는 생각을 갖게 됐고 상추농사를 시작했다. 처음 시작할 당시에는 마을에 20여 가구가 상추 농사를 짓고 있었다. 현재는 60여 농가 이상이 짓고 있다.
농사를 처음 짓다보니 교육을 받으러 전국 곳곳으로 다녔다. 그래서 현재는 액비를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다. 3천㎡ 규모에 연간 조수익은 약 7천만원에 이른다.

■ 귀농 정책의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타 시군의 경우 귀농지원이 3년인데 반해 성주군은 5년까지이다. 사실 귀농하고 정착하기에 3년이란 시간은 너무 짧다.
그러나 아직까지 행정적인 부분에서 미흡한 부분이 많다. 경북 귀농귀촌 박람회를 매년 참석하고 있는데 예비 귀농인들에게 정보를 알려줄 수 있는 팸플릿이 제작됐으면 좋겠다.
귀농인들을 위해 성주군이 예산지원을 늘려주고 있어 항상 고맙게 생각하지만 이런 예산이 적재적소에 사용됐으면 좋겠다. 주택수리비를 지원하기 보다는 귀농인들이 왔을 때 당장 지낼 수 있는 공동주택 보금자리가 필요하다. 다른 지자체에서는 이미 시행하고 있는 곳이 많다.
귀농자지원조례에 따르면 귀농자의 유치 및 지원에 관해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추진을 위해 성주군귀농위원회를 설치·운영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현실은 아직까지 제대로 구성돼 활동하지 않는다. 또한 귀농인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센티브제가 도입됐으면 하는 것도 하나의 바람이다.
전입신고를 위해 처음으로 면사무소를 방문하면 모르는 부분이 많다. 귀농했으니 좀 더 따뜻하게 맞아주면 귀농인들이 정착하며 사는데 힘이 될 것이다.

■ 예비 귀농인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
먼저 귀농을 결심했다면 부부가 함께 들어와야 한다. 혼자 들어와서 정착하기에는 힘든 점이 많아 버티지 못하고 떠나는 귀농인들이 대부분이다.
둘째, 처음 들어오자마자 집과 땅을 사지 마라. 한 두어 달 살고 싶은 동네에서 생활하면서 마을 분위기도 파악하고 내가 정말 들어와서 잘 살 수 있을지 생각한 다음에 집과 땅을 신중하게 구매하길 바란다.
셋째, 동네 모임에 꼭 참여해라. 처음 귀농했을 때 우리 마을에 나와 동갑인 친구들의 모임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귀농을 잘 정착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이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넷째, 농업인들도 공부해야 된다. 특히 귀농인들은 농업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더 열심히 배워야 한다. 교육하는 곳이 있으면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어디든지 참가했다. 농작물을 선택할 때에도 '상추가 기르기 쉽다' 등 남의 말만 듣고 작물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 자기가 직접 해보고 자기 적성에 맞는 농작물을 선택해야 한다.

■ 앞으로의 계획은?
귀농인협회를 처음 발기시킬 때의 마음으로 언제나 최선을 다해 이끌어나가겠다. 올해 목표는 회원 400명을 가입시키는 것이다.
둘째, 칠성고 귀농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박람회를 개최했으면 좋겠다. 성주로 귀농한 80~90%의 귀농인들은 대구·경북인들이다. 대구에서 칠곡, 성주, 고령이 함께 박람회를 개최할 수 있으면 예비 귀농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귀농인 사회봉사단을 조직하는 일이다. 귀농인들 중에는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어 재능 기부할 수 있는 분들이 많다. 작은 힘이지만 지금 사회봉사단 희망자 모집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봉사도 함께 한다면 지역사회에 잘 스며들 수 있고 더 잘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미래 농업은 6차 산업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1차 산업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농산품을 가공·판매할 수 있는 6차 산업을 위해 준비하고 싶다.
최행좌 기자

조영규 회장 △1952년 가천면 거주 △현 성주군귀농인협회장 △경북귀농인협회 이사, 가천면농촌지도자회 회원 △도지사 표창, 군수 감사패 및 공로패 등 수상 △아내 이숙희씨와 1남1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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