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인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마련된 '고향사랑기부제'가 이달 10일 자로 시행한 지 100일을 맞은 가운데 도입 취지를 충분히 수행하고 있는가를 두고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성주군은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380여건, 약 1억500만원의 기부금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비슷한 규모인 인구 5만명 안팎의 타 농촌지역과 비교시 평균적이라 볼 수 있지만 당초 목표 예상액인 2억원에는 못 미친다.
아직 초반이라 두고 봐야한다는 관측이지만 초창기인 1월에 비해 갈수록 기부건수 등이 정체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지자체는 미리 경계하고 적절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현 주소지를 제외하고 본인의 고향 또는 원하는 지방자치단체에 연간 500만원 이내의 일정액을 기부할시 세액공제 등의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는 제도다.
현 정부의 국정과제이기도 한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 기부를 통해 열악한 지방재정을 보완하고 기부자에게 특산품 등을 답례품으로 제공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한다.
올해 첫 시행하는 제도인 만큼 성주를 포함한 전국 지자체가 기부제의 순기능을 강조하며 참여를 유도하는 각종 홍보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성주군은 기부자에게 감사를 표하고 기부에 대한 관심을 확대해 동참하는 분위기를 이끌고자 군청 인터넷 홈페이지내 '고향사랑기부제 명예의 전당'을 개설했다.
명예의 전당은 100만원 이상 기부자의 성명과 소속단체·상호명, 기부금액 등을 표시하며 현재까지 출향인과 정치인 등 26명이 이름을 올렸다.
별도의 예산을 투입해 온라인에 이어 차후 군청사 로비에도 명예의 전당을 마련하는 가운데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기부문화 조성에 박차를 가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모금실적에 따른 서열화와 자칫 단체장의 치적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선이 존재하면서 고향사랑기부제 자체에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이다.
또한 지자체가 명시한 기부금 사용처가 불분명하다는 점도 기부활동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군은 기부금을 △지역민의 문화·예술·보건 등의 증진 △시민참여, 자원봉사 등 지역공동체 활성화 추진 △주민 복리증진을 위한 사업추진 등에 사용한다고 밝혔지만 다소 원론적인 수준에 그쳐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성주군청 재무과 관계자는 "기부제 시행 초기로 현재로선 어떤 사업에 얼마를 투입할 건지 구상하는 단계"라며 "사업별 투자비용을 파악해야 하므로 올 하반기쯤 구체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덧붙여 "다음달 열리는 '2023 성주참외&생명문화축제'에 출향인 및 외지인 등이 다수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별도로 마련한 부스에서 기부제를 안내하는 리플릿을 비치하는 등 자발적 참여를 독려하는 홍보활동을 이어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편, 제주도는 고향사랑기부제 제1호 사업으로 총 사업비 5억원을 투입해 일명 '기부숲'을 조성하고 도심내 녹색 휴식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말 기부금액 1억2천만원을 넘긴 안동시는 오는 18일까지 기부금 활용방안과 사용처 등을 모색하는 '고향사랑 기금사업 아이디어 공모'를 시행하고 있으며, 참신한 의견을 제안한 시민에게 지역상품권을 지급한다.
기부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고 있는 가운데 기부제의 본질적 목적인 취약계층 지원 및 청소년 육성·보호, 주민 복리증진 등 공익을 위해서만 사용해야 함을 잊어선 안 된다.