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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 창 학 가천면 법전1길 |
ⓒ 성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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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이소. 우리 아즈매, 오늘은 일찍 오셨네요. 가실 때는 차 시간이 어중간해서 어쩌지요, 여의치 않으시면 말씀하이소. 내가 태워다 드릴게요" "아유, 아닙니다. 말씀만 들어도 고맙습니다. 푹푹 찌는 이 더위에 집에 있기 보다는 이런 좋은 곳에서 사람 구경도 하고 푹 쉬다가 차 시간 맞춰서 나가면 돼요. 조합장님 볼 일이나 잘 보이소" 한편에서는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인양 전무님과 상무님이 문전에 들어서는 사람마다 음료수를 대접하느라고 분주하고 계원은 창구의 접수대를 벗어나 불편하신 할머니를 안락의자에 모셔놓고 두손을 꼭 잡고 귓속말로 소곤소곤 안부와 안내를 주고받는 정겨운 장면을 보고 있자면 요즈음처럼 메마른 인정 속에서 이 작은 친절은 정말 가치있고, 값비싼 것이 아닌가 한다.
나 자신이 승용차를 타고 내가 활동하는 범위 안에서 하늘같은 접대를 받고 있으니 그러느니 하지만 가령 허름한 점퍼 차림에 등산복을 입고 등산이나 낚시를 갈 때 낯선 거리에서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끼리 나누는 친절한 미소와 공손한 말씨, 자상한 길 안내 이러한 일을 접했을 때는 '살맛나는구나, 오늘은 아주 흐뭇한 날인데'하는 생각들로 가슴속이 훈훈해질 때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작은 친절을 남에게 받기를 좋아하면서도 의외로 자기 쪽에서 남에게 베풀기는 참으로 인색한 것 같다. 아니 그만큼 감정의 여유가 없고 짜증만 부린다거나 대충대충 넘어가기 일쑤다.
한 예로 영국의 정치가 웨일즈는 집안이 몹시 가난해 초등학교를 겨우 마치고 약방 점원이 되었는데 그는 맡은 바 직분을 충실히 하려고 부지런히 약에 대한 지식을 쌓았다. 그런데 어느날 한 아주머니가 약을 지으러 오셨기에, 아주머니께서 잡수실 약이냐고 물었더니, "아닌데요, 지난주 소풍을 다녀온 딸아이가 감기에 걸렸어요" "아, 그렇습니까?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하고 웨일즈는 약제사가 지어준 약을 들고 다른 쪽지에 부지런히 이렇게 썼다. "아가씨! 따뜻한 설탕물은 좋습니다만 이 약을 복용한 후 약 30분 정도 지켜보았다가 윗배가 아플 때는 위가 나빠진 증거이므로 이 약을 복용하시고, 그래도 여전히 배가 아플 때는 장이 나빠진 건지 모르니까 다른 약을 복용하세요"라고 친절하게 쓴 안내 쪽지를 약 봉투 속에 동봉해주었다. 그런데 얼마 안가서 이 약국은 약제사보다 웨일즈 소년의 서비스가 소문이 나서 굉장한 인기를 끌면서 아주 번창하게 되었다고 한다.
서부농협은 하루에도 수십명의 손님이 방문한다.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작은 친절을 생활화하고 있는 이 조합은 분명히 이 문을 들어왔다가 나가는 모든 분들에게 흐뭇한 여운을 남겨주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우리 조합 홍보에 아름다운 투자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내가 사는 우리 동네에 이런 훌륭한 농협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조합원인 나 역시 가슴이 뿌듯하다. 아울러 조합원을 위해 한결같이 애쓰는 직원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